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돌이켜보면 아내는 스무살에 변변치 않은 나를 만났다

결혼 11주년을 맞아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와 둘이 온 제주도.

주말을 낀 소소한 3일간의 일정이지만, 그래도 가을 제주를 서로에게 집중하며 거닐 수 있어 그것으로 감사하다.


돌이켜보면 아내는 스무살에 변변치 않은 나를 만나 힘들 때마다 내 곁에서 묵묵히 내게 힘을 주는 사람이었다.


몬트리올에 유학 생활을 하면서도 남자친구가 근무하는 강원도 인제 원통 헌병대에 21시간을 걸려 면회를 온 사람,

글로벌 제약사에 다니면서도 가난한 고시생 신분의 남자친구를 3년동안 한결같이 돌보아준 사람,

변호사시험을 칠 때 자신의 방을 내주고 자신은 찜질방에서 출퇴근하며 매일 시험 마치는 시간에 맞추어 한겨울 교문 앞을 기다리다 지친 나를 안아주던 사람,

모은 돈이 없어 12평 동교동 투룸 빌라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해도 남편을 초라하게 생각하지 않던 사람,

인생공간 리모델링 공사비가 모자라 신혼집을 빼서 후배네 집에 선율이를 데리고 8개월을 얹혀 살아도 자기보다 후배 내외와 내가 불편할까 배려하던 사람,


내가 작게라도 무엇인가를 이루고, 혹시 누구에게 인정받는 일이 있다면, 8할은 모두 아내 덕분이리라.


아내와 단 둘이 10년만에 제주에 있다. 2002년 9월에 만나 2013년 9월에 결혼을 하고, 2024년 9월이 되었으니 그렇게 22년이 쏜살 같이 지나갔다.


무엇보다 아내가 행복한 가을이기를,

그리고 아내와 함께 삼둥이와 나도 행복한 가을이기를 바래본다.


#결혼기념일 #만난지22년 #결혼한지11년 #내가무언가를이루었다면 #8할은아내덕분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로웨이브 창간호 인터뷰 <협상가 류재언 변호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