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엔 신규 고객 고객 유입보다 기존 고객 리텐션으로 매출 증대
몇달만에 화두는 성장에서 생존으로 바뀌었다. 스타트업에서 신규 투자 돈줄이 말랐다. 불과 올 해 초 회사 가치 1조 원을 바라보던 회사가 연말에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대규모 투자금을 바탕으로 신규 고객을 늘려 회사 키우던 시절은 끝났다. 돈 줄은 마르고 신규 고객 유치 비용은 급증하고 있다. 고객 정보 보호 강화로 맞춤형 광고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 한 기업에 따르면 매출의 1/3을 차지하는 애플의 iOS 계열의 광고 성과 측정이 힘들어 작년부터 iOS 쪽 온라인 광고 투자 효율이 1/10로 떨어졌다. 앞으로 안드로이드도 비슷하게 광고효과가 떨어질 것이다. 내년부터 브라우저 쿠키 정보도 쓸 수 없어, 온라인 광고를 통해 신규 고객을 모집하는 것은 훨씬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이젠 신규 고객 유치보다 제품 개선에 집중하여 기존 고객을 잘 유지시키고 (리텐션) 더 자주 더 많이 구매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상위 10% 고객이 만들어 낸다. 이들이 반복적으로 재구매를 하여 지속적으로 매출과 이익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어떤 고객들이 이런 장기 고객이 되는지 어떻게 해야 장기 고객을 만들 수 있는지 모른다. 필자는 미국 금융 위기 직후 미국 뉴저지 주립대 경영대 교수로 있할 때 MBA 학생들과 뉴욕의 한 사무 용품 온라인 쇼핑몰을 컨설팅을 한 적이 있다. 이 회사의 고객 리텐션 데이터 분석을 해보니 웹싸이트에서 구매 관리 관련된 특정 기능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고객 이탈이 눈에 띄게 낮았고 장기적으로 매출이 3배 이상 높았다. 복사 용지 같은 사무 용품을 어느 직원이 얼마나 썼는지 온라인에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전자 구매 관리 기능이었다. 금융 위기로 힘든 시기에 중소기업들이 이 기능을 한번 쓰기 시작하면 구매 관련 일이 상당부분 자동화되고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계속 주문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그 기능을 수 년전에 개발해 놓고도 누가 쓰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후 모든 세일즈 역량을 이 기능을 홍보하고 신규 고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이 기능을 쓰게 만들 수 있는지 집중하여 금융 위기 중에도 2배 이상 큰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쿠팡도 초기 장기 고객을 만들어 내는 핵심이 빠른 배송에 있음을 알게 되어 번개 배송 서비스에 집중하였다.
당신의 회사에서도 장기 고객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가르는 핵심 제품, 핵심 서비스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무엇인지 알아 내야 한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신규 고객 유치와 달리 장기 고객 유지 (리텐션) 분석은 어렵다. 광고 분석은 어떤 광고를 보고 신규 고객 유치가 되었는지 아닌 지가 명확하다. 광고 한 후 하루 지나서 회원 가입했는지 보면 된다. 그러나 장기 고객 이탈 행동 분석은 몇달에서 1년 2년씩 지나봐야 그 효과를 제대로 알 수 있다. 또한 넷플릭스처럼 구독하는 서비스가 아니면 고객이 살아 있는지 죽어 있는지 불명확하여 확률 모델을 이용해서 예측해야 한다. 이 예측된 고객 리텐션 확률을 고객 웹앱 행동 데이터와 구매 데이터, 고객 특성, 고객 설문 응답에 대한 데이터를 결합 분석해야 한다.
