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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성준 Apr 27. 2020

직원 전원 재택근무로 2,000억 매출

본사 오피스가 없는 글로벌 재택근무 성공 케이스 Namecheap.com

코로나 바이러스로 재택근무로 일하게 된 회사가 많다. 재택근무가 장단점이 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회사로 출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우연히 100% 직원이 재택근무하는 미국에 본사를 둔 연매출 2,000억원 도메인 관리회사를 알게 되어 잠깐 소개하고자 한다. 내 회사 홈페이지 암호화 SSL를 위해 인증서를 구입한 회사인데 네임칩 Namecheap이란 회사다. 

처음엔 그저 그런 회사거니 싸게 홈페이지 도메인 주소를 살 수 있게 해주는 회사거니 했는데, SSL인증서를 갱신하면서 채팅으로 온라인으로 고객서비스를 받다가 탁월한 직원의 서비스에 감동하고 그 회사를 찾아봤다. 일반에게 공개된 회사가 아니라 정보를 찾기도 힘들었다. 미국 회사로 알고 있었는데 그 채팅을 한 직원에게 어느 지역에서 일하는 지 물어보니 회사가 전세계적으로 여러곳에 오피스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라고 한다. 미국 회사인데 우크라이나에서 일한다고 해 좀 더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위키피디아에서 CEO, COO, CTO가 나와 이들을 링크드인을 찾아봤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회사 본사 등록 주소는 미국 아리조나주에 있는 피닉스인데 이들 3명이 각각 LA, 뉴욕, 우크라이나에서 일하고 있었다. 

1,000만건의 홈페이지 도메인 주소를 관리하고 1,100만 고객이 있는 회사면 도메인 하나당 $1만 벌어도 연 매출이 120억원인데 C level 매니저가 모두 다른 곳에서 일하다니 뭔가 이상해서 더 찾아봤다. 찾아낸 기사를 보니 작년 매출 1,800억원 ($149M)에 올해 1분기 매출만 $45M, (550억원)에 작년 1분기 대비 21% 넘게 성장중이었다. 그 중 난 그 기사 맨 마지막에 한줄에 꽃혔다. 

"Kirkendall said the company is continuing to operate at full capacity with 100% of employees working from home."

CEO 컬켄달 왈, 우리 회사는 전 직원이 100% 재택근무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링크드인에 등록된 직원 수만 841명이고 1,000명이 넘는 직원이 일한다고 한다. 모두가 재택근무이다. 그 중 631명이 우크라이나에서 일하고 79명이 인도, 본사가 있는 미국은 29명 밖에 되지 않는다. 


세상에 연 매출이 2,000억원이 넘는 글로벌 중견 회사가 본사 오피스가 없다. CEO부터 모든 직원이 온라인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다. 이들이 어떻게 서로 일을 주고 받고 관리하는지 궁금하지만, 자세한 정보는 나와있지 않아 어떤 메신저 서비스로 어떻게 서로 의사 소통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들 또한 재택 근무가 가능하게 한 모든 온라인 툴들을 쓰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떻게 수십개국에서 1,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각자 집에서 일하면서 직원 1인당 약 1만명 고객들에게 도메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도메인 관리라는 서비스 자체가 상당부분은 자동화된 서비스라 고객과 만날 필요도 없고 고객도 온라인에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는 서비스 특성이 한 요인일 것이다. 또한 인건비가 훨씬 낮은 국가인 우크라이나, 인도에서 많은 개발 및 고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저비용 구조를 가질 수 있어 인건비 비중이 타 경쟁사 대비 적어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재택근무로 인건비가 세계에서 가장 싸고 출퇴근 할 오피스도 없으니 온라인에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만 잘 골라 경쟁사 대비 훨씬 낮은 비용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고 높은 수준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미래의 회사는 어떻게 돌아갈 것인가? 회사로 출근해서 오피스에 앉아 있고 주위 동료들이랑 대화하고 회의 참석하고 하는 미생에 나오는 회사가 멀지 않아 "응답하라 1994"에서 우리가 20년 전에 그랬지 하며 추억을 떠올리듯 예전의 일하는 방식이 될런지 모르겠다. 아마도 대부분 20년 뒤에도 양복 입고 회사로 지하철 또는 차로 출근하며 오피스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스타트업이나 신생 기업들은 상당수 재택 근무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예전 신문 기사를 읽으니 프랑스인가 지하철이 파업해서 사람들이 출퇴근하려 새로운 버스나 자전거, 걸어다니는 길을 찾아 대체 수단으로 다년는데 지하철 파업이 끝난 후에도 20-30% 사람들은 새로 찾아낸 길이 더 좋아 그 방식으로 출퇴근을 했다고 한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강제로 재택근무를 하게 된 회사 중 많은 이들이 재택 근무로 계속 쭉 갈 것이다. 그리고 재택 근무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업무의 양과 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 같다. 미국에서 2,000억 넘는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전원 재택근무로 지금까지 커왔다는 사실을 보면 앞으로 재택근무에 대한 한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을 것 같다. 특히 재택근무가 글로벌 서비스 아웃소싱과 합쳐져 새로운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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