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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라 Oct 18. 2018

<1장> 질투

1화 질투, 어디까지 해도 좋은 걸까 


망연뼈 시즌2  제1장은 '질투'를 주제로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지극히 평범한 정신세계를 소유한 평범한 연인들의 질투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일반적이지 않은 질투의 영역(정신질환, 잦은 외도, 양다리, 성매매업소)에 해당되는 분들은 이 글을 읽으며 고민하지 마시고 스스로의 앞날을 위해 헤어지시길 바랍니다. 


0.


우리는 항상 고민하죠 


내가 과도한 걸까 

그 사람이 질투하게 할 만한 행동을 한 걸까 


질투는 질투대로 힘든 와중에, 이 마음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친구들에게 묻고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습니다. 애인과도 보통, 상대는 나에게 예민하다 말하고  난 화낼만한 상황이라는 것이 대립하며 큰 싸움으로 이어지곤 하죠. 나는 소심하고 집착하는 사람 취급받는 것이 모욕스럽고 상대방은 자신을 믿지 않고 쪼아대는 것에 염증을 느끼곤 합니다. 


1. 


이번화의 제목은 '질투, 어디까지 해도 좋은 걸까'입니다. 


사실 질투의 정도는 연인들마다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극단적이지만 어떤 커플은 상대가 밖에서 자유연애를 하고 다녀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커플이 있는가 하면, 연인이 가족을 챙기는 것까지 못 견디고 24시간 자신만 신경 써주길 바라는 자도 있습니다. 


연인관계의 질투 논쟁에서 중요한 건 

그래서 특정 사건이 아닙니다. 


2.


예를 들어 온세상이 그건 정말 질투할만하다 화낼만하다고 느끼는 일이라도 당신 애인이 "니가 과한 거야. 니 친구들 다 똑같아. 나 좀 숨막히게 하지 마"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보통 이런 일이 있을 때 사람들은,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애인이 스스로 얼마나 문제인지 깨닫고 속상한 나의 맘에 공감해주길 바랍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여러 가지 예시를 들고, 엄청나게 화를 내거나 울거나 힘들어하며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를 최대한 알리려 합니다. 


그러다 보니 보통 싸울 때 저 두 가지 패턴이 됩니다. 


<대화 1. 난 질투 안 나는데? 패턴>

나: 생각해봐 출근 때마다 조수석에 여자 태워 다니면 어느 여자친구가 안 싫어해?

상대: OO 여자친구는 그런 거 신경 안 쓰던데

나: 입장 바꿔 생각해봐 내가 매일 출근 때마다 A를 조수석에 태워 다니면 넌 안 기분 나빠?

상대: 어 난 안 기분 나쁜데? 카풀하면 기름값 아끼고 좋지 어차피 가는 방향인데  


<대화 2. 말해봤자 싸움 나잖아 패턴>

나: 왜 술자리에 걔(늘 거슬리던 존재) 있었던 거 말 안 해?

상대: 굳이 뭐하러 말해 말하면 싸움만 날텐데 

나: 싸울 거 알면 왜 같이 술 마셔? 

상대: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 다같이 갔는데 그럼 걔 있다고 내가 빠져? 

나: 아니 그럼 처음부터 있다고 말하던가 

상대: 아무 생각도 없었고 그런 말 할 짬도 없었다고 


답답하시죠? 


3. 


위에 대화 패턴은 상대에게 공감을 끌어내려하지만 상대방이 공감을 하지 않아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계속 저 패턴으로 대화하면 해결은 되지 않은 채 '내가 예민한가..'하는 자괴감만 갖고 어영부영 대화가 마무리될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객관적으로 어쨌든 간에, 상대방은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이 왜 이 일로 질투하는지 이해가 안될 수도 있고, 당신 마음은 알겠는데 짜증나서 공감을 안 하려 할 수도 있고, 그냥 나쁜인간이 되는 게 싫어서 고집부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화해보세요 


<대화 1. 난 질투 안 나는데? 패턴>

나: 생각해봐 출근 때마다 조수석에 여자 태워 다니면 어느 여자친구가 안 싫어해?

상대: OO 여자친구는 그런 거 신경 안 쓰던데

나: 입장 바꿔 생각해봐 내가 매일 출근 때마다 A를 조수석에 태워 다니면 넌 안 기분 나빠?

상대: 어 난 안 기분 나쁜데? 카풀하면 기름값 아끼고 좋지 어차피 가는 방향인데  

나: 그런데 난 아무리 이해해보려 해도 아주 기분이 나빠. 어떻게 하면 좋을까?


<대화 2. 말해봤자 싸움 나잖아 패턴>

나: 왜 술자리에 걔(늘 거슬리던 존재) 있었던 거 말 안 해?

상대: 굳이 뭐하러 말해 말하면 싸움만 날텐데 

나: 싸울 거 알면 왜 같이 술 마셔? 

상대: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 다같이 갔는데 그럼 걔 있다고 내가 빠져? 

나: 아니 그럼 처음부터 있다고 말하던가 

상대: 아무 생각도 없었고 그런 말 할 짬도 없었다고 

나: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속상한 건 어떻게 안되네.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진전된 대화를 하려면 위에 예시처럼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상대방에게 문장으로 말하도록 질문을 하세요. 아주 간단하지만 대화의 방향이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물어보는 것의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상대에게도 의견을 제시하게 함으로써, 죄인 취급받는다는 생각에 고집부리고 짜증부터 내는 사람들을 협상 테이블로 데려올 수 있다 

- 서로 합의 볼 수 없는 부분 일정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다음 방향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지 않는다 

- 상대방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기 때문에 타협점을 이끌어내기 비교적 수월하다


4. 


사람이 평생 다르게 살아와서 대부분의 연인은 관점이 다르고 다 질투 포인트가 있게 마련입니다. 

헤어지기 싫다고 내가 평생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을 꾸역꾸역 이해할 수도 없고, 내가 질투 나고 화난다고 해서 상대방이 아무것도 못하게 사지를 잘라놓을 수도 없습니다. 


어느 정도의 합의점을 맞춰나가기 위한 자세가 되어있느냐 


오늘의 포인트는 바로 이 부분입니다. 

어떻게 할지 물어보는 대화는

바로 이런 자세를 서로 확인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상대에게 물어보고 그 이야기를 분명 경청해야 합니다. 전혀 상대 이야기를 들을 생각도 없이 부모들이 훈육할 때 하는 "너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라는 답이 정해진 질문을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상대방이 만날만한 사람이라면, 100% 자신만을 위한 고집을 피우지 않을 겁니다. 혹 결과적으로는 당신이 원하는 일은 아니더라도 그 일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말을 할 테지요. 어쩌면 당신이 원하는 것도 모 아니면 도의 결과보다 당신의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의 말 한마디로 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대화는 보다 쉽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절대 용납해서는 안될 질투 행동들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공유를 통해 힘을 보태주세요 

못난 과거를 짜내는데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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