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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hyun May 13. 2016

"드디어!! 그 길을 걸을 수 있게됐다!"

미국비자 세번째 인터뷰

<CDT(5,000km 미국종단) 준비中>


참 길었던 한 달


벌써 한달 전이 되어버린 4월 6일,

미국 비자 B1/B2 2차 인터뷰 거절당한 날.

이미 거절 기록이 두번 이상 있는 경우에는

목요일에만, 그것도 한정된 시간에 예약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멘붕이 왔던 날이다.

'아......제일 빠른 날이 5월 12일이라니..... 말도 안돼....'

갑자기 한 달 넘게 일정이 미뤄지면서

머릿속이 하얘졌었다.

'언제 한달을 기다리나' 생각했었는데

오늘 5월 12일,

드디어 세번째 비자 인터뷰를 위해

또 다시

미국대사관에 왔다.


사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일찍 자기위해 불을 끄고 누웠지만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들은 자꾸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3차 인터뷰는 거의 불가능해요'

'3차 인터뷰는 매우 까다롭습니다'

'인터뷰 시간도 매우 길고, 문서를 꼼꼼히 살펴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이런 글들을 보고 잠이 편히 올 리가 없었다.


내가 꼭 해야할 말들이 뭘까 혼자 메모장에 끄적여보고,

예상 질문들도 나름대로 계속 생각하다보니

어느덧 새벽 3시가 됐다.

알람을 못들을까봐 불편한 자세로 엎드려서 잠깐 2시간정도 눈을 붙이고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눈을 떴다.

출근 시간, 붐비는 지하철에 몸을 싣고

아침 일찍 광화문에 도착했다.

그동안 참가했던 마라톤, 트레일 러닝 대회, 그리고 여행했던 사진들을 어제 미리 편집해두었고,

광화문에 도착하자마자 한 일은 그것들을 인쇄하고 정리하는 일이었다.

'다 보여줄꺼야!' 하는 약간 화난(?) 마음을 가지고ㅎㅎ

'40장 화일을 가득 채운 서류들'

아침 일찍 카페에 앉아서

여유있는 척 따뜻한 차도 마셔보지만

긴장해서 배가 아픈게 사라지지 않는다.

원래 이렇게 긴장을 많이 하지 않는데..

긴장을 해도 이렇게 배가 아픈 경우는 정말 드문데

'긴장을 많이 하긴 했나보다'


오늘 인터뷰도
수월하지는 않았다.


인터뷰 중간 중간 몇번의 고비가 있었다.

"재정 증명 보여줘"

(보여줌)

"너무 적은데? 이걸로는 부족해"

"이거면 충분해. 나는 매일 텐트에서 자야돼. 그래서 숙박비도 필요없어. 그리고 (사진 보여주면서) 내가 먹는 것들을 주로 이런 것들이야. 가격 봐봐. 완전 저렴해. 나는 이 식품들, 건조 식품들을 주로 먹어. 이 돈이면 충분해"

"나도 이 식품 알아. 근데 그래도 이 돈은 부족해. 안돼"

"갔다온 사람들이 그랬어. 5,000달러도 충분하다고 했어"

"안돼. 부족해"

"진짜로 충분해"

잠시 머뭇 하더니,

"다른 재정 증명 서류 준비한거 있어?"

"아빠 재정 증명서류 있어"

"보여줘"

부모님이 어디서 무슨 일을 하시는지 이것저것 묻더니 지금 하는 일과 소득, 다녀와서의 계획 등을 물어봤다.

마지막 질문은 팀에 관한 질문이었다.

함께하는 팀이 있는지, 여러가지 질문을 하더니 마지막 질문은

"다른 팀, 다른 사람은 비자 어떻게 됐어?"

"그들은 한달 전에 비자 받았어"

잠시 고민하는듯 하더니

"그래? 비자 줄게. 1주일 뒤면 받을 수 있을꺼야."


이 말을 듣는 순간

너무 좋아서 눈물날뻔했다ㅠㅠㅠ!

"땡큐!! 땡큐!!!"

꺄!!!

대사관을 나오자마자 방방 뛰고싶었지만

혼자라서 속으로 소리만 질렀다.


드디어ㅠㅠ!!!

CDT 트레일에 설 수 있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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