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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을 Jan 10. 2021

브런치 필명은 뭘로 하지?

브런치 작가님들의 대부분이 필명을 이용하는 것 같다. 사실 나는 브런치에 등록하면서 필명 고민은 단 일프로도 고민해보지 않은 터라 그간 필명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다. 하지만 브런치 활동을 약 일 년 정도 하면서 필명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고 급기야 오늘 본명에서 필명으로 바꾸게 되었다.



브런치 필명은 뭘로 하지?

왜 나는 브런치 필명을 고민하지 않았을까? 그것은 아마도 내가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올리는 것에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며, 또한 내 이름 석자에 얼마간의 자부심도 있었기 때문이다.

필명도 나를 표현하고 대표하는 이름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게 된 내 이름 등 그간의 필명들에 대한 내용들은 대략 이렇다.

먼저 나는 전 국민의 무려 20퍼센트를 차지한다는 김 씨 성을 갖고 있으며 김씨 중에서도 가장 많다는 김해 김씨이다. 이름의 마지막 돌림자로 쓰는 클 태(泰)는 너무 많이 쓰이고 있어서 더 이상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흔한 유형이다. 정리하면 '김○태' 유형으로 이름이 많다 보니 가운데 ○자에 끌어다 쓸 수 있는 모든 글씨를 쓴다고 보면 된다.

내 이름은 ○자에 넓을 광(廣)을 쓰고 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빛 광(光) 자를 사용했는데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주민등록등본을 떼어보니 넓을 광(廣) 자를 표기되어 있어서 그 이후 넓을 광(廣)을 사용하고 있다. 사연인즉 내 출생 등록을 동네 이장님에게 부탁했는데 그 이장님은 넓을 광자가 맘에 들었던 모양이다. 사실을 확인할 수는 없으나 그렇게 추정된다. 나는 이 사실이 별로 달갑지 않았다. 왜냐하면 넓은 광  한자가 너무 어려웠다. 사실 빛 광(光) 자는 너무 간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맘에 들지 않지만 넖을 광자를 써 오던 중 삼십 대에 어쩌다 내 이름이 아주 좋다는 작명원의 얘기를 듣고 그 이후 나름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이상이 내 이름 석자에 대한 다소 근거 부족한 자부심에 대한 설명이다.

오래전 개설하고 운영하진 않지만 네이버 블로그 가입하면서 사용한 필명이 중도거사(中道居士) 이다. 고등학교 때 배운 중도(中道)라는 의미가 매우 중요하게 뇌리에 박혀 있어 나름 의미가 있다 여겨 조합한 필명이다. 아마도 브런치 가입 당시에 필명을 사용했다면 분명히 이 중도거사(中道居士)를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다소 육십 대 이상으로 느껴지기도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어떤 때는 '산강누리아빠' 라는 필명도 사용한 적이 있다. 첫째 아이 낳을 때는 산에 깊이 빠져 있어서 태명을 '산이'라고 지었고 자연스럽게 둘째 따님의 태명은 '강', 그리고 막내는 '누리'라고 지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산강누리아빠라고 쓰는 것이 기분  좋았던 적도 있다.




그럼 브런치 필명은?

브런치 필명은 우연히 정하게 되었다. 어디서 보고 들어 영감을 받은 것인지는 정확히 기억하지 않지만 두자로 간단하고 발음하는 느낌이 좋았다.  바로 "담을"이다.

'담을'에 담긴 의미는 몇 가지가 있다. 먼저 담는다는 의미이다. 무언가를 많이 보고 듣고 읽고 배워서 내 마음에 머리에 담는다는 뜻이 가장  우선한다. 다음은 울타리와 같은 의미의 담을 의미한다. 담은 쌓을 수도 있고 허물 수도 있겠다. 가급적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마음의 담은 허물어야 하겠지만 지난 것에 대한 그리움의 담은 쌓아야 할 것이다.

인생 전반전을 돌아 후반전을 빠르게 살고 있다. 전반전의 삶은 이십 대 중반 대학교에 달하기까지 약 절반이 육체의 성장과 교육의 시기로써 부모의 도움으로 사는 기간이 절반 정도 포함되어 있다면 오십이후 후반전은 그야말로 백 퍼센트 본인만의 노력과 활동으로 누구의 도움 없이 살아가야만 하는 시기로써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배워  담는 활동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담을'이란 필명이 읽고 쓰는 브런치 필명으로 아주 적합한 것 같다. 그렇게 '담을'로 살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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