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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cker Ssul Sep 20. 2023

비효율의 효율

쓸모없는 것을 만드는 행동의 쓸모있음에 대하여...

코딩교육이 어떤 것을 담아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서,

고수가 어떻게 고수가 되었나?라는 질문을 거쳐,

쓸모없는 것을 만드는 쓸모없는 작업실이 나오기까지 교육기획의 여정. 그 여정 중, 중요한 인사이트를 주었던 책과 콘텐츠를 공유한다.


쓸모없는 것을 만드는 행동의 중요성,

그리고, 그 쓸모없는 행동의 특성을 파악하여 교육기획에 반영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던 스토리들... 


200만원짜리 토스터
도서 토스터 프로젝트

완전 처음부터 토스터기를 만들수 있을까?


그걸 직접 해본 사람이 있다. "토머스 트웨이츠"

영국 디자이너로 그의 대학원 졸업작품이 바로 "처음부터 모든것을 스스로 만든 토스터기"이다.

공장을 돌아다니며, 플라스틱/나사/전선 재료를 구매한 것이 아니다. 여기서 더 기본으로 돌아갔다.

전선을 만들기 위해, 구리광산에 갔다. 플라스틱을 얻기 위해 욕조를 부수고, 그 안에 있는 플라스틱을 추출했다.

그렇게 토머스는 9개월의 기간동안 3,000km를 이동하며(구리광산 등), 200만원의 비용을 사용해서, 딱 한번 사용 가능한 토스터기를 제작하였다. 고작 2만원이면 살수 있는 토스터기를...

이 과정을 통하여, 예술가인 그는 환경, 기술발전에 따른 인간의 무지 등 다양한 메세지를 세상에 던질수 있었다.

200만원짜리 고장난 토스터기

교육적인 관점에서 분석해보면,

그가 행한 이런 비효율적인 활동은 그에게, 다음과 같은 경험과 배움을 주었다.

- 기술과 문명의 발전이, 아이러니하게 우리 개인들은 혼자선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가 된 사실을 발견하였고,

- 구리/철 등 소비품 제작을 위한 생산이 환경을 얼마나 오염시키고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 또한, 다양한 원료들의 제조법과 원리를 배우게 되었고, 토스터기의 작동원리도 알게 되었다

2만원짜리 토스터기보다 100배 비싼 그의 비효율적인 토스터기는 그에게 이런 경험과 배움을 허락해주었다.



덕후모임
버닝맨 페스티벌

매년 8월 마지막주면, 네바다 주 블랙록 사막으로 수만명의 미국 덕후들이 몰려온다.

그 덕후들은 자신의 가라지(차고)에서 작업하던 작업물을 이 넓은 사막에서 뽑낸다.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을 자아낸다.

"덕후중에 찐은 양덕후"라는 문장에 공감이 된다.

덕후 중 최고는 역시 양덕!

보는 순간 "우와"라는 감탄사를 자아내는 작업물들.

하지만, 용도를 물어본다면 딱히 대답할 것이 없는 작품들.

나한테 가져가라고 하여도 딱히 가져가고 싶지는 않은 작품들.


매년 수만명의 사람들이 사막 한가운데 모여, 

자신의 자랑스러운, 쓸모없는(?) 작품을 뽑내는 이 축제는

여러 잡음이 있기는 하지만.... 

실리콘벨리의 주요 CEO가 매년 참석하는 실리콘벨리 인싸들의 축제이다.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 비효율적인 작품을 만들고 뽑내는 이 축제는 과연 비효율일까? 효율일까?

그리고,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주요기업의 CEO들이 참여할까?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기계


구글에서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기계를 검색하면 나오는

"Most Useless machine"이다.

스위치를 켜면, 작은 손이 올라와서 스위치를 다시 끈다.

왜 만들었지? 정말 아무쓸모도 없는 기계이다.

쓸모없는 기계를 만드는 과정은 정말로 비효율일까?


교육에 관점에서 이 기계를 만드는 아저씨(손을 보니 아저씨인듯)를 생각해보자.

- 만드는 과정이 지루했을까? 엄청 즐거웠을것 같다.

- 만드는 과정에서 배우는게 없었을까? 스위치의 원리, 물리적인 움직임 등 실제로 만드는 과정에서 수많은 자잘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공학적 원리를 배웠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기계"라는 비효율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이었지만,

가장 몰입하고, 많은 것을 배우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많은 교육이 효율적인 결과물이 나왔을때, 감탄하고 칭찬한다.

그림, 음악, 코딩, 팀프로젝트....

(툴킷으로 구성된, 메뉴얼만 따라하면 완성되는 자동차, 따라 그리면 완성되는 이쁜 그림 등)

그리고, 학습자인 아이들 역시,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뭔가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부담감에 사로잡혀 있다.


교육과정에서 잘 움직이는 자동차, 이쁜 그림이 아니라,

이상하게 움직이는 자동차, 발로 그린듯한 그림과 같은 비효율적인 결과물이 나오고,

그것을 만드는 과정이 즐거워야 하지 않을까?

아무런 기능이 없고, 쓸모없지만 친구가 감탄하면 즐거워하는 수많은 양덕처럼.


이렇게 조금 다른 코딩교육은 

1. 비효율적인 것에 감탄하고, 

2. 비효율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고,

3. 그것을 만드는 과정이 즐겁고 몰입되게 하자.

로 정리되었다.


고수가 고수가 될수 있었던 이유 "비효율의 효율"을 교육으로 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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