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 rot
회색 곰팡이가 피어 수분이 날아가고 쭈글쭈글해진 시든 포도로 만든 와인. 바로 귀부(귀하게 썩은) 와인이다.
단맛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디저트 와인에 속하는 귀부와인은 개인적인 취향과 거리가 멀지만, 같은 포도 알맹이 속에서도 당도를 최대치로 뽑아낼 수 있게 하는 이 귀부균의 존재는 언제 생각해 보아도 놀랍다.
자의가 아닌 환경이나 관계에 떠밀려 낡고 쭈글쭈글해진 인생 또한, 꿀보다 달콤한 어떤 것을 창작할 원료가 될 수 있다는 말 아닌가?
귀하게 썩은 달콤한 인생,
한 번쯤 살아봄직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