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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이리 May 25. 2020

올레꾼이 추천하는 제주 올레길 식당 다섯

올레길 이야기 | #올레꾼추천 #올레길맛집 #제주식당



온전히 두 발로 제주를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길, 제주 올레길. 총 26개 코스 중 가장 짧은 코스의 길이는 6.7km, 가장 긴 곳이 19.7km이다. 완주를 위해서는 한 코스 당 적어도 2시간, 많게는 5-7시간을 걸어야 하는 것이 된다. 그렇기에 제주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벗 삼아 재밌고 신나게 걷기 위해서 매 끼니를 든든하게 챙기는 것은 필수다. 오늘은 내가 그와 함께 올레길 코스를 걸으면서 직접 방문하고 먹어 본 식당들 중 추천할만한 식당 다섯 곳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올레꾼이 아니더라도, 제주 여행을 하면서 근처를 지난다면 들러보아도 좋을만한 곳들이다. 그중에서도 제주에만 있는 식당은 찐 맛집이므로 반드시 체크해두기를.






한림 칼국수 │올레길 14 & 15-B(본점) & 21(세화점) 코스


15-B코스 시작점인 한림항에 자리한 한림 칼국수 본점.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먹고 출발하자며 우연히 들어간 곳이 도민들도 인정하는 맛집이었다니. 그때의 감동적인 맛을 잊지 못해 21코스 시작점인 제주해녀박물관 맞은편, 한림 칼국수 세화점에도 들러 아침을 먹고 걷기를 시작했다. 위에서 언급한 두 코스 걷기를 계획하고 있다면, 따끈하고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이곳을 강력히 추천한다. 이미 유명세가 있는 식당이라 점심시간에는 사람이 많고, 재료가 일찍 소진되면 영업시간보다 빨리 문을 닫으니 걷기 전 이른 시간에 들러 여유롭게 식사하는 것이 좋다.


한림 칼국수의 보말칼국수


대표 메뉴인 보말칼국수는 시원하고 깔끔하면서도 뭉근하게 오래 끓여낸 듯 걸쭉하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매생이보말전은 겉바속쫄. 가장자리는 바삭하고 안은 쫄깃하다. 올레길 걷기를 끝내고 갔다면 밤낮 상관없이 당장에 막걸리를 추가할 맛이랄까. 영양보말죽은 그릇이 식탁에 놓이자마자 코 끝을 때리는 고소한 향이 일품이다.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 엄지를 들어 올리게 하는 맛이다. 모든 메뉴에 공통적으로 보말이 들어가는데, 중간중간 씹히는 보말의 탄력 있는 식감이 먹는 맛과 재미를 더한다. 한림 칼국수의 어마어마한 음식의 양보다 더 혜자스러운 것은 공깃밥이 무료라는 것. (각종 밑반찬 리필 및 공깃밥은 셀프) 보말칼국수를 먹었다면, 공깃밥을 진한 국물에 말아 짭조름한 밑반찬(낙지젓갈과 무말랭이)을 곁들여 먹어보시라. 이마를 탁! 치게 되는 맛이다. 제주에만 있는 식당인 만큼 올레길이 아니더라도 꼭 한번 가볼만하다.  


· 한림 본점

│제주 제주시 한림읍 한림 해안로 141

   (올레길 15-B코스 시작점이자 14코스 종점)

│070-8900-3339

│매일 07:00-16:00 일요일 휴무

│보말칼국수 8,000원, 영양 보말죽 8,000원, 매생이 보말 전 8,000원


· 제주 세화점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해녀박물관길 33-1

   (올레길 21코스 시작점)

│064-782-7090

│매일 08:00-16:00 목요일 휴무

│메뉴 가격 동일


한림 칼국수 본점 (왼쪽) / 세화점 (오른쪽)
보말칼국수 (왼쪽)  /  매생이보말전 (중간)  /  영양보말죽 (오른쪽)






산도위치 │올레길 17코스


올레길 17코스의 마지막 스탬프를 30분 정도 남겨둔 제주시 골목에서 찾은 맛집. 이 곳을 찾은 것 역시 우연이었다. 건물 1층에 초록 페인트가 온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곳, 산도위치. 열어놓은 문틈 사이로 보이는 작은 모니터에 평소 좋아하는 먹방 유튜버 '입 짧은 햇님'이 산도위치를 맛있게 먹고 있는 장면이 나타나, 나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오후 5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허기가 지려는 찰나에 만난 터라 멈춰진 걸음은 쉽게 떼어지지가 않았다.


