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이라는 무기로 기업의 성장을 돕는 변호사 류재언
살면서 가끔 재미있고 신기한 순간들이 찾아 오는데, 요즘이 그런 날들이다. 얼마 전 창간한 <로웨이브>라는 법률가를 위한 전문 메거진의 창간호에 인터뷰이로 초대하는 메일이 왔다. 로웨이브는 엘박스라는 AI리걸테크 기업과 인터뷰 전문그룹 아장스망이 공동 창간한 온라인 법률 미디어이다.
나의 첫 반응은, "서울대 법대 출신의 김앤장 변호사도 아니고, 저를 왜요?" 였다. 아마도 내 생각엔 너무 잘 나가는 변호사님들은 그 스토리가 다소 직선적이고 질투심도 유발되니, 변방 변호사들 중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와서 용기도 낼 수 있고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는 그런 캐릭터를 찾고 있었던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당일에 우리 사무실에 무려 세분이 찾아오셨다. 두분 전문 인터뷰어와 유명 사진 작가님까지. 원온원을 예상하고 있다가 그들의 전문적인 포진과 예리한 질문들에 꽤나 집중했던 시간이었다.
그렇게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Editor’s Note] “기준이 높고, 시간은 부족하고, 예민하고… 여러모로 스트레스가 많죠. 요즘 변호사들의 삶의 질이 낮은 경우가 많아요.” <로웨이브> 창간 준비를 하며 만난 변호사님께 이 이야기를 듣고 변호사로 사는 일에 대해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다. 시험점수 1점 차이로 삶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고, 필드에 입문한 뒤에도 뛰어난 인재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무한경쟁하며 생존해내야 하는 삶. 굳건하게 세워진 트랙 위를 달리다 보면 ‘이게 정말 전부일까?’라는 질문이 종종 찾아오리라 짐작한다. 류재언 변호사는 이 질문에 하나의 답변이 될 수 있는 사람이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지 않았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으며 법조계 안에서 자기만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했기 때문이다. 류재언 변호사가 트랙 밖에서도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그와 인터뷰하는 동안 직업적 경험이 어떻게 주체적 삶의 재료가 될 수 있는지 내내 곱씹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협상가 류재언입니다. 저는 협상이라는 무기로 기업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경영권 분쟁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율본을 이끌면서 기업 자문을 하고 있고요. 두 번째는 비즈니스협상전략그룹이라는 협상교육 법인에서 기업이나 정부 기관 등을 대상으로 협상에 대한 컨설팅과 교육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스타트업을 양성하고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 일도 하고 있어요. 개인투자조합 형태의 투자 펀드를 만들어서 스타트업 투자하는 일을 지난 3~4년 동안 계속해왔습니다. 자문과 교육, 투자가 달라 보일지 모르겠지만 저에겐 다 같아요. 결국 ‘기업 성장을 돕는 일’이죠.
저는 스타트업을 사랑합니다. 사람은 두 부류가 있다고 생각해요. 자기 시간을 자기 의지대로 살아가는 사람, 그리고 자기 시간을 타인의 의지대로 맞춰가는 사람. 스타트업에는 압도적으로 본인 시간을 본인 의지대로 쓰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면 저는 무장 해제되어 응원할 수밖에 없어요.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독일의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라는 회사에 사내변호사로 일을 시작했어요. 당시 국내의 다양한 대형 로펌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변호사 집단의 사고방식이 다소 직선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보기에는 당시 저보다 비교도 안 될 만큼 성공한 변호사님들인데 자신의 그룹 내에서 학벌, 나이, 성별, 고시 성적, 집안 배경 등의 기준으로 커트라인을 정하고 서로 끊임없이 상대평가를 하면서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계속 신경쓰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소위 서울대 법대 출신도 아니고 사법고시 출신도 아니고 부모님이 법조인도 아니에요. 경영학부 베이스에 로스쿨 출신의 외국계 기업 사내변호사라는 독특한 커리어를 가지고 살아가는데 ‘직선 위에 나를 올려놓으면 내 멘탈은 끝나겠구나’ 싶었어요. 변호사의 커리어를 다양한 길이 존재하는 원형으로 보겠다고 선언한 거죠. “나는 변방 변호사다.” 그게 마음 편하잖아요. 그때부터 내가 갈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학기 중 틈틈이 인턴을 했는데요, 성공한 분들을 보면서 ‘저 사이에 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을까? 나만의 무기는 뭘까?’ 질문을 하게 되었어요. 고민하던 중 교환 학생으로 가게 된 독일에서 상법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경영학 베이스에 상법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로 성장하면 경쟁력이 될 수 있겠다 싶었죠. 제 사고를 지배하는 주요 명제 중 하나는 ‘거대한 공룡의 시대는 끝났다. 아주 작고 뾰족한 것들의 시대다’입니다. 살아남기 위해 틈새시장을 계속 탐색했고, 그렇게 더 뾰족한 방식을 찾았던 것이죠.
