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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알라 Jan 16. 2022

마지막 인사

20220108

한 달 동안 한국에서 알차고 바쁘게 지냈다. 이제 현실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온 가족이 나를 배웅하러 이른 아침부터 우린 인천공항으로 떠났다. 핀에어는 제1 여객터미널에 있었다. 늘 대한항공만 이용했어서 내 기억에 한적했던 제2 여객터미널과는 많이 달랐다. 하루 전날에 체크인을 했었기에 나는 baggage drop에 줄을 섰다. 엄마가 내 옆에 서 있었고 동생이 카트를 끌어줬다. 짐을 부치고 난 후 우리 가족은 카페를 찾아 나섰다. 원래 우리 계획은 마지막으로 밥 한 끼를 같이 하는 거였지만 넉넉하지 못한 시간으로 카페로 바꿨다. 


한 층으로 더 올라가면 큰 정자가 있는 카페가 있었다. 아빠랑 엄마랑 나는 정자에 자리를 잡았고 동생이 피자빵과 커피 세 잔을 사 왔다. 게이트로 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면서 내 불안감은 커져만 갔고 부모님 눈을 더더욱 못 맞추었다. 혹시라도 눈물을 보이면 부모님도 슬퍼하실까 봐. 매년 하는 이별인데도 늘 어려운 거 같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웃으면서 인사하고 싶어서 나는 기억도 안나는 가벼운 농담을 마구 던진 거 같다.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시기보다는, 매를 먼저 맞는 게 낫다고, 빨리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어 커피를 빠르게 마셔버렸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그때 부모님과 눈을 더 맞추고 한 달 동안 감사했다고, 보고 싶을 거라고 말씀드릴걸 후회가 된다. 눈물바다로 만들어 버리고 싶지 않았지만 차라리 그렇게 했더라면 지금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덜하지 않았을까 싶다. 


인사할 시간이 다가왔다. 엄마 아빠를 포옹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뒤돌아보며 손 흔들며 인사했다 ㅠㅠㅠ 


보고 싶다 우리 부모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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