타마고 산도


대표 메뉴는 등심만을 튀겨낸 카츠 산도. 선별된 돼지 등심을 웻 에이징 방식으로 숙성한 뒤 저온 조리하여 고유의 육즙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입 베어 물면 고소한 튀김옷의 바삭함에 이어 입 안 가득 육즙의 촉촉함까지 느낄 수 있다. 이것보다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산도위치의 시그니처, 타마고 산도다. 두툼하고 몽글몽글한 촉감의 달걀말이를 튀겨내어 일본식 특제 소스를 곁들였다. 달걀말이 본연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해치지 않은 채 겉면을 튀겨 바삭함만을 더해준 타마고 산도는 진정한 겉바속촉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사진으로 봤을 때 양이 적어 보여 과연 배가 찰까 생각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속에 들어가는 달걀과 등심의 두께에 한 번 놀라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맛에 두 번 놀라며,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양에 세 번 놀라게 되는 순수 제주 브랜드 산도위치. 꼭 맛보시길!  


│제주 제주시 북성로 64

   (올레길 17코스 종점 근처)

│0507-1345-3288

│매일 09:00-19:00 (라스트 오더 18:30)

│카츠 산도 8,500원, 타마고 산도 7,000원


타마고 산도 (왼쪽) / 카츠 산도 (오른쪽)






국수바다(본점) │올레길 14-1코스


오설록 녹차밭에서 완주 스탬프를 찍는 올레길 14-1코스. 말똥 트라우마(매거진 한 달이라도 좋아요 미스 제주댁의 <아주 '말똥말똥' 하지 말입니다> 글 내용 참고)로 인해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였기에 맛있는 음식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수소문 끝에 TV 예능 프로그램 <식신로드>에 나왔던 곳으로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유명한 맛집, 국수바다를 찾아가게 되었다. 다른 식당들과는 다르게 검색으로 찾아간 식당이다 보니, 올레길 코스 내에 위치하고 있는 식당은 아니다. 종점인 오설록 티 뮤지엄에서 차로 15분-20분 정도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오길 잘했다고 할 만큼 꽤나 맛있었다.


비빔국수


고기국수는 제주를 여행하며 이미 접해본 음식이기에, 성게국수와 비빔국수를 시켜보았다. 성게를 처음 접했던 우리에게는 생소했지만, 성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 많이 들어간 성게의 양에 행복한 비명을 지를지도 모르겠다. 그 외에도 여러 해산물이 함께 곁들여져 시원 칼칼한 국물은 자꾸만 손이 가게 되는 맛이다. 3가지 메뉴 중 우리가 최고로 뽑은 것은 비빔국수. 푸짐한 야채와 새콤달콤한 소스를 더해 비빈 국수에 고명으로 나온 고기를 곁들여 한 입 먹으면, 그때부터 그릇이 바닥을 보일 때까지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다. 비빔국수를 돌돌 말아 입안이 가득 차게 먹은 뒤, 따끈하고 고소한 성게국수 국물 한 모금을 마시면 입 안에서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낸다. 만두는 맛있었지만 평범했다. 다음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가장 맛있었던 비빔국수와 기본 중에 기본, 고기국수를 함께 먹어봐야겠다.


│제주 서귀포시 일주서로 982

   (올레길 14-1코스 종점에서 차로 15분-20분)

│064-739-9255

│매일 08:00 - 21:00

│비빔국수 8,000원, 성게국수 15,000원, 왕만두(3개) 3,000원


성게국수 (오른쪽)
왕만두 (왼쪽)  /  성게국수 (오른쪽)






혜성도뚜리 │올레길 16코스


올레길 16코스 1.5km 지점인 신엄포구에 위치한 토마토짬뽕과 흑돼지 맛집, 혜성도뚜리. 우리는 종점에서부터 역주행으로 걷고 있었기에 완주까지 1.5km가 남아있었다. 14km 정도를 걸은 데다 정수리에 내리꽂는 강한 햇볕 때문에 더 힘이 빠져있는 상황. 신엄포구에 들어서자 드문드문 식당이 나오기에, 이 곳에서 쉬어갈 겸 끼니를 해결하기로 했다. 제주에서 흑돼지를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던 터라, 이때 한창 흑돼지 노래를 부를 때였는데. 맛집은 대부분 가격이 비싸서 쉽게 방문하기에 무리가 있었고 그런 우리의 눈 앞에 혜성도뚜리가 나타난 것이다.


