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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달빛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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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 Oct 10. 2024

한자와 한문, 중국어 공부

달빛서당에서 만나는 모국어 안팎의 세계


이십 년 넘게 지속하고 있는 습관이 있다.

중국어 공부.

책, 테이프 카세트, MP3, 컴퓨터, 스마트폰

세월의 흐름에 따라 중국어를 만나는 도구는 달라졌지만

나는 계속해서 중국어를 듣고 읽고 쓰고 말한다.


어제 저녁을 차릴 때도 앱으로 대만 라디오 hit FM 聯播網을 들었고

오늘 점심을 먹을 때도 넷플릭스로 대만 드라마

一千個晚安천번의 굿나잇을 봤다.


중국어 공부는 재미, 진학, 진로, 생업 등의

과정을 거쳐 지금은 내게 습관, 정체성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중국어 배우길 잘했다 ㅎㅎ

앞으로 더 공부할 이유도 찾아가고

고마워!


친구가 보다가 내 생각이 났다고

전달해 준 중국어 영상을 보는데

중국어 배우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번역을 거칠 필요 없이

어떤 외국어를 받아들이는 것은 장갑을 끼지 않은 채로

손을 잡는 느낌이랄까?

모국어와 외국어의 경계에서

스스로 맛보는 풍요로움이 있다.


얼마 전 한자 수업을 하다 한 학생을 통해서

나와 중국어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한자를 꾸준히 배워오고 있는

그 학생은 공부 이유로 일본어를 잘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지.

일본어에도 한자가 많이 쓰인다.


중국어는 글자 자체가 한자이므로

중국어 공부와 한자도 뗄 수 없는 존재다.

한자에 계속 재미를 가지고

넓고 깊게 공부하는 방법으로

한문, 중국어 공부를 추천하고 싶어졌다.


한문 실력은 글을 읽는 데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데도 큰 도움을 주었다. 특히 조어 능력이 뛰어나게 발달했다. 한문 공부를 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말이 허황된 선전만은 아닌 듯하다. 글을 빨리 이해하고 잘 쓴다는 것은 머리가 좋다는 의미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후로 단어 사용이 폭이 넓어졌고 상황에 맞는 비유적 표현법이 좋아졌으며 논리적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한문 공부를 했기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언어 능력이 발달하는 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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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참여하는 논어 읽는 달빛서당에서는

나도 공부하고 학인들도 참고로 할 겸

논어 문장을 중국어로 암송한 영상을 계속 만들었다.

또한 논어 관련 중국어 원문 자료로 배움과 영감을 많이 얻는다.

준비하고 있는 11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소학을 토대로 선조들이 새롭게 만들어낸

우리 전통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는

사자소학을 어린이 달빛서당에서 할 때는

중국어를 따로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명심보감을 배우자

현재 중국어에서 쓰이는 문장도 나오고

노래 같은 중국어 발음도 함께 익히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들이 무언가를 배울 때

노래로 배우면 좋은데

그 노래가 중국어 성조와 발음이 될 수 있겠다.


우선 우리 집 어린이에게 물어보니 중국어도

배워보고 싶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지난 싱가포르 여행에서

중국 친구랑 놀게 되었는데

중국어를 하면 더 재밌게 놀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했다.


인공지능이 통번역을 돕는 시대에

어떤 외국어를 익히는 것은 운동이나 악기를

배우는 것처럼 몸으로 숙달의 경험을 쌓고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킨다고 믿고 있다.

또한 외국어를 통해 자기 생각의 바탕이 되는

모국어를 새롭게 대하는 기회를 누릴 수 있다.


한자, 한문으로 된 고전을 읽는 학인들에게

더 재밌고 유용한 공부하는 방법으로

중국어를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지 생각을 모으는 중이다.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건 그런거다. 나 자신을 바라보는 다른 눈이 생기는 것.

박혜윤 지음, 긴 인생을 위한 짧은 영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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