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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쁘쯔뜨끄 Sep 09. 2019

[그런, 빨간책] 나의 상처를 엮어 낸 짧은 이야기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브런치에 조금씩 올렸었는데요.

그 글 들을 모아 책으로 묶어냈습니다.


저에게 글을 쓴다는 건, 나를 위로하는 행위였습니다. 제가 쓴 글 속에는 아팠던 지난 날의 내가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 끈을 놓아버린 후, 집밖으로 나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어고, 하고싶지도 않았지요. 자존심이 센 사람이라 가족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상태를 알리지 않고 그저 바쁘다고 핑계대며 모두를 피하기 일 수였어요.


우울증이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아주 심각한 우울증이었는데, 그 때는 치료받을 엄두를 내지도 못했어요. 우선 돈벌이가 없으니 병원에 갈 수도 없었고,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기도 했거든요.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습니다. 책장에 가득한 책을 읽고, 좋아하는 글을 끄적이는 일. 

가래 기침 소리 시끄러원 옆집 할머니를 욕하고, 아침만 되면 울어대는 창밖에 새를 욕하고, 방 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저주하고. 나만 빼고 행복한 문밖의 사람들에대한 이야기를 써 내려가다 마주한 건 어린 날의 나 였습니다. 상처받아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다가갔습니다. 그 때의 일들을 글로 적고보니, 정말 힘들었겠구나 그제야 내가 나를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힘들었겠다.", "그래, 잘했어. 정말 훌륭해.", "어떻게 견디고있었니.", "네 잘못이 아니야."


그렇게 내가 겪은 상처들을 글로 풀어내며 나는 나와 마주했고, 위로했죠. 역시 나를 가장 잘 아는 내가 건네는 위로의 한 마디가 중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때에 쓴 글들을 모아 책으로 냈습니다.


온전히 내 모습이 들어있지만, 소설입니다. 그래서 완전히 나는 아닙니다. 곳곳에 벌거벗은 나를 넣어두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들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빨간책입니다.

금서, 야한책, 읽지말아야 할 책, 위험한 책, 무서운 책.

빨간책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많은 의미 중에서도 저는 "읽지 말아야 할 책"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누군가 벌거벗은 나를 발견할까봐, 읽지 말았으면 좋겠는데...또 누군가 나를 발견하고 위로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는 그런 빨간책입니다.


회사원의 살인법_그런, 빨간책
호랑이_그런, 빨간책
날개_그런, 빨간책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_ 그런, 빨간책


상처받은 어제의 나는 오늘을 살아가기위해 글을 씁니다.


여러분에게도 글을 쓰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글을 쓰세요. 나를 위해.


[그런, 빨간책]은 282books에서 발간했습니다.

제가 세운 소셜벤처 출판사에요.


282books는 책과 글쓰기, 예술활동을 통해 사회 소수그룹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달하고, 대중과 교감함으로써 대중이 가진 편견과 혐오의 시선을 완화하는 활동을 합니다. 책과 글쓰기로 만드는 편견과 혐오없는 세상을 꿈꾸는 소셜벤처 출판사 282books를 지켜봐주세요!


Instagram : @282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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