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cker Ssul Sep 18. 2023

조금 다른 코딩교육 #1. 쓸모없는 작업실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것 만드는 수업

고수는 어떻게 고수가 되었나?

코딩교육에서 무엇을 알려줘야 할까?

코딩 스킬? 논리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과연 우리와 만나는 몇시간으로 저런 역량이 키워질수 있을까? 우리가 떠난 이후에도 저런 역량을 키울수 있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클라이언트의 조금 다른 코딩교육을 고민하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고수는 어떻게 고수가 되었나?

모든 것을 다 덜어내고나니, 딱 한개가 남았다. 

"몰입 액션"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봤을때는, 뛰어난 결과물도 아니고, 쓸모있는 내용물도 아니지만, 그것을 만드는 액션.

전혀 효율적이지 않은 시간이지만, 만드는 나 자신은 재미있고, 몰입되는 시간.


이런 몰입 액션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수업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이 몰입의 액션을 반복하게 하는 것에 교육의 목표를 두었다.

그렇게 쓸모없는 작업실 기획은 시작되었다.


몰입액션의 특성은 무엇인가?

우선 쓸모있는 것이 아닌, 쓸모없는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와 동시에 그 쓸모없는 것을 만드는 나 자신은 재미있고, 몰입하여야 한다.


이렇게 쓸모없는 작업실의 원칙이 완성되었다.


첫째, 친구에게 "우와"라는 감탄사를 받는 작품을 만들 것.
둘째, 감탄한 친구에게 그것을 선물했을때, 절대 가져가고 싶지 않게 할 것.


이렇게 쓸모없는 작업실은 탄생하였다.

초입부는 주요 에너지를 활용할수 있는 코딩스킬을 아두이노나, 마이크로비트로 알려준다.

빛에너지, 운동에너지, 센서 등.

그리고, 간단히 공통의 작업물을 만들어본다. 


기본기를 익혔으니... 바로 쓸모없는 작업실 스타트!!

친구를 감탄시키기 위한, 아이들의 작업이 시작된다.

근데 중요한 것은 친구가 가져가고 싶지 않은 쓸모없는 작품이 탄생해야 한다.

문 열면 부는 바람. 버리고 감
아빠 서류가방으로 만든 블루투스 스피커
버려진 영업용 냉장고 옷장으로...물론 만든 친구도 안가져감


이렇게 친구들은 감탄시켰지만, 친구들은 절대 안가져가는...

그리고, 창작자조차 집에 가져가지 않는 수많은 작업물들이 탄생하였다.


그럼 이걸 만드는데 아이들이 몰입했을까?

예상보다 훨씬 깊은 몰입의 모습을 확인했다. 초반 스킬강연 이후, 교육자인 내가 거의 할일이 없는 수업이 진행되었다. 교육자가 하는 것이라곤, 학생들이 하다가 막히는 기술이 있을때 기술지원정도.

2박3일 캠프로 진행한 경험도 있는데, 첫날 오후까지 강연한 이후, 나머지 캠프시간 모두 작업. 아이들은 12시까지 자유롭게 작업을 하였다.


보통 작업실 상황. 이정도면 양호한 편


그럴듯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아닌,

친구를 감탄시키면서, 가져가지는 않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이들에겐 부담없이 다가오는 것 같았다.


그렇게 코딩교육이지만, 코딩교육 같지 않은 쓸모없는 작업실이 완성되었다.

몰입의 액션을 경험하는 소정의 목표는 달성하였다.

이렇게 교실에서 배운 몰입 액션의 즐거움을 각자 자신의 작업실에서 계속 지속해 나갔으면 좋겠다.

(그 작업실이 누구에겐 컴퓨터이고, 누구에겐 글을 쓰는 연습장이고, 누구에겐 그림을 그리는 캠퍼스가 되었으면 한다)

작가의 이전글 코딩교육 제대로 이해하기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