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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알라 Dec 30. 2018

12월의 런던이란

20181229




크리스마스는 끝났다. 영국 사람들이 12월 한 달 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크리스마스가 지나갔다. 영국의 12월은 가장 화려하고도 따뜻한 달이 아닐까 싶다. 각자 사랑하는 가족들과 애인들을 떠올리며 그들이 갖고 싶어 했던, 혹은 필요한 또는 어울리는 크리스마스 선물들을 내내 고민하는 달이라 그런지 사랑이 가득한 달이다. 마치 그들이 산타가 된 것처럼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쇼핑리스트에 하나씩 줄 쳐가며 쇼핑 목록을 완성시킨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카페 - Ole & Steen




길거리에는 양손 가득 짐을 든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모두 다 하나 된 마음으로 양손에 쥔 쇼핑백에는 알록달록하고 글리터로 가득한 포장지들이 하나씩 꽂혀 있다. 크리스마스 당일날까지 손수 포장해 놓은 선물들을 트리 밑에 하나씩 차곡 쌓아 올려두는 이 귀여운 전통이 늘 예뻐 보였다. 영국 내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크리스마스와 박싱데이 공휴일을 끼고 근 2주 동안 휴가를 내고 가족들과 오붓한 연말을 보내며 한 해를 마무리한다. 그래서 그런지 12월은, 마지막 둘째 주를 제외하고 온갖 크리스마스 및 연말 모임으로 분주하다. 유명세를 조금이라도 탄 레스토랑들의 24일, 25일 예약 건들은 수개월 전부터 이미 예약을 마친 상태로 더 이상 예약을 받지 않는 모습이 허다하다. 런던 시내 또한 매해 바뀌는 크리스마스 라이트 장식들로 많은 이들의 사랑과 포토세례를 받으며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피카딜리 서커스
St. James's London




근 한 달 동안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들과 한정된 기간 동안 열람되는 윈터 원더랜드 놀이동산과 아이스 링크들은 12월을 더 재미나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요소들이다. 크리스마스 마켓 중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곳은 Southbank Centre Winter Market이다.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퇴근하고 사우스 뱅크까지 걸어가는 야경이 일단 일품이고 마켓 규모가 크지 않아 사람들이 붐빌 일이 적기 때문이다. 







초콜릿을 즉석에서 녹여 만든 핫 초콜릿, 계피 향이 듬뿍 나는 뱅쇼, 달달한 슈가 파우더가 흩뿌려진 추로스, 불에 잠시 녹여 말랑말랑한 마시멜로 꼬치 등 겨울 군것질들을 한눈에 찾아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넘쳐 나는 런던은 참 매력적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화려한 런던의 크리스마스가 가끔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다.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저녁을 준비하며 후식으로 커피 한 잔이나 와인 한 잔을 기울이며 담백한 담소를 나누는 게 내가 그리는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이다. 12월 전부터 크리스마스에 들떠 있는 영국인들을 보면 산타클로스 존재를 믿는 어린아이들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그만큼 그들의 마음들이 순수해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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