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자소서vol.15]
안녕하세요. 벚꽃이 화사해서 집에만 있을 수 없는 그런 봄인데, 이상 기온으로 추워서 겨울 패팅을 다시 꺼내게 되는 그런 봄이며, 미세먼지로 마스크를 써야 하는 그런 봄입니다. (벚꽃 다졌다...ㅠ)
그러고 보면 우리의 봄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예전의 봄은 푸르름, 벚꽃, 축제, 나들이만 떠올랐다면,
이젠 미세먼지, 황사, 마스크가 먼저 떠오르는 것 같기도.
자소서도 봄에 빠지지 않는 이슈죠~특히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는!!!!
질문 문항들을 보다 보면 갈수록 난이도가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아요. 연도별로도 아니고 더 짧게 시즌별로 기업들의 자소서 항목이나 내용이 바뀌네요.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차별화된 다른 사람을 뽑고 싶다는 것일 테고요, 반대로 학생들의 일상화된 소위 고퀄리티(?!) 스펙으로 무장해,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 때문이라 생각해요. 아마 조금 더 지나면 자소서는 그대로 쓰더라도, 추천과 같이 지인 소개를 통한 입사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서론이 길었는데요, 얼마 전에 이런 질문을 한 친구가 있습니다.
"마케팅/영업/매장관리 직무에 지원하려는데, 관련 경험이 없어 걱정입니다. 편의점, 마트 알바나 공모전인데, 공모전도 관련된 게 아니라 애매합니다. 어떻게 어필하면 좋을까요. 쓸게 없어서 걱정이에요"
핵심은 '자신이 지원하는 직무와 관련된 경험이나 지식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입니다.
막막하다. 난감하다. 답답하다.
그 일하고는 싶은데, 진짜 뭘 어떻게 써야 하나.
질문은 더 디테일하게 물어보는데, 거짓말을 해야 하나 등등
오만 생각이 다 들 겁니다.
답답한 이유는 2가지로 나누어져요.
하나는 마케팅/영업/매장관리 직무에 대한 경험 부족에 대해 어떻게 어필할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좀 더 풀어쓰면, 관련 경험이 부족한 나를 이곳에서 나를 뽑아줄까?, 합격하고 싶은데 어떻게 써야 하지? 뭐 이런 고민이죠.
다른 하나는 직무와 관련된 본인의 경험을 쓰라는 자소서 문항에 대한 고민이더군요.
요건 직무와 지원동기 쓰는 제 글에 있으니 거기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직무/지원동기 작성 방법 확인하기]
이 외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바로 댓글 고고!!
내가 마케팅 경험이 없는데 마케팅에 지원한다면, 매장관리와 맞는 경험이 없는데, 통신사에 지원하는데 관련 경험이 없는데, 식품 관련회사에 지원하는데 관련된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어필해야 하나, 쓰긴 써야 하는데 말이야. 요런 생각이 들었다면 이렇게 해봅시다.
우선 솔직히 지원자가 모두 신.입.인데 잘 안다거나 나름 전문가라고 하면 믿어나줄까요? 무슨 얼마나 어마어마한 경험을 해야 믿어나 줄까요? 아마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특허 5개, 월 1천만 원 마케팅 알바, 대기업 후원 무료 세계여행, 매장관리로 최연소 1억 매출 달성을 통해 신문에 나오는 정도가 돼야 하지 않을까요? 주변에 둘러보시고 그런 친구가 많으면 그들과 함께 사업을 하시는 게 나을 거예요. 그 정도로 어려운 이야기에요. 그 외에는 대부분 경험의 내용이 비슷합니다. 심지어 외국 10~20개국 경험도 많아졌어요. 이젠 경험 자체로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차별화가 안돼요.
그래서 경험의 종류나 결과로 이야기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경험의 과정 속에서 본인만의 인사이트와 생각이 중요합니다. OO 알바, XX 공모전, OO 인턴, XX 업무 경험 등을 해본 친구들을 부러워할게 아니라, 아주 작은 동네 알바라도 그 과정에서 분석하고 구조화해 자신만의 인사이트를 뽑아 조금 다른 결과물을 도출해 본 사람이라면 뽑힌다는 거예요.
또 지원하는 직무와 관련된 경험이 정말 중요할까요? 회사가 만약 그게 중요하다면 그냥 경력직 뽑는 게 낫지 뭐 하러 신입을 뽑을까요. 신입 채용 과정은 전문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으면서 자질이 우수한 사람을 뽑아 키우겠다는 거죠. 이때 전문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 자질이 우수한 사람의 공통점이 있겠죠? 그게 뭐냐 하면 바로 자소서의 질문입니다. 만약 회사의 자소서 질문이 '도전, 높은 목표, 몰입한 경험, 공동의 목표를 위하 노력 등'을 묻는다면 그게 바로 그 회사가 생각하는 자질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영역입니다. 그러니 직무보다 중요한 건 회사가 물어보는 자질에 대해 정확하게 답변하고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면 됩니다.