제일 큰 문제는 이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데이터 전문가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부족하는 점이다. 고객 이탈 행동 분석은 마케팅, 경제학, 머신 러닝이 융합된 복합적인 분야다. 주요 대학 데이터 분석 수업에서 도 고객 이탈 행동 분석을 전문으로 가르치지 않고 책도 별로 없다. 필자는 넷플릭스 같은 비디오 온 디맨드 서비스에서 고객 이탈, 고객 생애 가치 쪽으로 연구하였는데 고객 이탈 행동 분석을 연구하는 학자도 그 수가 얼마 되지 않고 이들의 연구 성과도 일반 산업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수많은 기업들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방법을 10년 넘게 계속 쓰기도 한다. 미국에서 고객 이탈 분석에 순추천지수로 불리는 Net Promoter Score가 많이 쓰이느데 고객 만족도 지수보다 오히려 고객 이탈 행동을 잘 예측하지 못한다. 그래서 고객 리텐션 분석에서 첫 단추는 고객 이탈 행동 분석에 전문적인 지식과 오랜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찾는 일이다. 머신러닝 할 줄 안다는 초보자에게 무작정 고객 이탈 분석을 맡겼다가는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해가 되는 일을 수행하느라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두번째 문제는, 많은 경우 고객의 행동이 데이터로 제대로 기록되어 있지 않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장기 고객을 만드는지 알려면 고객 개개인 별로 그것을 이용하는 지 안하는지 추적하고 기록해 놓아야 한다. 그러나 핵심 제품, 서비스를 쓰는지 데이터로 기록되지 않거나, 구매 기록 속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이런 행동들을 기록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요즈음은 앰플리튜드 (위의 그림), 구글 애널리틱스 4 같은 서비스로 온라인 환경에서 가입 이후 고객들이 어떤 제품을 검색하고 어떤 버튼을 누르고 어느 페이지를 보는지 개인 고객별로 측정할 수 있다. 또한 고객들이 어떠한 채널을 통해 유입되는 지 어떤 디바이스를 쓰는 지도 어트리뷰션 툴을 통해 상당히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필자가 수행한 고객 리텐션 분석 프로젝트도 앰플리튜드, 에어 브릿지를 통해 기록된 고객 앱웹 행동 데이터와 고객 유입 채널, 디바이스 정보를 통합해서 분석했다. 그 결과 온라인 반려동물 쇼핑몰에서 첫 구매에서 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이탈 확률이 40% 정도 낮았고 고객 프로필 정보를 제대로 기입하지 않는 고객들은 고객생애가치 (LTV)가 절반에 불과했다. 온라인 사업을 하는데 이런 고객 웹앱 환경에서 행동 데이터를 모으고 있지 않다면 이런 서비스들을 활용하기 바란다.
그런데 오프라인 기업이거나 쿠팡, 네이버 쇼핑몰을 통해 팔고 있으면 이러한 데이터 수집이 어려울 것이다. 필자가 상담했던 중견 패션 기업도 매출이 수천억원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누구인지 뭘 원하는 지 잘 모르고 있었다. 대부분 매출이 백화점 같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이루어 지고 있어 고객에 대한 정보를 직접 모으지 못하고 매장 매니저에 의존하고 있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나 홈쇼핑 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경우도 배송지 정보와 같은 매우 제한된 고객 정보 밖에 제공받지 못해 장기 고객 분석이 어렵다. 행동 데이터 수집이 어려우면 고객 설문 조사나 좌담회를 주기적으로 실시하여 어떤 고객이 얼마나 자주 구매하는지, 어떤 이유로 떠나는 지 데이터를 계속 수집해야 한다. 위의 이동통신 5G 만족도 이유 텍스트 분석처럼 온라인 리뷰도 텍스트 분석하여 고객들이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 지 무엇 때문에 떠나는 지 알아내야 한다.
셋째, 다양한 공공 데이터를 잘 활용해야 한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인구수, 소득 수준 같은 공공 데이터 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위치, 경쟁사 지점 주소 등을 고객 정보와 결합하면 예상치 않았던 새로운 기회를 찾고 마케팅을 더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 미국 아마존은 빠른 배송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라임 멤버쉽 제도를 통해 장기 고객을 키우고 있다. 미국에서 몇몇 도시부터 멤버쉽을 순차적으로 출시했는데 정부에서 제공하는 공공 데이터를 분석하여 아틀랜터 도시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많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랑하는 반려동물에게 더 빨리 배송받으라는 광고로 큰 효과를 보았다. 필자가 미국에서 수행한 고객 리텐션 분석에서도 오프라인 경쟁자들의 지점 주소 정보를 활용하여 분석해본 결과 가장 가까운 경쟁사 지점과 거리가 멀수록 고객 이탈률이 낮았고 장기 고객 비율이 높았다. 이런 정보를 활용하여 오프라인 경쟁사와 거리가 먼 지역에만 온라인 검색 광고를 집중하여 광고 성과를 70% 높였다.
필자 소개:
남성준
남성준 대표는 시카고대학 계량 마케팅 박사, 미국 대학 교수 출신으로 미국 홍콩 한국에서 10년동안 고객 분석, CRM 연구를 해온 고객 리텐션 분석 전문가입니다. 넘버애널리틱스 Number Analytics LLC (www.numberanalytics.com)는 고객사들의 앱 웹에서의 개별 유저들의 행동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서 어떤 제품, 어떤 행동이 장기 고객을 만들어 내는지 분석하여 떠나는 고객을 지켜드리데 도움을 드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