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담을 Mar 01. 2021

(서평) 백산주유소

(서평) 백산주유소
                                       시간여행, 2015 1판 6쇄

'사람과 사람은 어떻게 소통할까?'

백산주유소!  이 책을 덮으며 문득 그런 의문이 들었다. 회사 내 작은 도서관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별 기대 없이 집어 든 책인데, 말 그대로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주유소라는 치열한 가격경쟁의 혈투 시장에서 진심 어린 고객 서비스의 실체를 찾아 나가는 처절한 고민과 실천의 속내를 과장 없이 풀어쓴 책으로 여겨진다. 돌이켜보면 십이 년 전 나는 첫 팀장직을 부여받고 얼마나 많은 고민과 좌절을 겪었는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 물론 그 어려움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라서 백산주유소 문성필 대표의 글들은 한마디 한마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겉으로 드러난 백산 서비스의 실체는 3:3:3:1 네 번의 인사로 보이지만 그 인사를 통해 백산의 진심을 찾고 직원들이 이해하고 실천을 통해 고객에게까지 전달되기까지는 지난한 과정과 시간의 인내가 요구된다는 것을 글쓴이는 서두르지 않고 담담히 진솔하게 그려낸다. 바로 이 점이 이 책이 스테디셀러로서의 가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책은 읽다 보면 정지선 앞에서 기다리다가 드디어 파란 신호등으로 바뀌고 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시점이 가끔 등장하는데 현실은 독자의 기대와 달리 바로 빨간 신호등에 걸려 정차하는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주유소 장사꾼에서 경영가로서의 변화된 야심 찬 경영의지와 달리 주변 현장은 아무 바뀐 것 없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대목은 이 책이 얼마큼 솔직하게 쓰였는지 보여준다. 그렇게 문대표는 솔직함과 신뢰라는 진실성 하나로 치열한 제살 깎기 주유 시장의 현실에 굴하지 않고 돌파해 나간다.

'주유소는 기름을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이루는데 도움을 주는 도너(donor)의 역할을 해야 한다' 백산주유소를 다녀간 고객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상황을 들여다보고 내린 사업의 의미이다. 급한 계약을 수주하기 위해 차를 타고 가는 고객, 중요한 면접을 보러 가는 고객, 연인을 만나러 가는 고객 등 그들이 가진 꿈과 희망을 보며 백산의 서비스가 어떤 역할이고 의미인지를 생각하며 찾은 사업방향은 지치지 않는 지속가능한 그리고 차별화된 서비스의 탄생을 알린다.

'변칙은 내가 처한 상황을 당장은 편안하게 해결할 수 일을지 몰라도 반드시 리스크를 발생시킨다. 기본에 충실한 행위의 결과는 나를 지켜줄 것이고  효과가 더디다  할지라도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줄 것이다.' 장사와 사업, 운영과 경영의 차이와 의미를 백산주유소 문성필 대표는 이와 같이 명확하게 규정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경영자로 거듭나게 된다. 경영자라고 해서 절대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니다. 고객 즉 내부 직원과 외부 고객에 대한 진심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규정하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행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자!  두 사람이 인사를 하는데 누가 진심을 담긴 인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 고객은 단박에 알아차린다. '직원들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고객을 대하느냐가 주유소의 서비스질을 좌우했다. 체계적으로 고객응대를 익혔다 할지라도 힘든 업무를 반복하다 보면 누구나 무감각해지고 지치기 마련이다. 행위자의 마음이 불편하고 몸이 피곤하면 고객을 건성으로 대하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상을 찌푸리기도 한다.'  그렇다. 서비스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 서비스 제공자의 선행 여건이 매우 중요하다. 스스로 만족한 직원만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치열한 내부 직원간 소통을 시작하여 서로의 진심을 찾아 주고 위로하고 격려하고 응원한다.

'이제야 경영자가 된 느낌이었다. 구성원이 웃음을 짓고, 목소리는 맑고 얼굴은 명랑했다. 행동은 당당하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하는 일이 즐겁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을 때, 사람들은 긴 시간을 인내하고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창의적일 수 있다. 목표에 대해 정진할 수 있다. 스스로의 자긍심이 자존감으로 발전하고 그 상태에서 고객을 자연스럽게 접객할 수 있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 자신의 삶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품격이 있는 서비스로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직원들의 품격이 있어야 한다' 문 대표가 무슨 생각을 갖고 어떻게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백산만의 서비스를 완성하였는지 이 내용을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5 빼기 3 이 얼마인지 아세요?
2 더하기 2 는 얼마인지 아세요?

이 책의 195페이지에 나오는 내용이다. 오해가 생길 때 상대방 입장에서 세 번만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는 의미이고, 이해하고 이해하면 사랑이 된다는 의미로써 이 두 개의 문장에서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이 내용에서 나 자신도 반성하는 바가 크다. 회사에서 중요한 파트너임에도 불구하고 생각과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소통보다는 편의상 단절로 정리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한 조직의 리더로서 그 누구도 한 줌의 배척과 단절 없이 껴안고 보듬어 가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우랴!  비록 알고 있더라 할지라도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이 책은 그 힘든 길은 묵묵히 진실되게 치열하게 부대끼며 걸어 나간 살아있는 발자국의 자취이다. 그야말로 "Keep going"이 무엇인지 절절히 보여주는 책으로 크고 작은 어느 조직의 리더라면 반드시 읽어야 될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지금 우리는 공유와 공감이라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서로 부대끼며 일하는 자신의 직장이 미래의 꿈을 실현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창조해서 생각하는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다.'

그 유명한 일본의 MK택시 유태식 부회장이 다녀간 백산주유소 제국을 이루어낸 문성필 소장의 위 글로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

PS : 갑자기 경기 시흥에 가보고 싶다. 그 땅 어느 사거리에 사람들의 마음을 환히 비추며 오늘도 행복 만땅 충전시켜 주는 주유소가 있으리!!!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 필명은 뭘로 하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