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냥살기 Feb 08. 2017

행복한 느낌을 맛보다.

이 느낌! 얼마만인가?

한달 동안의 이발소 근무 (하루11시간×22일) 출.퇴근시간 (2시간 남짓×22일)

한달 사이사이 주2일의 휴무가 있었고 한달 근무가 끝나자 마자 곧바로 주말 이발소 풀근무 알바를 시작했다.

지옥 같았던 지난 40여일의 시간들속에 주어졌던 짧은 휴일이 오일 주기로 이틀씩 있었지만 그것을 진정 쉼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휴일일뿐이었다.

내게 휴일은 오일 동안 죽어라 밭을 갈고 논을 갈아댄 소에게 더 이상의 버팀이 불가하니 축사에서 이틀을 쉬게 하고 다시 5일간 밭을 갈 수 있도록 에너지를 비축하는 행위 그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출근과 동시에 퇴근시간까지 이발은 끊임없이 계속됐다. 믿을 수 없겠지만 이발공장은 무섭게도 꾸역꾸역 손님들로 넘쳐났다. 하루30명 안팎의 손님들을 상대하는건 그 자체로 지옥이었다.


이발지옥에도 매주 2일간의 휴일은 어김없이 찾아 왔었지만 나는 축사에서 몸을 일으킬 기력조차 없었다. 그저 널부러져 하루 여물한끼를 씹어대고 다시 널부러져 자빠져 있다보면 2일간의 휴일은 온대간데 없고 다시 밭을가는 소가되어 있었다.


단 한줄의 책도, 긍정도, 희망도 떠올릴 수 없을만큼 널부러져 쓰러져 보냈던 휴일같지 않은 휴일이었다.


그렇게 지난 일요일까지 일을 하고 오늘이 3일째로 휴식에 들었지만 오늘 10시가 지나서야 비로소 정신이 맑아졌고 몸에 기운이 도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책이 읽고 싶어졌고, 다시 생애설계를 세워보고 싶었다. 목표없이 부평초처럼 살다보니 힘들때마다 삶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사실 살고 싶다는 강한 의지 이런건 없다.

그런데 죽지 않고 살아있는한 무기력한 나를 마주하는건 더욱 싫다.

억지로라도 목표를 만들어 터벅터벅 걸어봐야지 싶다.

그렇지 않으면 매번 피하고 도망치고 싶어할테니...까.

살아 있다는게 고통이란 생각이 드는 시간을 줄여보고 싶다.

오랜만에 지금 살아있는게 좋다는 느낌이 든다.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

이런 홀가분함과 지나친 평온.여유로움 대체 얼마만인가?

작가의 이전글 나는 왜 거짓말을 해버렸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