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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을 Jan 01. 2021

시간(時間),  공간(空間) 그리고 인간(人間)

시간(時間),  공간(空間) 그리고 인간(人間)에 대한 새해 단상

흐르는 시간에 표기를 함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매우 과학적이면서도 인간의 삶에 있어 그야말로 '신의 한 수'라 할만하다. 시간에 대한 표식을 함으로써 어제의 그 시각(時刻)은 오늘 전혀 다른 시각(時刻)으로 재탄생할 수 있게 된다.

어제 12월 31일과 오늘 1월 1일이 바로 그것이다. 1월 1일 현재 시각의 나는 지난 어제의 시각의 모든 것들과 거의 완벽히 동일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전혀 다른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지금 이 시각 이후의 시간을 가늠해본다. 바로 시간의 표기가 이루어낸 성취이고 우리는 새해라고 명칭 하여 희망을 채운다. 이것은 또한 인류 역사 발전에 있어서 매우 위대한 원동력이 되어 왔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시각(時刻)과 시각 사이가 시간(時間)이다. 시각의 틈이 생기고 그것이 사이(間)이다. 그렇게 시각이 이어져 흐름을 만들고 시간이 형성된다. 흐름은 공간(空間) 형성의 일차 조건이 된다. 시간은 무한(無限)하다. 그러한 시간의 무한이 쌓여 하나의 입체 즉 공(空)을 형성하게 된다. 무한(無限)한 공과 공이 연결되어 공간(空間)을 형성하고 비로소 존재의 여건이 완성된다. 공간(空間) 속에 인(人)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시각은 비어 있는 공(空)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시간도 공(空)이고, 공간 역시 완벽히 공(空)이다. 공간 속에 인(人) 또한 비어 있음이 기본 원리이다. 즉 인(人)은 비어 있음으로 구성된 존재이다.

시간(時間)과 공간(空間)의 구성이 우주(宇宙)이고, 우주(宇宙) 또한 흐르기 때문에 무한 확장중이며 우주도 공(空)이 기본 원리이다. 흐름(時)과 비어 있음(空)은 우주의 원리가 되는 것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인(人)도 흐름(時)과 비어 있음(空)이 순리가 된다. 인(人)과 인(人)도 역시  간(間)에 놓이게 된다. 간(間) 즉 비어 있음은 인의 기본 원리이다.

비어 있는 간(間)은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먼저 물(物)과 물(物)의 공간적 거리이다. 원(遠)과 근(近)이 측정되는 거리이다. 이로써 자(尺)가 생겨난 것이다. 나아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거리가 있어야만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가까워도 문제일 수 있고, 멀어도 문제일 수 있는 것으로 아무리 가까운 사이일지라도 원근(遠近)의 조화가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다음은 관계(關係)이다. 사람은 물론 세상 모든 만물은 혼자가 아닌 모든 것들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우주를 형성하는 기본 원리가 간(間)에 있듯이 사람 살이도 기본 원리도 간(間)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움(空)이다. 몸과 마음의 비움이다. 인간은 기본 천성이 욕(欲)의 동물이다. 따라서 비움에서 강한 충돌이 발생하게 되고 인간의 불행의 대부분이 이 충돌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비움을 이해하는 것은 원만한 삶의 영위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핵심이다.

시각은 이제 21년 신축년의 1월 1일에 위치해있다. 우리의 지혜로 모든 것이 새로워질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것들은 또한 욕(欲)이 될 수도 있다. 비움을 이해함으로써 올바른 욕구(欲求)를 채울 수 있게 된다.

새해 새로운 다짐들이 버킷리스트가 되어 희망을 예고하고 있다. 작년의 시각에서도 그랬고 내년 동시각에서도 그럴 것이다. 성장이라는 과정에서 우리가 변화를 완벽히 이행하기 위해서는 비움이라는 기본 원리를 한 번쯤 되새기는 것도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마찰과 충돌을 줄이기 위해 필요할 것이다.

20년을 몇 초 남겨 두고 아쉬움을 카운트하였건만 벌써 21년의 첫날의 아쉬움을 카운트하게 될 처지에 놓여 있음에도 실제 우리는 오늘이 마치 영원한 듯 행동한다. 그것이 우리의 삶의 범주이다. 새해 첫날 시간(時間),  공간(空間) 그리고 인간(人間)이라는 나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주제들을 두서없이 나열하는 것은 영원이라는 무한( 無限)속에서의 한 점을 소중히 여겨보자는 것이다. 또한 그 소중한 한 점은 진실로 비어 있는 것(空)이고 삶의 속성이 그러함을 이해한다면 우리가 겪는 소위 스트레스는 상당히 해소될 수 있다.

인류사 그 어느 때보다 욕(欲)이 강조되고 있고 실제 의식주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의 욕(欲)이 충족되고 있다. 이에 비례하여 이를 감당할만한 정신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 개인으로써 최고 수준의 삶의 질 영위를 위하여 시간(時間)과 공간(空間) 속에서 인간(人間)을 이해해보는 것은 그래서 새해 첫날을 맞이함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올해 신축년은 희망보다 두려움이 앞선다. 이것이 나이 들어감일까? 나이 듦을 핑계대어 보지만 그 속은 욕(欲)이라는 걸 거부할 수가 없다. 인간으로서 욕(欲)은 영원히 채워질 수 없는 것일 것이다. 욕을 버릴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알기에 잠시 몸과 마음의 비움을 생각해보며 새해 첫날을 맞이한다. 창 밖 하늘에는 하루 종일 희망을 품은 하얀 눈이 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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