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교육 의무화 시대, 어떻게 교육해야 하나?
2018~19년대 후반부터 코딩교육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나고, 2022년에 교육부는 코딩교육 의무화를 발표한다. 이제 초/중학교때 코딩교육이 필수가 되었다. 밀레니얼세대의 컴퓨터 교육과 비슷한것 같다. 컴퓨터가 각 가정에 보급되고, 컴퓨터의 중요성이 예상되는 미래... 당연히 컴퓨터수업은 중요한 교육으로 편성할 수 밖에 없었다. 컴퓨터 의무교육으로 모두가 컴퓨터 전문가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밀레니얼세대 모두가 컴퓨터 리터러시(?)는 키운것 같다.
코딩교육도 밀레니얼세대 컴퓨터교육이 그랬던 것처럼, 알파세대(Z세대 다음)에게 코딩 리터러시를 키워주는 정도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그 이상의 장면이 펼쳐질까?
왜 코딩교육이 의무화?
코딩교육은 왜 의무화가 되었을까? 시대적 관점과 교육적 관점으로 살펴보자.
시대적 관점에선,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다. 우리가 PC네이티브라면, Z세대는 모바일(스마트폰)네이티브, 알파세대는 AI네이티브다. 밀레니얼세대가 PC를 가장 잘 다룬다면, Z세대는 엄지를 활용한 모바일을, 그리고 알파세대는 AI를 가장 친숙하게 다루는 세대가 될 것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은 더이상 전문가들의 단어가 아닌, 우리 생활에 있는 단어이다. 그리고 이를 구성하는 모든 기반에 코딩(개발)이 들어간다. 그렇게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코딩을 교육에서 제외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일자리 시장의 변화도 교육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정보 기술(IT) 산업은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며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당연히 코딩을 할줄 아는 개발자들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코딩 교육을 받은 개인들은 좀 더 경쟁력 있는 직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예상된다.
교육적 관점에선,
(AI개발자이자, 교육기획자로서)코딩은 논리적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준다. 코딩을 통해 복잡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처음엔 혼자이지만, 프로젝트 사이즈가 커지면 협업은 필수적이다. 디자이너가 되었든, 다른 개발자 또는 서비스 기획자 등. 협업을 위해서 자연스럽게 소통이 필요하다. 이렇게 소통과 협업능력을 갖추게 된다.
뭔가 아닌것 같은 요즘 코딩교육
만약 미래세대에 코딩교육이 중요하다는게 설득이 되었다면,
어떻게 코딩교육을 하는게 맞을까? 우리때처럼 컴퓨터학원을 보내면 될까?
두시간이면 뚝딱 완성되는 코딩으로 자동차 만들기, 로봇만들기 같은 툴킷 수업을 받으면 될까?
개발자님들...뭔가 핵심이 빠져 있는 것 같지 않은가?
코딩교육은 어떻게 잘 할수 있을까? 무엇을 담아내야 할까?
고수는 어떻게 고수가 되었나?
코딩교육을 의뢰받았다. 클라이언트는 기존에 툴킷을 활용해서 따라 만드는 코딩교육이 아닌, 다른 코딩교육을 원했다.
나는 색다른(?) 코딩교육을 기획하며, 이 질문을 수없이 반복했다.
"개발 고수는 어떻게 지금의 고수가 되었나?", "디자인 고수는 어떻게 지금의 고수가 되었나?"
학원으로? 수업으로?
조금 더 고수가 되는 본질을 찾고 싶었다.
이 질문에 대해 우리가 찾은 키워드는 비효율의 적립이었다.
개발고수에게는 구구단 프로그램은 대단한 코딩도, 특별한 결과물도 아니다. 하지만, 처음 코딩에 입문한 사람에게는 자신이 짠 구구단 프로그램을 몇번씩 돌려보면서 만족하는 사랑스러운 결과물입니다.
디자인 고수에게는 불로 표현된 글씨는 조잡하고, 하찮은 결과물 입니다. 하지만, 처음 포토샵에 입문한 학생에게는 신기하고 자랑스러운 자신의 결과물입니다.
이처럼 전문가가 보기에는 전혀 쓸모도 없고, 비효율적인 결과물.
이 결과물을 만드는 행동(액션)은 상당히 비효율적이고, 결과물 역시 아무쓸모가 없을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을 만드는 나는 재미있고, 몰입한다.
이 비효율적인 액션을 적립하는 것이, 초보에서 고수가 되는 방법이다.
지금의 고수들도 처음에는 구구단/불폰트(?)를 만들었다.
비효율의 효율
이 비효율적인 액션(행동)은 특징이 있습니다.
- 그것을 만드는 개발자/디자이너는 그 과정이 즐겁고, 몰입됩니다.
- 하지만, 그 결과물이 전문가 또는 다른이가 봤을때는 쓸모가 없습니다(이걸 왜? 뭐에 써?)
결론적으로 나는 재미있지만, 결과물은 쓸모없고, 비효율적입니다.
위 이미지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기계라고 합니다.
스위치를 키면, 이상한 나무막대기가 나와서 스위치를 끕니다. 다시 켜면, 끕니다.
정말 세상 쓸모없는 기계입니다.
하지만, 이걸 만든사람은 만드는 과정이 지루했을까요? 세상 누구보다 즐겁고 몰입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만드는 과정에서 있었을 사고, 기획, 문제해결(스위치켜면, 끄게 하는 코딩 등)의 몰입이 존재합니다. 비록 이 기기를 만드는 과정은 비효율적이었지만, 이 비효율이 하나씩 쌓이면서 효율이 형성 됩니다.
코딩교육이 알려줘야 할 것
교육현장의 많은 코딩교육이 툴킷을 기반으로 이뤄집니다. 1-2회차 수업이 끝나면, 움직이는 자동차, 로봇이 완성. 물론 이런 수업이 아이들의 초반 흥미를 끌기에는 좋습니다. 또한, 보고서용 사진을 남기기에는 좋습니다. "코딩교육을 실행했고, 코딩으로 자동차/로봇을 만들었다."
코딩교육이 그럴듯한 제품을 완성하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 결과물에 대한 부담감은 내려놓고,
최종 결과물은 비효율적이지만, 몰입의 액션을 경험할 수 있게 만들면 어떨까요?
(이게 외주 받는 교육업체 입장에서는 쉽지 않음ㅜ)
고수들이 고수가 되기까지 수많이 쌓였던, 비효율적이지만 자신은 재미있어서 반복하고 몰입했던 행동. 그 행동(탐구, 창작 등)의 경험을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코딩교육의 핵심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떻게 코딩 지식도 아닌고, 만들기 방법도 아닌, 몰입의 액션을 가르칠수 있을까?
다음글에서는 이런 몰입의 액션을 가르치려했던, 조금은 다른 코딩교육 사례를 공유해보겠다.
조금 다른 코딩교육#1.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것 만들기(쓸모없는 작업실)
조금 다른 코딩교육#2. 프랑켄슈타인, 히어로 메이커
조금 다른 코딩교육#3. 놀이동산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