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사랑받고 싶어서 고민해봤어요
나는 사랑받는 사람이고 싶다. 엄마 아빠가 나를 이뻐하고, 오랜만에 나를 만나면 너무 좋아하고, 항상 끼고 데리고 다니고 싶어하는 것 처럼 친구들에게도 좋은 친구로 인식되고 싶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고, 시원시원하게 도움을 주는 그런 친구이고 싶다. 귀여운 직장 후배이고 싶고, 멋있고 믿음직스러운 회사 선배이고 싶고, 아는 언니이고 싶고, 언제든 연락하면 유쾌한 동생이고 싶다.
나는 심지어 내 브런치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미움받거나 손가락질받고싶지 않다. 응원만 받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매몰찬 댓글을 읽을때면 어라 내가 너무 잘못하고 있는 것인가 움찔하곤 한다.
그리고 결혼하여 시댁에게 여러번 마음의 상처도 받고, 서로 토라지면서도 나는 만나면 여전히 상냥하게 웃고 장난치고 귀여운 행동을 하는 며느리이고 싶다. 시댁과의 관계도 굳이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우리 시댁 좋아요" 이고 싶지, 눈알을 굴리며 "Urgh" 하는 그런 사이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때로는 신혼 초, 일주일에 한 두번씩 전화를 하며 더 친한 관계가 되고 싶던 초보 며느리였던 내가, 그대로 쭉 더 노력했다면 더 사랑받는 며느리였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내가 좀 덜 생각 했더라면, 좀 덜 민감하게 생각하고 고민했더라면, 나는 그냥 하하호호 웃는 이쁨받는 며느리였을까.
가벼운 남녀차별적인 발언이나 사상을 그냥 "우리 할아버지도 가끔 저래" 하면서 넘어갔더라면, 우리 부모님과의 경제적인 차이와 인심의 차이를 엄마아빠가 늘 나에게 시키듯 "너가 쿨하게 이해해드려"라는 말을 잘 지킬 수 있었다면, 나는 좀 더 이쁨받는 표정과 얼굴을 가진 며느리가 되었을까.
주말에 남편 동생 생일이어 간 식당이 내게 너무 시장통처럼 시끌벅적하지 않을지 눈치를 보는 시어머님을 보며 죄송하기도 하고, 이래서 오는 편안함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하며 복잡한 마음을 또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