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최근 친해진 친구가 있다. 성별은 다르지만, 함께 호흡을 맞춰해야 할 일이 있었고, 대화도 잘 통해서 아주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호감을 보이며 뜬금없이 오는 개인 톡에는 철벽을 쳤지만, 이 친구에게는 그런 벽을 세우지 않았다. 누구나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친구였기에 나도 배려받은 만큼 잘해주고 싶었다.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카톡을 하고 같이 커피 마시는 일이 특별하지 않은 관계가 되었다. 정말 너무 자연스러웠고 편했다. 친한 이성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동생이니까 가벼운 팔짱 정도는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여럿이 섞여서 그 정도는 하니까. 그날은 팔짱을 낀 그 친구의 팔이 자꾸 풀렸다. 내 손이 풀린 그 친구의 팔꿈치에 매달렸다. 한참을 그러다 힘이 풀려 스르륵 내려간 내 손을, 그 친구가 맞잡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너무 자연스럽게 잡아서 어색함도 못 느꼈다. 실수인가 싶어서 바뀐 신호등을 가리키며 손을 슬쩍 빼서 다시 팔꿈치 쪽으로 손을 올렸다. 다시 팔이 풀리더니 손이 또 맞잡아졌다. '어,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어버버 하는 사이, 얼떨결에 집 앞까지 손을 맞잡고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