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머니코드 '시대, 장르 불문 명곡 월드컵'을 보고
토스 머니코드의 마지막 화는 AI가 매칭해 주는 곡들 중 최고의 곡을 가리는 '명곡 월드컵' 콘텐츠였다. 루키팝과 김윤하 평론가는 음악 전문가답게 각 곡에 대한 배경 지식을 설명해 주고 룩삼은 대중의 귀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순수하게 자신의 감상평을 이야기한다. 쏟아지는 명곡들과 전문가의 해설 사이에서 내 귀를 가장 사로잡았던 건 룩삼의 리액션이었다.
룩삼은 음악을 듣고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그의 감상평이 더해지니 듣고 있던 음악은 어느새 그림이 되어 있었다. ABBA의 Dancing Queen을 듣고는 어린 시절 부모님 앞에서 발표회를 하던 마냥 행복했던 순간이 떠오르는 곡이라고 표현한다. Carly Rae Jepson의 Call me Maybe 인트로 비트는 '사랑에 빠진 소녀의 심장 박동수'로, Radiohead의 Creep 중반부 베이스 소리 '지직' 은 '마음이 찢어지는 소리'처럼 들린다 말한다. 같이 있던 루키팝과 김윤하 님도 룩삼의 표현력에 감탄했다.
구체적인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다른 사람들의 공감까지 이끌어내는 룩삼이 매력적이었다. 왜 저 사람이 리액션 영상으로 먹고살 수 있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달까. 해상도 높은 언어로 좋아하는 걸 신나게 떠드는 룩삼을 보면서, 나도 언어의 스펙트럼이 다채로운 사람이고 되고 싶다 생각했다. 맘에 드는 음악을 만났을 때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감탄하게 되는 모든 순간에 단순히 '와 좋다, 미쳤다, 너무 좋은데'에서 그치지 않고 나만의 언어로 내 감정을 디테일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말이다.
결국에는 이 또한 '생각하고 사유하는 힘'의 중요성으로 귀결되는 듯하다. 요즘엔 콘텐츠를 잡식하듯 소비해도 축적되는 거 하나 없이 다 휘발되는 것 같아 고민인데, 하나를 봐도 왜 좋았는지 뭐가 좋았는지 진득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늘려 나가는 것이 내가 원하는 내 모습에 닿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토스 머니코드 최종화를 본 나의 감상평을 한 마디로 정리해 보자면-
취향으로 소통하는 즐거움은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전염될 만큼 힘이 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