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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chid Feb 26. 2018

블록체인과 에너지

논문 리뷰_마이크로 그리드에의 활용

필자는 블록체인에 관해서도, 에너지 (그 에너지 맞다. 전력 등의 에너지를 의미한다) 자원의 컨트롤에 관해서도 무지하다. 굳이 첫 문장부터 밝히는 이유는 독자의 기대를 낮추는 동시에 효율적으로 질문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읽다가 더 골치 아파질 각오를 해야 한다). 블록체인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글을 많이 봤지만, 실제로 에너지 컨트롤에 활용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것은 처음이라 신선한 마음에 Munsing, Mather & Moura (2017)의 페이퍼를 공유한다. 논문의 제목은 "Blockchains for Decentralized Optimization of Energy Resources in Microgrid Networks"이다. 논문의 제목 만으로도 설명해야 할 것이 굉장히 많아 보이지만, 결국 페이퍼의 요지는 블록체인 구조를 활용해서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것을 구구절절 수식과 함께 써 내려간 연구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즉, 'Peer-to-peer energy market'의 구조(architecture)로 에너지 최적화 문제를 풀고자 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들이 다룬 이슈는 신뢰, 안전성 그리고 투명성의 문제이며, 이를 탈 중앙화 (decentralization)를 지향하는 블록체인과 스마트 컨트랙트로 풀어 보겠다고 한 것이다. 여기까지가 논문 요약이 말하고 있는 내용인데, 여기까지는 굉장히 흥미롭다.


본격적인 설명에 들어가기 전에, 간단히 몇몇 단어들을 소개하고 넘어갈 예정이다. 우선 'DER'이라 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이는 distributed energy resources 의 약자이며 큰 전력 발전소와 같은 메인 발전소가 아닌 로컬에 위치한 소규모의 분산되어 있는 자원들 - 태양열 패널, 전기 자동차, 스마트 기기들, 배터리 저장 시스템 - 을 의미한다. 잘 사용된다면 이런 자원들은 전기 그리드 (grid)에 재생 에너지를 통합시켜 비용을 낮추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시장의 독점 시스템이다. 로컬 마켓은 이런 DER 의 활용을 증진시키고자 인센티브의 목적으로 고안되었는데 (기존 독점 체제의 전력발전소들의 반대로 활성화가 어렵기 때문에), 에너지 컨트롤을 위해 'microgrid aggregator' 혹은 중앙화 된 공기업들이 투입되었다. 


Figure from Munsing, Mather & Moura (2017)


하지만, 이는 인센티브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즉, 마이크로 그리드의 독점 체제가 인센티브를 높게 받으려는 노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중앙화 된 컨트롤 시스템은 사용자에게 최적의 가격(시장가)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대신, 인센티브를 높게 받아 이윤을 최대화하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 본 논문에서는 이런 신뢰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고 자 탈중앙화 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에너지 컨트롤 플로우를 자동화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려 실제로 효율적인지를 보았다. 논문의 결과 섹션을 보면 distributed 방식이 0.4% 만큼 'optimal cost' 가 높았다고 보고되어 있다 ('cost'라는 말은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필자가 이해한 게 맞다면, 가격에 대한 고려를 제외한 optimal quantity에 대한 고려만 할 경우 가용 에너지(DER)의 총량이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Munsing, Mather & Moura는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알고리듬을 만들고, 각 제너레이터 (generator)와 로드(load, 에너지를 사용하는 쪽을 말한다)의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시스템을 만들게 된다. 이들은 각각에서 트래킹 되는 데이터로 에너지의 하루 전 사용을 스케줄링하고, 그리드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여기서 블록체인은 투명하고, 신뢰하지 않아도 되는 (trustless) 데이터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에너지를 사용한 기록은 스마트 컨트랙트 방식으로 Billing 용 블록에 태깅 되어 각 가정에 전달한다. 블록이 저장되기 전에 일종의 증명(작업 증명)이 되어야 하는데, 'aggregator step'을 단출하게 만들기 위한 ADMM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된다고 제안한다 (라고 이해했다). 이 방식을 사용할 경우 컴퓨테이션 파워가 훨씬 적게 들기 때문에 막대한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는 마이닝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라고 이해했다). 이들은 말미에 가상화폐를 활용해서 billing 구조도 어떻게 해볼 수 있다고 써 놓았지만, 구체적인 것은 레퍼(reference)로 달린 도서를 참조하라는 무책임한 말을 남기고 결과 부분으로 넘어간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 상상을 해보자. 

만약에, 리워드 시스템으로 에너지를 세이빙 한 블록에 가상화폐가 보상으로 주어진다면? 

마이크로 그리드의 라이트 노드들(고객)이 일정량의 가상화폐를 갖고 (물론 현금으로 바꾼) 시작해서, bill을 가상화폐로 내고 에너지 프로바이더 (정부가 되겠지 세금이니까)는 가상화폐를 세금의 명목으로 받고, 에너지 세이빙을 한 노드는 리워드로 세이빙 한 만큼을 돌려받는다면? 그럴 수 있다면 세금 구조가 좀 더 효율적으로, 매개 역할을 하는 공기업이나 aggregator 없이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그런데 무엇보다 헷갈리는 점은, 실제로는 블록의 증명(verification) 과정에서 적더라도 일정량의 컴퓨팅 파워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을 텐데, 이곳에 쓰이는 에너지가 DER을 탈중앙 화해서 아낄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보다 과연 유의미하게 적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최적의 비용이 늘어났다는 것은 이들이 제안하는 decentralized 방식이 기존의 centralized 방식에 비해 더 효율적이라는 뜻인데, 필자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는지, 맞다면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인지가 숙제로 남았다. 필자는 두 번을 읽었으나 알 수 없었다 (혹시 인사이트가 있는 독자가 있다면 댓글로 소통하면 좋겠다). 하지만 희망적인 부분은 이렇게 블록체인을 정교하게 사용한 케이스 자체가 매우 흥미롭다는 것이다 (!).



참고문헌:  Munsing, E., Mather, J., & Moura, S. (2017, August). Blockchains for decentralized optimization of energy resources in microgrid networks. In Control Technology and Applications (CCTA), 2017 IEEE Conference on (pp. 2164-2171). IE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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