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의 일상성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커뮤니티"
현재 우리 아이가 속해있는 커뮤니티는?
대부분 가정, 학교, 학원 정도가 될 것이다.
현재 우리 아이가 속해있는 커뮤니티들이 주고 있는 정보/사람/문화를 살펴보면, 우리 아이의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벤트 교육의 한계
우리 아이가 현재 속한 커뮤니티에서는 좋은 정보, 사람을 제공하지 않는가? 아니다.
우리 아이는 이미 속해있는 학교나 진로활동을 통해, 좋은 사람, 정보를 경험하고 있다. 이벤트로...(중요!)
필자나, 필자의 회사는 자주 학교나 청소년시설에 강연 또는 교육을 나간다.
강연의 경우, 진로나 동기부여, 세상을 알려주는 특강.
교육의 경우, 문제해결력, 코딩, 창업, 금융/미디어 리터러시와 같은 내용이다.
근데 중요한 건 이런 교육은 정해진 예산과 일정이 있다. 당연히 아이들을 만나는 구조는 많으면 3-4회, 대부분은 일회성으로 진행된다.
아이들 역시 이 교육은 가끔 있는 이벤트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자신들의 메인(?) 교육은 하고 싶던, 싫던, 입시교육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학교에는 교과과정 이외의 교육은 정해진 예산 또는 선생님이 따내온 예산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예산에 맞춰서 우리에게 한번 와달라, 한 4번 정도 만나달라 요청하는 것이다. 당연히 좋은 정보, 사람, 문화를 만나는 경험이 이벤트가 되는 것이다.
이벤트 교육은 효과성이 (안 하는 것보단 좋겠지만)미비할 수밖에 없다. 4번을 교육을 진행한다고 했을 때, 아이들과 라포형성에만 2주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4회 차 계획서대로 라포형성은 1주 차 30분만 실행하고, 다음 커리큘럼으로 교육해야 한다. 결과는? 보고용 사진이나 영상은 잘 나오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적 효과는...(안 하는 것보다는 좋다;;)
얼마 전 기말고사가 끝나고, 학기 말 진로교육시간에 AI진로분야 특강을 2시간 진행하였다.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까?
작년 2학기때, 대면수업이 가능해지며 진로 선생님 요청에 의해, 진로탐구시간에 문제해결하는 프로젝트를 4회 진행하였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ai진로 특강을 들었지만, 일상인 학원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접하는 이야기는 돈 잘 버는 직업, 안정적인 직업, 취업 잘되는 학과, 우선 공부와 같은 이야기라면... ai진로특강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진로시간에 친구들과 함께 주변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보는 프로젝트를 1주일 단위로 하지만, 일주일 만에 모이면, 지난번 진행했던 내용을 기억하는데 50분 수업 중 절반이 사용된다.
교육의 콘텐츠는 좋으나, 만남의 방식이 잘못되면,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우선 이런 특별한 교육은 아이들에게도 이벤트로 인식된다. 우리 학교의 열정 있는 선생님이 기획해 준 특별한 수업. 하지만, 엄청 중요하지는 않은, 가끔 있는 특이한 수업. 가끔은 내 학업에 방해되는 교육. 시간 뺏는 활동으로 비치기도 한다. 당연히 집중해서 들을 필요도도 낮아진다.
결국 우린 양질의 정보/사람/문화를 제공했다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공하지 않은 것이 되는 것이다.
이벤트가 아닌, 일상성의 효과
유학생의 삶을 살펴보자.
방과 후 스포츠활동이나, 친구들과 팀플 활동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 일상적인 일이다. 가끔 학교 졸업한 선배들의 특강을 듣는 것도 일상의 활동이다. 방과 후, 교과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당연한 행위이지만, 동시에 운동을 하고, 친구들과 함께 대외 활동(특별활동)을 하는 것도 당연한 일상이다. 또한, 졸업한 선배가 찾아와서 그들의 삶을 나누는 것도 당연한 행사 중 하나이다. 좋은 정보/사람/문화를 만나는 일이 이벤트가 아닌 일상인 것이다.
대학생의 삶(약 15년 전)도 살펴보자.
필자가 다닌 대학은 학교 생활 중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이 당연한 문화였고, 방학이나 학기 중에는 대외 공모전을 함께 준비하고, 지원하는 게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필자 역시 탈춤동아리에 가입해, 학기마다 마당극을 기획하고, 공연을 치르는 경험도 하였고, 다음 해에는 후배들을 받아서, 리더로서 후배들과 함께 마당극을 기획하는 경험을 하였다. 수업이 없는 날도 학교를 가서, 거의 주 5-6일은 학교에 출석하였다. 우리에겐 그것이 일상이고,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나의 고등학교 동창들의 대학생활은 달랐다. 대학교에 오래 있는 것을 원치 않았고, 수업이 끝나면 바로 집으로 오거나, 동네친구들과 호프집을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에게 어떤 것을 기획하거나, 팀을 이뤄 공모전에 출전하는 것은 생소한 문화였다.
이처럼 좋은 정보/사람/문화는 이벤트가 아닌, 일상으로 제공되었을 때, 진정한 성장이 이뤄진다.
우리 집 교육을 점검하는 방법
우리 아이의 지금 일상은 어떤가?
우리 아이의 커뮤니티인 학교-학원-집이라는 공간/커뮤니티에서 어떤 메시지가 던져지고 있는가?
"우선 대학?", "우선 성적?", "안정적인 직업은 공무원", "내 성적에는... OOO", "엄마의 잔소리"...
이렇게 3~6년을 보내면 미래는 어떻게 될까?
지금 우리 아이의 일상을 확인하자! 그리고, 이런 일상을 보낸 3년 후를 생각해 보자?
어떤가?
ps. 지금까지 자녀의 성장에 대한 개념/이론적인 이야기를 하였다면, 다음 글부터는 내가 봐왔던 구체적인 공간/교육(광고 아님) 등을 이야기하며, 실제 우리 가정에서 어떻게 좋은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