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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마음에게

'ViDA'로 다시 시작하며

by ViDA


왜 이렇게 민감할까

나는 왜 또 흔들리는 걸까

무너지고 넘어지는 내가 밉다


사람들의 표정 하나

농담 하나에도 상처받고는

상처받은 나를 탓하고 원망한다


나를 삼킨 우울과 불안은

결국 몸의 통증으로 나타났고

짙은 어둠에 앞이 보이지 않았다


아침은 서서히 밝아왔다

먼동이 트기 전의 어둠이었구나

선명한 새벽빛에 눈이 부신 지금에 감사하다


어둠과 함께 걸어가면서

이제는 나처럼 민감한 마음에게

작고 다정한 회복의 말을 걸어보고 싶다




브런치를 쉬는 동안, 저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엄마가 되면 좀 더 강해질 줄 알았는데 저는 여전히 흔들리고 넘어지며 일상을 살아냅니다. 그런 나라도 나와 비슷한 누군가에게는 작은 빛과 희망을 선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할 용기를 내어 봅니다.


11년 동안 마음수련 명상을 하면서 조금은 둔감해지고, 내가 나인 것을 괴로워하던 힘든 마음들이 사라져 자유로웠습니다. 그러나 내가 '매우 민감한 사람(HSP)'이라는 것은 더 또렷해졌습니다.


"명상했다면서 왜 그래?"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명상을 했기에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내서 지금 여기에 있으며, 이런 나를 감추지 않고 드러낼 용기를 얻었다고 답하고 싶습니다.


초등교사에게 민감함은 재능이기도 하지만 재앙이기도 합니다. 사소한 일에 감동하고 아이들의 마음에 온전히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지만, 쉽게 번아웃이 오거든요. 아이들의 찌푸린 표정 하나, 무심한 말 한마디에 금세 무너집니다.


그래서 저는,

나를 위해 날마다 작고 다정한 회복을 건넵니다.


'ViDA'는 이전 브런치 작가명으로 쓰던 '선명한 새벽빛(Vivid DAWN)'에서 온 새 이름입니다. 어둠을 지나 마주하는 새벽빛처럼, 이 글이 닿은 이들에게도 작고 다정한 회복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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