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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Sep 25. 2020

그냥 즐기면 안될까?

1등에게 뭘 해줄거냐 질문하는 너희에게

강의 형식의 수업이 필요 할 때도 많지만,

너희들이 더 즐겁게 즐기며 직접 참여하는 수업을 누리게 해 주고 싶어서.

그래서 종종 팀을 만들어 단어 게임을 하곤 하지.


너희들은 어김 없이 물어보더라.

1등은 뭘 해줄 거냐고.


1등 한 사람에게 막대 사탕을 선물 했던 적도 있고,

1등 한 팀에게는 보너스 점수를 준 적도 많았지.


하지만 요 며칠은,

아무 것도 안 해 주겠다 했지.


1등을 해도 아무 것도 받지 못 한 다는걸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단어 카드 게임을 하고 있는 너희들이 너무나 사랑 스러웠단다.

한장 한장 자르느라 얼마나 고생스러웠는지... 하지만 즐겁게 게임할 너희들 생각에 꾹 참았다..^^

점심 먹고 피곤 했을 수 있는 시간에,

대입을 앞두고 여러가지 일로 마음 복잡 했을 너희가,

더 의욕적으로 게임 하려고 서로 고민하고 웃고 떠느는 모습이 얼마나 고맙고 사랑스럽던지.


목표와 동기를 가지고 열정과 의욕 충만하게 달려야 하는 시간이 우리에겐 분명 필요하더라.


하지만,

때로는 너희가 그냥 오늘 하루 일상을 즐겼으면 좋겠어.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이 시간을 추억 했을때,

너희를 살며시 미소지을 수 있게 할 기억은,

아주 특별하게 뇌리에 박혀버린 사건 보다는,

매일 평범하게 반복되어 희미하게 남아있을 일상의 시간일 가능성이 더 많거든.


Photo by Anita Jankovic on Unsplash


내가 그랬었단다.

한국을 떠나 지내는 오랜 시간동안 가장 그리웠던건,

가족들과 카트 끌며 장보던 이마트였고,

일교차 큰 아침 공기에 뭍어나던 가을 향기였었어.


특별한 곳에서 한껏 멋을 내고 찍었던 사진보다

일상에서 찰나의 순간을 찍었던 사진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와 동일한 이유일거야.

Photo by Anne Nygård on Unsplash

지극히 평범하게 반복되는 너희의 오늘 하루가,

맛있는 급식이 있어서,

마음 나누는 친구들이 있어서,

같이 웃고 떠드는 선생님들이 있어서,

항상 공기처럼 너희를 감싸는 가족이 있어서,


더욱 따뜻하고 풍성하게 채워지길.

그래서 먼 훗날 지금 이 시간을 되돌아 봤을 때,

후회로 찡그리기 보다는,

추억으로 살며시 미소 짓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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