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찬학 Dec 20. 2023

진로탐색은 학과나 직업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전공적합성은 없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진로선택과 결정을 빨리 하려고 합니다.

자신의 진로 계획이 명확하고 뚜렷해서 빨리 결정하거나, 정보 습득이 이전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어서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결정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결정 역시 이전 시대 전통적인 학과 분류를 기준으로 합니다.


대학에 앙트러 프러너십 전공이 있고, 아트&테크놀로지 학과가 있고, 컬처&테크놀로지 학과도 있고, 핀테크 학과도 있고, AI 디자인 학과도 있고, 디자인&테크놀로지 학과도 있는데 많은 아이들은 경영학과, 수학과, 컴퓨터 학과, 디자인학과로 자신의 꿈을 고정시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학생부 종합전형 때문입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의 '전공적합성'이라는 것이 평가에 핵심이라며, 진로결정을 빨리 하고 생기부를 그 진로, 즉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에 맞추는 것이 좋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실체가 없는데도 '전공적합성의 망령'에 대한 신뢰는 엄청납니다.

대치동 학원가에서 퍼져 나온 것입니다.


고등학생이 전공이 어딨습니까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시, 대학에 꽤 주목하는 학교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래서 대학의 입학사정관을 만나는 일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학교에서 가장 고3 학년 부장을 많이 해서 여러 차례 주요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을 만나 학교의 교육과정을 설명하고, 이전 입학생들에 대한 평가도 확인했습니다.

그때 한 입학사정관이 제게 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주요 대학은 공식적으로 '전공적합성'에 대해 평가하지 않고 있거나, 혹은 최소화 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학과를 빨리 정하고, '세특 엮어쓰기'라는 것을 합니다.

공대에 가고 싶어하는 아이가 문학, 공통 사회, 한국사 등의 수행평가에서 어떻게든 공학과 관련한 주제를 선정하고 탐구를 합니다.

그러다 보니 교과 그 자체의 본질적인 배움의 수준이 너무 떨어지게 기록됩니다.

그래서 오히려 학생부 종합전형에 불리합니다.

그런데 대치동 학원가, 전문가는 입시 컨설턴트들이 그렇게 말합니다.

진로, 즉 학과를 빨리 정하고 그에 맞춰 생기부를 디자인해야 한다고.

그리고 교사들 역시 대부분의 수행평가에서 '진로와 관련해서~'라는 항목을 필수 기재로 하는 방식의 수행평가를 합니다.


수천 명의 가입자 밴드를 운영하는 소위 입시 전문가의 안내 사항입니다.

성균관대 입학사정관은 "우리 대학은 전공적합성과 계열 적합성을 최소화 하여 평가합니다"라고 하는데도,

"성균관대 지원 시 지원하는 학과와 준비한 내용의 내용이 관련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없습니다" 라고 분명히 말하는데도 직업을 명확하게 빨리 정하는게 좋다고 합니다. 최소한 큰 틀에서 계열 정도는 정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고교학점제 교사 직무 연수 강의를 제작하거 KERIS(한국교육학술정보원) 인증도 통과한 제가 여러 번 이야기 드렸듯이 고교학점제에서의 과목 선택은 지금과 같거나 조금 더 확장되는 방향을 지향하는 정도다고 하는데도 마치 자신의 직업과 진로에 따라 교과목을 다 선택애햐 하기 때문에 중학생들도 빨리 학과와 직업을 결정하라고 합니다.

그래야 대학에 잘간다고 합니다.

서울대는, 서강대는, 성균관대는 그렇지 안다고 하는데도...

(연세대와 고려대 등도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세 학교의 이야기만 전했을 뿐입니다.)


이런 학원가의 방식과 유사 전문가들이 방식이 학교로 파고 들어 많은 교사들도 교과 수행평가 시 '진로와 연계에서~'와 같은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진로를 탐색해가는 과정입니다.


고등학교 교육 과정은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이 아니라 진로를 탐색해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탐색하는 방향성이 다양하고, 흥미를 가질 수록  학생부 종합전형에 유리합니다.

대학이 좋아합니다.

서울대가 서강대가 성균관대가 그런 학생들을 좋아합니다.


제발, 학과와 직업에 맞춰 생기부를 디자인 해야 한다며 수백 만원이 생기부 관리프로그램을 유도하는 학원에 속지 마세요. 그리고 제발 진로와 연관하는 수행평가 좀 자제해 주세요


어떤 직업을 어떤 학과를 선택하더라도 인문학적 사유 능력, 시대의 정의에 대한 통찰혁, 수학적 사고력, 생명에 대한 이해, 지구와 우주의 물질에 대한 법칙에 대한 이해는 중요합니다. 각 영역에서 본질에 맞는 깊은 탐구가 된다면 서울대, 서강대, 성균관대가 좋아합니다.


진로를 선택한다는 것,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에 맞는 가치와 태도를 갖추어 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입니다.

성인도, 어느 분야의 전문가도 끊임없이 새로운 직장, 새로운 직업을 탐색해야 하는 시대에 고등학생은 직업을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현혹당하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연과학, 공학계열 전문가를 모십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