가격이 엄청 저렴한 것은 아니었지만, 흑돼지와 함께 재래식 강된장과 야채 비빔밥까지 맛볼 수 있다고 하여 두말할 것도 없이 흑돼지 점심 특선을 선택했다. 어느 고깃집을 가던지, 구이용 생고기가 판에 올려져 나오면 '이게 2인분이야?' 하며 턱없이 부족할 것 같아 보이는 양에 실망하지만 막상 구워서 한 점씩 먹다 보면 '양이 꽤 되는구나'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이 곳 역시 그랬다. 양이 적은 듯 보이지만 고기에 새우를 함께 굽고 강된장 비빔밥까지 곁들이니 꽤나 배가 찼다. 혜성도뚜리에는 흑돼지만큼이나 유명한 또 하나의 메뉴가 있다. 신라호텔 셰프가 개발한 특제 토마토소스와 앞바다에서 채취한 톳, 미역, 황게 새우가 함께 들어간 토마토 짬뽕이다. 혜성도뚜리는 호텔신라의 사회공헌 활동이자, 호텔이 보유한 서비스 교육과 더불어 식당 시설과 인테리어 등을 개선해주는 프로그램 <맛있는 제주 만들기> 9호점이기도 하다. 제주에서 흑돼지를 먹어봤다면, 이곳에서 토마토 짬뽕을 먹어보아도 좋겠다.


│제주 제주시 애월읍 애월해안로 682

   (올레길 16코스 내 위치)

│064-713-6321

│매일 12:00 - 22:00 화요일 휴무

│흑돼지 점심 특선(흑돼지구이 100g, 새우, 쌈야채 비빔밥, 강된장) 1인 10,000원(2인 이상 주문 가능),

    토마토 짬뽕 11,000원(고기 주문 시 10,000원), 제주 막걸리 3,000원


제주 막걸리, 흑돼지 점심 특선 ( 흑돼지 구이 100g, 버섯, 감자, 새우 2마리)
흑돼지 점심 특선에 포함되는 생야채 비빔밥과 강된장






고등어 쌈밥 │올레길 1코스 & 2코스


올레길 1코스에는 종달리, 성산 일출봉 등 관광지가 많아 걸으면서도 다양한 종류의 식당을 많이 볼 수 있다. 한국인은 뭐니 뭐니 해도 밥심 아니냐며, 한식으로 든든한 한 끼를 먹고자 했던 우리가 찾은 곳은 1코스 종점이자 2코스의 시작점인 광치기 해변 근처의 고등어 쌈밥집이다. 스타벅스 제주성산DT점에서 1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니 위치가 헷갈리면 스타벅스를 찾자. 여행객이 많아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꾸며진 식당들이 즐비한 요즘, 시골 할머니 댁을 연상케 하는 친근한 모습에서부터 진한 맛집의 포스를 느낄 수 있다.


식당 이름에 나와 있듯 대표 메뉴는 고등어 쌈밥이다. 제주라 하면 유명한 고등어에 묵은지와 각종 야채를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고등어찌개 그리고 무생채, 장아찌, 간장게장 등 다양한 밑반찬들로 금세 푸짐한 한 상차림이 뚝딱 차려진다. 올레길 걷기를 끝내고 들렀다면, 함께 판매하고 있는 막걸리를 식사에 곁들여도 좋다. 얼큰 칼칼하고 간이 센 찌개가 최고의 안주가 되어 걷느라 쌓인 피로가 싹 녹아버린다. 단, 다른 코스를 이어 걷거나 2코스를 시작하기 전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엄청난 밥도둑인 고등어찌개에 밥 한 그릇이 순식간에 비워진 데다 막걸리가 더해져 긴장과 피로가 풀리는 순간, 어마어마한 식곤증이 밀려올 테니. 우리가 이 곳을 찾은 날이 올레길을 처음 걸었던 때인데, 음식에 반해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고는 대수산봉을 올라갈 때까지 휘몰아치는 졸음을 견디느라 꽤나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다. 꼭 이 곳이 아니더라도, 동네 곳곳에서 고등어 쌈밥 식당을 볼 수 있으니 제주에 왔다면 고등어 쌈밥을 먹어보시길 추천한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로25번길 122-5

   (올레길 1코스 종점 & 2코스 시작점 근처)

│064-783-4944

│매일 08:00 - 22:00

│고등어 쌈밥 1인분 14.000원 (2인 이상 주문 가능), 제주감귤막걸리 6.000원


고등어 쌈밥의 메인, 고등어 찌개 (왼쪽)  /  감귤향이 강한 제주감귤막걸리 (오른쪽)





<한 달이라도 좋아요 미스 제주댁> 은 브런치에서 글·사진으로, 유튜브에서영상으로 제작됩니다. 영상이 궁금하시다면 놀러오세요 :-> https://youtu.be/i7iXoxWKBx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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