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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호 Jul 26. 2022

투자와 학습법과의 관계

분산투자 VS 집중 투자, 그리고 수시 VS 정시

경제 상황에 따른 투자  예시-출처:사경인의 친절한 투자 과외

세대에 관계없이 주식, 부동산, 은행, 가상 화폐 등을 넘나 들며 미래의 부의 축적을 위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투자처를 찾아다니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본인 역시 아는 선배가 권유한 '사경인의 친절한 투자 과외'와 부동산 책들을 읽으며 이러한 재테크 시대에 나름 동참하고자-최소한 대화에 무리 없이 끼고자 - 주인 꽁무니를 쫓는 강아지 마냥 부지런히 따라가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사경인'이라는 저자에 따르면 투자는 다음과 같이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의 흐름처럼 방향과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한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시기: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떨어지면서 호황에서 불황으로 가는 경우는 채권에 투자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시기: 지속적으로 저금리로 가면서 불황에서 호황으로 가는 경우는 부동산에 투자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시기: 저금리에서 고금리로 가면서 불황에서 호황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주식에 투자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시기: 고금리이면서 호황에서 불황으로 가는 경우 예금에 투자


물론 시장의 상황에 따라 뛰어난 투자 감각으로 계속적으로 바꿔가면서 투자한다면 투자의 가성비는 좋겠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바쁜 삶 속에서 그렇게 할 여유가 없다. 즉, 어느 특정 시기(봄~겨울)에 특정한 투자처(주식, 부동산, 예금, 채권 등의 특정 투자처 / 혹은 삼성, 반도체, 2차 전지, 에너지, 원자재, 금 등의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예리한 투자 센스를 능동적으로 발휘하는 것은 금융업계에 밝은 전문가조차도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평범한 우리들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투자 방식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분산투자이다. 


즉, 위의 투자 종목을 골고루 투자한다면 어느 계절이 와도 어느 위험 상황이 와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고수익을 크게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분산투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최고의 투자 방식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분산투자를 할 수 있는 펀드 및 주식 상품들은 ETF라는 이름으로 증권시장에 널리 판매되고 있다.


사경인의 책을 읽다 보면 ETF 펀드의 주식과 채권을 60:40으로 배분하는 펀드, 인플레이션 급등에 따른 금,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펀드, 미국 S & P 500에 투자하여 복잡한 주식 시장을 단순하게 미국 주식시장만 따라가고자 하는 펀드, 예상치 못한 환경(Black Swan)을 대비하는 펀드, 레버리지를 이용해 주식에 좀 더 투자하는 NTSX 등 다양한 상황에 맞게 분산 투자하는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보통 연수익 8% 이상을 목표로 해서 장기투자(10년 이상)했을 경우 분산투자는 그 가치를 발휘한다. 닷컴 버블,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19 사태에서도 분명 최소한의 피해만을 입거나 3% 이상의 수익을 거두며 선방하는 펀드들이다.


자, 이렇게 금융 투자 전문가도 아니면서 일개 고등학교 교사가 장황하게 투자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몇 권의 재테크 책을 읽으며 (누가 교사 아니랄까 봐) 처음에는 '학생들에게 투자 교육을 해볼까' 아니면 '경제 수학을 강조해볼까'라는 생각과 더불어 '고등학교에서의 학습 방향도 이와 같은 방식을 적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번 [고등학교 생활 매뉴얼] 시리즈를 소개하며 내신 학습법, 수능 공부법, 탐구보고서 작성 등의 비교과 대비 방안에 대해서 강조한 부분을 연결 지어 생각해보았다. 우리 학교 학생들도 이에 대한 설명을 하고 나면 '공부할 게 너무 많아서 그냥 정시 준비하면 안 돼요?'라고 묻는 경우들이 다수 발생한다는 점이 떠올랐다.

바로 이 부분에서 위의 분산 투자 비유를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정시 준비, 즉 수능 '올인' 결심은 특히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혹은 가상화폐 시장이든 간에 어느 한 투자처에 100% 집중 투자하는 상황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알다시피 재테크 열풍 속에서 금방 투자 시장에 뛰어든 사람들 대부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투자처를 바라보기보다 불확실하지만 단기적인 부의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크다. 마치 일주일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로또처럼 말이다. 


반면 학생부 종합 및 교과 등의 수시는 복잡하고 다양한 활동을 골고루 신경 써야 한다는 점에서 분산투자에 가깝다.


내신 공부, 비교과(동아리, 탐구 등의 창의적 체험활동), 수행평가 등의 세부능력 특기사항, 그리고 수능 최저 충족을 위한 수능 공부까지 모두 챙겨서 분산 투자해야 한다.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까지 계속 숨을 고르며 무엇이 부족한 지를 되돌아보며 자신의 학습 상황을 점검하고 수정해야 하며 적절한 분산이 될 수 있도록 리밸런싱(rebalancing) 과정을 지속해야 한다.


이에 반해 2학년 초반 혹은 중반에 정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은 분산 투자를 하며 마음고생을 계속 써야 하는 수시 준비 친구들에 비해 집중 투자 방식처럼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지금 수시 준비에 집중하며 분산 투자하기보다 [수능 공부]라는 단순한 4글자에 집중하여 공부하기 시작한다. 당장의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내신도 신경 쓸 필요 없다. 복잡한 입시 생태를 몰라도 된다. 오로지 수능 시험을 치르고 점수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수능 성적표를 보고 대학 및 학과를 정하면 된다. 마치 덮어 놓고 남들이 다 한다는 삼성 전자 주식에 집중 투자한 후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


분산 투자하는 ETF 펀드와 가상화폐의 수익률은 어느 시점에서 비교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5년 혹은 10년이라는 특정 시점을 두고 평가한다면 확률상 펀드가 보다 안정적이면서 꽤 높은 수준(연 8% 이상, 복리로 계산하면 그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의 이익을 가져다준다.(portfolio visualizer라는 사이트를 참고하면 확인할 수 있다. 단, 영어로 되어 있다.) 이에 반해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는 분명 고수익을 줄 수 있는 매력과 함께 고위험의 전략임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집중 투자 방식은 요즘처럼 예상하지 못한 전쟁과 인플레이션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마이너스 수익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분산투자에 비해 훨씬 크다.

다시 돌아와서 1학년 1학기부터 준비하는 장기간의 수시 포트폴리오는 분명 한 두 번의 슬럼프 속에서도 3학년 수시 상담 기간에 안정적인 수시 6회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중간고사를 망치면 기말고사 대비를 철저히 하고 내신 결과가 좋지 못하면 비교과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그리고 수능 최저를 대비하며 자신 있으면 정시 준비까지 같이 하는 방식으로, 무엇보다도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진로와 학업 설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나갈 수 있다는 장점을 제공한다. 


물론 한 두 번의 실패는 원하는 대학 입학 합격이라는 고수익을 얻게 해 주지는 못한다. 그렇기에 학교 시험을 망치는 친구들은 원하는 대학 입학이라는 고수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쉬운 길인 정시 올인이라는 집중 투자의 길을 가려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고수익 전략은 단 한 번의 기회인 11월 수능에서 고위험으로도 나타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분산 투자 역시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 방식이듯, 특정 종목에의 집중 투자 전략 역시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정시 및 수능 공부 집중 '올인' 전략이 오히려 장기적인 투자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정시(수능 100%) 전략도 고위험의 가능성을 줄이고 고수익을 줄 수도 있다. (그렇다고 '1학년부터 정시 준비를?'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애초부터 더 높은 고수익의 가능성을 제거하는 잘못을 범하는 초보 재테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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