맞아요. 변호사의 약 80% 이상이 송무변호사로 일한다고 보는데, 제 백그라운드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은 나머지 20%라고 생각했어요. 경영학을 전공했고 독일에서의 경험도 있으니 그걸 살려서 독일 회사로 가보자고 생각한 거죠. 자문 시장에 있을 때 저는 더 경쟁력이 있는 사람이니까요.
바스프(BASF)는 글로벌 화학 기업 중 규모가 가장 큰 회사입니다. 거대 기업을 구성하는 수많은 구성원 가운데 한 명이라는 제 포지션에 만족하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1년 차 때, 꿈을 위해 수 년간을 달려왔는데 ‘이게 내가 하는 일의 전부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목표도 상실하고 방향성을 잃었죠.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초기 우울증이었던 것 같아요. 일상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괜히 눈물이 나기도 했어요. 당시 여러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에 와서 복기해보니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했어요. 내 시간을 내 의지대로 쓰지 못했다는 것이었죠.
그러던 중에 ‘협상’이라는 키워드가 제게 다가왔어요. 독일 기업의 법무팀에 있다 보니 국내 대기업들과 협상할 기회가 많았는데, 직접 해보니까 어렵긴 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이 보였어요. 내가 뾰족해지려면 결국 내가 가진 경험 자산을 지렛대 삼아 시너지를 계속 내야 하거든요. 계약 협상을 많이 다루고 관련된 법률 자문을 많이 해보니 이 영역은 변호사라는 업과도 시너지도 있고 남들은 잘 하지 않는, 경쟁력이 있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제 성향과도 잘 맞았어요. 저는 싸우는 것보다는 대립하는 상황에서 서로 조율해 주고 합의를 이끄는 일이 더 좋거든요.
입사 1년 차에 국내 대기업과 첫 협상을 했을 때였어요. 규모가 큰 프로젝트의 협상에 투입됐는데 상대는 경력이 많은 노련한 변호사였죠. 처음엔 밀리지 않으려고 센 척을 했는데, 수 시간 협상을 하다 보니 자괴감이 들었어요. 그 시기에 비슷한 장면들이 반복되면서 문제의식을 느꼈죠. 협상이 너무 어렵고 힘들고 불안하고 긴장이 되었어요. 제대로 공부해야겠다며 협상 서적부터 해외 영상, 논문 등을 파기 시작했어요. 그 당시 할 수 있는 걸 채워나가면서 마음 한편에는 이런 계획을 세워두었어요. ‘이 시장에서 기업 전문 자문변호사로서 경쟁력 있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협상이 필수적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전 세계에서 협상 가장 잘 가르치는 곳에서 제대로 협상에 대해 배워야겠다.’ 그리고 바스프에서 퇴사하자마자 하버드 로스쿨 협상 프로그램(PON)에 참여했죠.
회사에서 일하면서 내적 갈증이 쌓이다 보니 ‘오래 회사에 다닐 순 없겠다. 퇴사를 준비해야겠다’ 싶었어요. 미래를 그려보기 위해 퇴사 후 성공한 사례를 찾고 싶었죠. 변호사로서 퇴사해서 일상적인 변호사 업무 아닌 일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해 가는 분들을 탐색했어요. ‘저런 방식으로도 가능하구나’ 하며 자극도 많이 받았고,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실현해 가면서 멋지게 살 수 있구나’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철저히 경험주의자거든요. 직접 배우거나, 경험하기 어려운 건 경험해 본 사람을 찾아가야만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의외로 콜드 콜로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요. 우리가 만나고 싶어 하는 업계 최고 위치에 서있는 분들은 보통 열린 마음을 가진 경우가 많거든요. 좋은 뜻을 가지고 진심으로 요청하면 기회가 만들어져요. 한성자동차의 신동일 이사님과도 콜드 메일로 인연이 시작되었어요. 업계에서 세일즈 역사를 세운 분께 세일즈에서 중요한 것에 대해 듣고 배웠고, 덕분에 제 책에서도 소개할 수 있었죠. 경험주의자인 제게는 경험해 본 사람의 조언이 너무 소중합니다.
