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관계를 친밀하게 만들어 주는 매개체다
과학 북클럽 모임에 참여한 가까운 동네 이웃은 모임을 이끄는 작가님의 제안으로 자신의 일상을 왼손 그림으로 그려 비공개 온라인 그룹에 자주 올렸다. 당시 제과제빵 기술을 배우고 있던 그녀의 그림을 유심히 관찰하며 평소 일상에서 흔히 보는 음식 그림이 많이 올라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에도 그녀의 그림을 깊이 관심 가지며 제과제빵 기계 제작의 30년 가업을 이어온 지인의 일과 삶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림은 누군가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역할을 한다.
예로부터 화가들도 음식을 그림으로 자주 그려왔다. 음식을 그리며 그림의 기본이 되는 정물화를 그렸고, 풍속화와 풍경화에도 음식물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음식은 웬만한 그림 장르에 모두 등장하는 단골 소재였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쑥의 줄기와 잎에 알코올을 부어 만든 초록빛 술 압생트를 그림 그릴 때 즐겨마셨다. 고흐와 함께 그림을 그린 툴루즈 로트렉의 초상화에도 압생트 한 잔을 두고 사색에 빠진 고흐가 등장한다.
음식을 그림으로 표현한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는 과도한 여성편력으로 프리다의 친 여동생과 외도를 한 남편 리베라에게 큰 고통을 받았지만, 자신의 상처를 진솔한 그림으로 표현하여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림으로 불안한 마음을 표현한 프리다 칼로는 온갖 상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리며 시련이 닥쳐올 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웠다.
음식을 먹는 행동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듯이, 어쩌면 내가 원하는 욕망의 중요한 진실을 진솔하게 바라보고 그 순간을 그림으로 글로 표현하는 일은 일상을 더 특별하게 보내는 좋은 방법이다. 음식으로 기억될 소중한 사람과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고 글로 쓰며 마음을 든든히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자신의 소중한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음식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더 가깝고 친밀하게 만들어 주는 매개체다.
음식에 대한 특별한 기억
카페성수에서 북클럽 음식독서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맛 본 음식들은 나에게 조금 특별한 기억이다. 스페인 대표 간식 타파스, 칵테일 샹그리아 등은 스페인에 가본적도 스페인 음식을 먹어본 적도 없었던 나에게 새롭고 황활한 경험을 선사했다. 모임에 함께하는 셰프님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통해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더 궁금해졌고 음식에 담긴 에너지를 맛으로 전해 받기도 했다.
특히 북클럽 모임으로 음식독서단에서 음식을 맛봤던 경험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전달하는 사람들과 함께함에 감사했던 시간이었고, 음식에 건네지는 따뜻한 마음에 감동 받은 순간이었다. 삶의 순간 순간은 외로움으로 채워지지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할때면 외롭지 않았고 만남의 시간이 기다려진다. 이러한 순간을 잘 간직하여 앞으로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음식을 매개로 일상을 즐겁게 보낸다면 인생이 조금 더 특별해 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