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squeen Jul 22. 2023

벼락 맞은 비자나무

죽음을 이겨내고 100년을 살아…


#. 벼락 맞은 비자나무


벼락을 맞고도 100년을 살아온 비자나무를 아시나요?


제주 비자림에 가면 '벼락 맞은 비자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20세기 초, 벼락을 맞고도 죽지 않고 살아있는 비자나무의 비결은 무엇일까 무척 궁금했는데요.


벼락 맞아 죽을 위기를 이겨낸 생명력의 비밀은 '연리목(사랑나무)'이라는데 있었습니다.

뿌리는 다르지만 몸은 하나였던 '벼락 맞은 비자나무'.

겉보기엔 하나의 나무지만, 자세히 보면 수나무와 암나무가 서로를 지탱하며, 마치 하나의 나무처럼 자라고 있었지요.



원래 나무는 벼락을 맞을 때 본능적으로 모든 수분을  뿜어낸다고 합니다.

벼락 맞은 비자나무는 뿌리가 다른 수나무만 벼락을 맞아 일부가 불에 탔고, 다행히 암나무에는 불이 번지지 않아서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암나무가 수나무에게 수분을 계속 공급해 줬다고 해요.

수나무의 '살고자 하는 의지'만큼이나 암나무의 '지극한 사랑과 헌신'이 '벼락 맞은 비자나무'가 100년의 세월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비자나무의 꽃말은 소중, 사랑스러운 미소입니다.

잎 뻗음이 아닐 '비(非)'자를 닮아서 비자나무로 불린다 고하는데요.


비자나무는 이름만큼 단호하게 '아니다' 싶으면 가차 없이 나뭇가지를 잘라버리는 습성도 있었습니다.

'벼락 맞은 비자나무' 밑엔 먹다 버린 닭 뼈처럼 보이는 짧은 나뭇가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이 닭 뼈 모양의 가지들도 사연이 있습니다.


천년의 세월을 지켜온 비자림에는 5백 년, 8백 년이 넘는 세월을 견뎌온 비자나무가 2천5백여 그루 넘게 있다 보니 비자나무끼리 '빛'을 보기 위한 생존경쟁도 치열하다고 합니다.


비자나무는 하늘을 향해 잘 자라는 가지만 생명력을 이어가는 데 집중하고, 광합성을 하지 못하면서 에너지만 소모하는 가지는 스스로 잘라내어 땅에 떨어뜨리는데, 죽은 나뭇가지 모양이 마치 닭 뼈와 닮아서 닭 뼈라고 부르기도 한다네요.


비자나무는 1년에 고작 1.5cm밖에 자라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면 성장이 멈춰있는 것 같은 이 나무가, 더 오래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나뭇가지는 스스로 잘라내며 성장속도를 조절한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비자림에서 만난 벼락 맞은 비자나무는 견뎌낸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깊은 '삶의 지혜'를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저도 비자나무의 꽃말처럼 무엇이 더 소중한지 깨닫고, 비록 더디지만 천천히 성장하면서 생명력을 지킬 수 있는 방법, 그 답을 찾고 싶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함께, 또 같이 살 수는 없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