제가 변호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협상 전문가가 되기까지, 방향을 찾을 때마다 고려한 건 세 가지 교집합이에요. 남들이 잘 안 하는 것,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내 경험 자산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 핵심은 세 가지가 모두 앤드 조건이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올림픽에서 트랙을 뛰는 선수는 정말 많잖아요. 금메달이 목표인 선수라면 무작정 트랙을 뛰기 전에, 높이뛰기나 투포환으로도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생각해보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꾸준히 지속하기 위해선 잘할 수 있는 것 역시 중요하고요. 의외로 세 번째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꽤 많아요.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경험을 발판 삼아 확장하면 새로운 도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서 있는 발 밑에 보물이 있다는 생각으로요.
불안감은 두 가지 측면에서 기인해요. 대부분의 경우 자기 스스로 불안감을 조장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실행하기 전이 가장 불안해요. ‘해야 하는데’ 하고 있을 때가 제일 불안하지만 막상 시작하면 괜찮아요. 불안감을 해소할 방법은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행동하면 돼요.
때로는 외부에서 불안감이 조장되는 경우도 있죠. 제가 하버드 로스쿨에서 협상을 배우겠다고 할 때 먹고 살기도 바쁜 데 왜 굳이 돈도 안 되는 걸 배우냐고 하신 분들이 있었어요. 그 말에 흔들렸다면 동력을 잃었을 수 있겠죠. 순간 불안해지기도 하지만 귀담아듣지는 않았습니다. 애정에 기반하지 않은 코멘트는 조언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조언과 잔소리의 결정적인 차이는 ‘듣는 이에 대한 호감과 애정에 기반했는가’ 여부예요. 진심으로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의 조언이 아니면 흔들릴 이유는 없어요.
저도 끊임없이 파르르 흔들립니다(웃음). 신영복 선생님의 ‘떨리는 지남철’이라는 시에 이런 문구가 나와요.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그 바늘 끝을 떨고 있다. 만일 그 바늘 끝이 불안스러워 보이는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쪽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한다. 이미 지남철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쪽을 향한다는 뜻의 지남철은 나침반이에요. 인간이라면 끊임없이 흔들리고 매일 실수하고 실패하죠. 크게 흔들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 저는 아내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이너서클의 사람들을 나의 이사회로 만들어두면 도움이 돼요. 이사회는 나 포함 3인만 되어도 구성이 되잖아요.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그들의 조언을 참고한다면 크게 의미 없는 말이나 시선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어요.
2016년에 바스프에서 퇴사하고 처음 법무법인 율본을 창업했을 때가 가장 불안했죠. ‘일 년 동안은 수확할 생각하지 말고 씨를 뿌리자’고 생각했습니다. 율본에서 새로운 클라이언트들을 만나면서 자문하는 일을 시작했고, 지금의 '세바시 협상 스쿨'을 오픈했어요. 협상이라는 주제로 우리나라에서 비즈니스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워크숍을 만들자는 목표로 시작했죠. 그리고 성수동 골목에 '인생 공간'이라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만들고 팀을 꾸렸어요. 공간과 콘텐츠를 만들어가며 기반을 닦았습니다. 그때 뿌린 씨앗들 덕분에 지금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율본이 강남 분사무소를 낼 정도로 성장했고, 8년간 협상스쿨을 운영하면서 천 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고, 수없이 많은 리더들을 만났으며, 인생 공간에서 만났던 수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은 아직도 우리 자문 기업이기도 하고요. 사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귀한 경험을 많이 했죠. 수 년간을 큰 기업에 있다가 처음으로 제 의지대로 시간을 쓸 수 있는 한 해였고, 불안하면서도 짜릿했던 시기입니다. 불안하다는 건 안정감을 느끼는 범위를 벗어났다는 뜻이기도 해요. 내 영역을 넓혀갈 수 있는 건강한 시그널이라 볼 수 있죠.
