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중심 가치관에 대해..
"이런 것까지 이렇게 간섭한다고?!"
회사에 불만이 쌓여가던 어느 날, 작은 사건으로 환승 이직을 결심했다. 운좋게 바로 지인을 통해 좋은 곳과 연을 닿을 수 있었다. 연봉도 높게 인상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때부터 고민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제야 깨달았다. 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는 환승 이직은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환승이직을 고민하는 많은 직장인 분들에게 말하고 싶다. 단순히 이 직장이 싫어서 다른 회사를 꿈꾸는 것이라면 결국 이직한 그 회사도 결국 똑같을 수 있다는 것을. 직업/직장에 대해 깊게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꼭 마련할 것을.
지금도 어리지만, 보다 어렸을 땐 회사 선택 기준은 명확했다. 아니 무모했다. 단순하게 생각했다. 연봉이고 뭐고! 워라밸이고 뭐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거야!
그렇게 광고대행사에 들어갔고, 꿈같은 일들을 내 손으로 A부터 Z까지 실행했다. 근데 막상 회사에 다녀보니 좋아하는 일이 다가 아니더라. 잦은 야근은 정말 사람을 지치게 했다.(새벽 3시에 아이디어 회의를 시작했다고 하면 감이 오시려나?)
그렇게 퇴사를 한 나의 이직의 기준은 뭐니 뭐니 해도 워라밸이었다. 내가 하는 회사에 기여하는 업무에 맞는 처우를 원했다. 그렇게 25% 나름 높은 연봉 인상과 함께 현재의 E커머스 회사에 들어왔다. 루틴한 업무가 적절히 섞여 있는 근무환경으로 꿀빨 듯 다닐 수 있었고 칼퇴가 지켜지는 환경도 꽤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여기서도 나의 업무 역량이 너무 빛을 발했던 탓인지 많은 일들이 나에게 쏟아지기 시작했고 관리직의 직책까지 달며 승승장구하게 되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배울 수 없겠다고 생각한 이 회사에서 야근과 함께 크나큰 성장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입사 계기와 멀어진 현재 근무환경에서 마냥 현타가 왔던 거 같다. 그리고 이번엔 [별다른 기준 없이 이 회사만 아니면 돼!] 라는 생각으로 이직을 준비했다. 하지만 그렇게 덜컥 회사가 붙고 나니..업에 대한 나만의 기준이 확실치 않은 이상, 모든 회사가 비슷하게 느껴졌다. 무거워진 엉덩이와 움츠러든 도전정신이 나를 이렇게 만든 거 같아 서글퍼지기도 했다.
적당히 먹고 살만한 환경이냐, 새로운 환경으로의 도전이냐
그리고 붙은 회사가 새로운 환경이 맞긴 할까? 외관만 다른 똑같은 회사가 아닐까?
지금의 내가 직업을 선택할 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아니 내 삶에서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일까? 좋아하는 게 없다면 싫어하는 건 무엇일까? 등의 다양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그리고 이런 고민의 답을 빨리 내려야하는 이 상황이 조금은 버겁다. 그러니 환승 이직을 고민하는 당신이라면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이기 전 가치관을 충분히 확립하고 만족할 수 있는 회사로 성공적인 환승 이직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