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11
여느 출근길과 다를 거 없이 책을 한 손에 끼고 기차에 올라탔다.
마주 보는 좌석에 앉아서 책을 마저 읽기 시작했다.
문장을 계속 읽어 나가다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당황스러울 만큼.
누구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저자의 상황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깊게 헤아리려고
위 페이지를 몇 번이나 읽고 또다시 읽었는지 모른다.
문득 감사했다.
우리들도 분명 누군가에게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힘이 되고 기쁨이며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만족하며
영영 편히 쉴 수 있게 해주는 존재들이란 것을
잊어서는 또는 망각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줘서.
드물지만 생각지 못한 짧은 찰나에도 이런 감동받는 일이 일어나곤 한다.
귀하게도. 고맙게도.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