전 ‘시간'에 관심이 아주 많아요. 관련된 책이나 영화도 많이 보고 영화 ‘어바웃 타임'은 제 인생 영화이기도 합니다. 시간은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평등한 자원이고,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삶의 가장 큰 룰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에 대해 많이 생각하며 세운 원칙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평일은 일에 몰두하고, 주말에는 가족과의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현재를 위해서 8할을 쓰고 미래를 위해서 2할을 저금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래를 위해서 대비하고 투자하듯이 하루의 20% 시간은 반드시 미래를 위해 투자합니다. 저에게 가장 순도가 높은 아침 시간을 활용해요. 보통 사무실에 7시에 출근해서 2시간 동안은 모든 알람을 끄고 책을 읽거나, 글쓰기도 하고 일에 대한 기획도 합니다. 가끔은 운동도 하고요. 이 루틴을 통해 <협상 바이블>과 <대화의 밀도>가 탄생했습니다.
추가로 시간 관리와 관련된 툴로 타임박스와 타임타이머를 활용하고 있어요. 매일 아침 타임박스에 두 가지를 적습니다. 우선은 머릿속에 있는 모든 키워드를 쏟아내고, 오늘 꼭 해야 할 일 2~3가지를 적어요. 집중해야 할 때는 타이머를 설정해두고 핸드폰을 보지 않습니다. 모든 시간 관리는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대화의 밀도>는 정말 소중한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글로 엮은 만큼 제 손으로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편집자도 지인에게 추천받고, 디자이너 섭외부터 인쇄소 컨택까지 제가 직접 했어요. 그 과정에서 좋은 분들을 만나서 함께 일하는 게 너무 즐거웠어요. 저는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것보다 뭐든 직접 해나가는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껴요. 계속 타인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려고 노력해요. 유튜브도 마찬가지예요. 홍보를 위해 ‘키워드 광고’도 고려할 수 있지만 일종의 의존이라고 생각해요. 그들이 내 키워드를 올려주지 않으면 힘이 없어지는 거니까요. 나만의 콘텐츠를 쌓는 게 최고의 마케팅이자 브랜딩이라고 생각합니다. 광고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고 내 콘텐츠를 보고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꾸준히 하고 있어요.
변호사로서 살아갈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처음 5년 동안은 저에게 변호사라는 직업이 성격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상상력의 빈곤에서 오는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가야 하는 길, 그러니까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고 싶지는 않았는데, 그 트랙을 가다 보니 성취감도 별로 느끼지 못하고 답답해서 벗어나고 싶었던 거죠. 그 트랙 외에 다른 길이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보니 변호사로서 할 수 있는 영역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협상 전문가로서 변호사는 정형화된 길은 아니거든요. 조금만 상상력을 발휘해 보면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생각보다 많고 거기서 내 길을 닦아나갈 수 있어요.
누군가의 인생의 결정적 순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변호사 업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인생 여정 중에 로펌 문턱에 발을 딛지 않는 분들도 많지만, 로펌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커다란 문제를 안고 오죠. 누군가의 결정적 순간을 망치지 않으려면 평소에 칼을 날카롭게 다듬고 있어야 해요. 책상 앞에서 수 시간 고민하는 과정이 지난하기도 하고 책임감에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숭고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나를 절실하게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마치며. 인터뷰 내내 행복한 시간이었다. 로웨이브라는 새로운 형태의 메거진을 만들기 위해 아장스망이라는 기업 메거진 및 브랜딩을 전문으로하는 컨설팅팀이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 그들의 철저한 준비와 프로페셔널함, 물흐르는듯 진행되는 인터뷰 덕분에 밀도 있는 대화가 이어졌다. 역시 프로는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또 다른 팀과 작은 협업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웠고, 내가 살아가는 길을 복기해볼 수 있어서 의미있었다.
<로웨이브> 창간호
editor 김상아, photographer 송승훈
전문: https://www.lawwave.kr/feel/37
아장스망 홈페이지: https://www.agencemen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