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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칼레우체 - 마법의 유령선 이야기

유령선 칼레우체 – 바다를 지키는 아이들

by 정현철

칠레 전통 설화 **"엘 칼레우체 (El Caleuche)"**를 현대적인 감성과 이야기 구조로 각색해 드릴게요. 도시 아이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판타지와 생태 의식을 살짝 섞어서 구성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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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선 칼레우체 – 바다를 지키는 아이들』


(El Caleuche – Guardian of the Sea)

현대 동화 각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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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다 냄새나는 마을


마르코는 칠레 남쪽, 칠로에 섬에 사는 열두 살 소년이에요. 그의 가족은 대대로 어부였고, 마르코도 언젠간 멋진 배를 타고 고래처럼 바다를 누비고 싶었죠.


하지만 요즘 바다는 예전 같지 않았어요. 고기들은 점점 줄어들고, 해초는 기름때에 검게 물들었어요. 마르코는 가끔 밤에 혼자 방파제에 앉아, 바다를 지켜보다가 희미한 불빛을 보곤 했어요. 마치 물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선박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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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누구도 본 적 없는 배


어느 날 밤, 마르코는 그 배를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아버지의 오래된 쌍안경을 들고나갔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배는 바다 안갯속에서도 선명하게 보였어요. 흰 돛, 파랗게 빛나는 선체, 웃으며 춤추는 사람들...


“그건 그냥 관광선이야.” 어른들은 말했지만, 마르코는 알 수 있었어요. 그 배는 진짜가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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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칼레우체를 만나다


며칠 후, 마르코는 해변에서 조개를 줍던 중 신기한 것을 발견했어요. 반쯤 부서진 나무 조각에 희미하게 글자가 새겨져 있었죠. "CALEUCHE".

그 순간, 파도는 갑자기 잔잔해지고, 눈앞에 아지랑이처럼 배가 떠올랐어요. 그리고 거기서 한 소녀가 내려왔죠.


“너는 바다의 부름을 들은 아이야. 칼레우체가 너를 선택했어.”


그녀의 이름은 피아. 바다 요정 피르네의 후손이었어요. 칼레우체는 이제 더 이상 죽은 자의 유령선이 아니라, 바다를 지키는 아이들의 배가 되어 있었어요. 환경을 해치는 사람들로부터 바다를 보호하고, 바닷속 생명들을 도와주는 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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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선택의 순간


피아는 마르코에게 제안했어요.

“우리는 바다가 필요해. 너도 우리와 함께할래?”

하지만 그건 쉬운 결정이 아니었어요. 가족을 떠나야 했고, 아무도 그의 이야기를 믿지 않을 거였죠.


그 밤, 마르코는 마지막으로 바다를 바라보았어요. 기름 묻은 갈매기, 버려진 그물들, 그리고 점점 사라지는 물고기들.


그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좋아. 난 바다를 지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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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바다 위의 아이들


그 이후로 마르코는 사라졌지만, 사람들은 가끔 안개 낀 밤에 빛나는 배를 본다고 해요. 거기에는 웃고 있는 소년과 소녀들이 타고 있고, 바다를 돌보는 신비한 노랫소리가 들린다고 해요.


누구도 그 배를 쫓아갈 수 없지만, 누군가가 바다를 아끼는 마음으로 귀를 기울인다면, 칼레우체는 언제든 다시 나타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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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이 동화는 우리가 사는 환경, 특히 바다와 생태계를 지키는 일에 대한 중요성을 전합니다. 바다를 지키는 ‘아이들’은 실제로 우리 모두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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