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의 리추얼 Pt.2
“어쩜 이렇게 감쪽같지? 만져봐도 모르겠네.”
“이렇게 들여다봐도 모르다니 신기하네요.”
“산 건지 죽은 건지 내 눈으로 보면서도 모르다니 원.”
호텔 로비에 설치된 대형 꽃장식이 진짜냐 가짜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던 중 누군가 말했다.
“여기여기, 시든 잎이 있는 걸 보니 생화가 맞네요!”
와아아. 살아있구나! 탄성과 동시에 일행의 눈빛이 반짝였다.
손을 가슴에 얹고 바라보거나 탑돌이하듯 꽃장식 주위를 천천히 돌기도 했다.
결국, 어쨌거나 예쁘면 그만이 아니었다.
그럴싸한 조화는 인증샷을 찍게 했다. 그뿐이었다.
생화는 탄성을 자아내고 곁에 머물고 싶게 했다.
마담 투소의 밀랍인형은 실물에 가깝지만 다정한 체온과 눈빛을 주고 받을 수가 없다.
살아있는 존재끼리 서로를 감지하는 반가움과 위안은 대체 불가능한 선물이 틀림없다.
와아아. 살아있구나!
몇 년 전 일인데도 시든 꽃잎에 터져나온 탄성이 귓전에 생생하다. 시들었다고 찬사를 받을 일이 생길 줄이야. 더구나 시든 꽃과 거리가 먼 연말 무드가 한창인 호텔 로비에서.
그날 로비에서 시듦은 죽음의 전조가 아니라 살아있다는 생명의 증거로 인정받았다. 어쩐지 안심이 되었다. 우리도 서로의 상처와 흠집을 보고 ‘살아있군요!’ 마음의 하이파이브를 날릴 수 있기를.
나도 모르게 탑돌이를 하며 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