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끔한 학생,
안정적인 가정과 뛰어난 학습능력
그러나 몹시 어색한 행동과 말투,
모든 순간이 만화나 웹툰의 짤 같다.
한 번도 제대로 친구가 있어본 적 없다.
한 번도 싸워본 적도,
특별히 재미난 적도,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더더욱 없다.
좋은 대학 가서 돈 벌고 사는 삶을 원하는 듯하지만,
그 욕구 역시 직, 간접적인 학습의 결과라 여겨진다.
아무 일도 없이 성장은 가능한가.
장기하식의 별일 없이 사는 게 이기는 건
건강한 어른이 된 후의 일이다.
한 번도 갈등이나 좌절이나 욕망한 적 없는
그런 아이는 스스로의 사회성을 우려한다.
그 우려조차도 실은 타인에 의하여 조성된 건 아닌지.
지금부터 갑자기 그 모든 것을 겪을 수는 없다.
일단은 사회성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자.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진짜인가를 묻자.
어쩌면 스테레오타입의 자폐성향처럼
실은 혼자를 추구하는 건 아닌가.
문득 타인들과의 비교와 관계에 대한 관찰에서
도출된 결론이 사람은 아닌가.
별별 일이 일어났을 때 직면하고 대처하고 방어하고 생채기로 남도록 버틸 내면의 에너지는 충분한가.
열심히 바라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