결론적으로, 마케팅/영업/매장관리해본 적 있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일을 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직무에 대한 경험보다 일에 대한 사고방식이나 생각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자소서 문항들이 디테일하고, 사고방식이나 생각을 묻는 방향으로 갑니다.)
그럼 어떻게 써야 할까요
1. 자소서에 필요 없는 경험은 없다. 결과가 아닌 과정 중심으로 쓰자.
2. 자소서 문항이 요구하는 자질과 내용을 담자. 직무와 관련성보다 질문과 관련성이 더 중요하다!!!
3. [목적-현황 분석-Insight-해결책-실행/결과] 이렇게 쓰자.
-> 쓰는 방법은 이후에 다룰 예정입니다!!
직무와 꼭 관련이 없더라도 여러분이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인턴, 아르바이트, 공모전, 군대, 여행, 동아리, 자원봉사, 과외, SNS 등은 모두 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의 관점에서 자신을 어필하는 것은 '나만의 일에 대한 접근 방법'을 설명하는 것이고, 그것은 마케팅을 해본 사람보다 마케팅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 질문에 맞게 경험의 과정을 논리적으로 자신의 색깔대로 풀어내면 어떤 경험도 다 쓸 수 있다."
제가 쓰긴 했지만, 예시가 없어서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시를 보면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지원자는 영업 직무에 지원하고 있고, 관련 경험이 아닌 홍보 관련 경험입니다.
[질문문항]
1. 지원하는 구체적인 이유와 당사가 귀하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첨삭 요청한 학생의 글]
(생략)
저는 이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들을 갖췄으며, 그중 하나가 실질적인 성과를 만드는 고객분석력입니다.
글로벌비전 서포터스 당시 기부사업에 관한 온라인 홍보를 담당했습니다. 이를 통해 '사람은 관심 없는 것은 안 본다'라는 점과 '이를 보게 하는 것은 기획자의 역할'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안타까운 상황을 감성적으로 알렸지만 반응이 없었습니다. 이에 '나는 요즘 무슨 검색하지?','연관성이 뭐지?' 등 마인드맵을 그리며 보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했습니다. 여행, 맛 집, 커피 등 인기 키워드를 뽑았습니다. 캄보디아 아이를 소개할 때 캄보디아 명소와 맛 집을 알렸습니다. 이후 상황에 쉽게 공감하도록 커피값과 비교했습니다. 전보다 약 4배 높은 공감 수를 얻어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일상에서도 늘 고객에 대해 고민하여 무관심도 관심으로 바꾸는 판촉을, 불편도 호감으로 만드는 서비스를 보이겠습니다. 나아가 브랜드력을 창출함으로써 000사의 가치 상승에 이바지하겠습니다.
(후략)
[수정]
(목적) 16년 3월~5월까지 000기부사업에 대한 온라인 홍보를 했고, 당시 20대 초반 대학생들에게 기부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현황분석) 기부사업 대상은 캄보디아 아이들로, 약 2~3천 원 수준의 지원으로 1달을 지낼 수 있고 이 부분을 어필해야 했습니다.
(Insight) 온라인 20대들의 SNS 주요 포스팅 순위는 1위 여행, 2위 맛집 3위 카페로 모두 장소와 관계있었습니다. 장소와 연관된 콘텐츠가 인기가 높고, 캄보디아에 최근 여행객이 00명에서 00명으로 20대의 방문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하고 두 가지를 엮어내면 20대에게 관심 있는 [여행+맛 집+커피+기부] 콘텐츠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해결책) 이를 결합해 캄보디아의 여행 명소와 맛 집을 소개하고 연관 콘텐츠로 커피 마실 곳을 안내하며 커피 가격과 캄보디아 어린이 후원금 비교를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을 유도했습니다.
(실행/결과) 이를 통해 100명의 공감에서 400명 공감으로 4배 높은 노출을 달성했습니다.
어떠세요? 수정된 글을 보면 좋다기보다 잘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수정된 글을 보면 이 분야 경험자가 아니라도 영업에서도 이 친구는 잘 할 것이라 느껴지나요? 여기서 보셔야 할 것은 어떤 경험을 썼는가 보다 어떻게 생각하고 Insight를 자신만의 생각으로 풀어냈느냐입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모르시면 첨삭 요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