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희재 Jan 02. 2021

지원자에서 면접관이 되었습니다.

면접관이 되니 이런 게 보이더라고요!

"희재, 오늘 면접 보러 같이 들어가자. 시간은 4시야."


점심시간 전, 갑작스러운 팀장님의 제안이 들어왔다. 면접관이 되어본 적 없던 나는 매우 당황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애써 당황하지 않은 척, 대답을 마치고 점심을 먹었다.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오후 업무 시간이 되자마자 걱정되는 마음에 초록색 창에 좋은 면접관의 자세, 면접 질문, 경력직 면접 질문 등을 검색했다.


검색을 한창 하고 있던 중, 팀장님께 지원자의 이력서를 보낸 메신저가 왔다. 다음의 말과 함께.

'4시에 면접 볼 지원자 이력서야. 질문할 것들 생각해놔.'


오 마이 갓.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다. 항상 면접자의 입장이었던 내가 누군가의 면접관이 되다니. 설렘과 걱정의 복잡한 감정이 휘몰아치며 나의 검색 속도도 빨라졌다. 다양한 면접 질문을 보며 지원자일 때는 '어떻게 답변해야할까'라는 생각만했는데 면접관이 되니 '이런 질문을 한다고 그 사람의 역량을 알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여러 질문들을 제쳐두고 지원자의 이력서를 꼼꼼히 읽어보았다. 이력서를 보기 전에는 어떤 걸 질문해야 할지 막막했었는데, 이력서를 한번 검토하고 나니 오히려 명쾌해졌다. 우리의 업무에 맞는 경험이 있는지, 관련 구체적인 성공 프로젝트가 있는지 등의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


그리고 드디어 면접이 시작됐다. 팀장님의 질문이 먼저 시작됐다. 자기소개와 대략적인 업무 관련 질문을 마치시고는 나는 생각하지 못했던 공백 기간 대한 질문을 하셨다. 또한, 나는 그냥 지나쳤던 대학교 수료(졸업과 다름) 상태 보시고 해당 부분에 대한 질문도 던지셨다. 후에 들어보니 이런 문제로 채용이 되고 나서 말썽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입사 ,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 팀장님의 질문이 끝나고 나의 질문 차례로 돌아왔다.


내가 지원자에게 가진 의문은 아래와 같이 세 가지였다.


1. 경력이 다양하지만, 정작 우리 팀 업무와 관련된 경험이 적음.

: 우리의 업무를  팔로우할  있는 사람일지.

2. 최근 우리 팀의 업무가 많아지면서 팀원들이 업무를 놓치는 이슈 종종 발생.

: 지원자만의 스케쥴링 방식은 있는지, 사소한 업무를 놓치지 않는 사람일지.

3. 전 회사를 관두게 된 이슈는 무엇인지.

:  이슈가 우리 회사에서도 적용될  있는 사안일지.



차례로 질문을 던졌고 지원자의 대답은 아쉬웠다. 그의 대답을 들으면서 지원자와 면접관의 입장과 관점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업무 관련 질문에 그는 다소 아쉬운 대답을 해줬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 우리와 관련된 업무 경험을 제시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 꼬리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해당 관련 경험이 전무해서일지 우리에게 그를 뽑아야 할 확신을 줄 만한 대답은 끝끝내 나오지 못했다.

> 지원자의 입장이었을 때는 꼬리 질문 정말 당황스럽고 무서웠는데, 면접관의 입장이 되어보니 꼬리 질문은 정말  지원자의 업무 역량을 어떻게 해서든  알아보려는 친절한 마음이라는 사실 깨달았다.


스케쥴링 관련 질문에 지원자는 이전 회사의 조직적인 방식에 대해 답변해줬다. '기존 회사에서는 하루에 주간 보고를 하며 스케쥴링을 했다.'라는 답변이었다. 내가 원하는 대답은 개인적으로 어떻게 더 꼼꼼히 스케쥴링을 하는 사람인지 업무를 착실히 하기 위해 따로 노력하는 사람인지를 알고 싶었는데, 그런 답변이 아니어서 다소 아쉬웠다.

> 일의 해결 방식에 대해 개인적인 업무 방식이 아닌 조직의 업무 방식으로 답변을 할 경우, 업무에 대한 주도성이 떨어져 보이는 느낌이 든다는 걸 깨달았다.


이직 사유 관련 질문에는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답변을 해주셨고, 해당 부분은 좋은 답변으로 기억이 됐다.


면접자가 아닌 면접관이 되어보니  다른 관점으로 면접을 바라보게 된다는 것을 깨달은 좋은 경험이었다. 면접관도 면접자 못지않게 떨림을 갖고 면접을 진행한다는 . 면접관도 면접자에게 회사의 대표로 좋은 인상을 남기려 노력한다는 . 면접자의 대답이 아쉬울  면접관도 함께 아쉽다는 . 등이다.


언젠가 나도 또 다른 곳으로 이직 면접을 볼 때 오늘의 경험이 참 도움이 될 거 같아 기록으로 남겨 놓는다. 이 글이 면접을 앞둔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구매를 일으키는 기획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