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가 없는 사람의 폐해
항상 내가 다른 사람에게 건네는 말이었다. 나는 무엇이든 호불호가 크게 없다. 일례로 음식도 편식하는 것 없이 곧잘 먹어 점심시간의 메뉴 선택은 대부분 다른 사람에게 맞춘다. 이렇게 작은 결정들을 하나씩 남에게 맡기며 지내왔다. 작은 결정들을 남에게 맡기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허나 최근 이 사소한 것들이 쌓여 큰 문제로 이어지고 말았다.
근래 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 있는 제안이 들어왔다. 맨 처음 이직 제안이 들어왔을 때 주변 사람의 의견을 많이 묻고 다녔다. 하루는 A의 말에 휩쓸려 '회사를 떠나지 않겠다'라 했고 다음날은 B의 말에 휩쓸려 '다른 회사로 이직하겠다'했다. 그렇게 남의 기준에 휩쓸리며 일주일을 보냈다. 그러다 문득, 내가 가서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그리 중요할까?라는 생각에 미쳤다. 그리고 나의 호불호에 대해 나의 생각에 대해 물어봤다. 이직하는 회사는 연봉이 더 높고 내가 그동안 갈구해왔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하지만 야근이 벌써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졌다. 지금 회사는 손에 익은 업무와 위로부터의 인정이 있는 곳이었다.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인지 vs 안정을 취할 것인지
자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아는 사람은 금방 답을 내렸을 수도 있을 터인데.. 나는 꽤 오래 이 물음에 대해 답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나는 나만의 답을 내렸다. 하지만 거기서부터 새로운 문제를 자각했다.
모든 선택에 올바른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그동안 나를 너무 몰라왔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번 일을 계기로 나에 대한 사소한 호불호부터 알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려한다. 작은 것이라도 나는 이게 더 좋아! 라고 확실히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