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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춤추는 목각인형 Jul 26. 2024

나를 드러내는 게 두려울 때

두렵지만 두렵지 않아


나를 드러내는 게 두려운 순간들은 ‘들키면 어쩌지?' 감정과 세트로 찾아온다.


부끄러운 과거의 내가 끝까지 숨기고 싶었던 것과

여전히 부족한 현재의 내가 어떻게든 감추고 싶은 것을

상대가 알아차리는 순간이 올까 봐 나의 ‘불안이’는 바들바들 떤다.


불안함의 저 밑바닥에는 ‘나한테 실망하면 어쩌지?’싶은 마음이 있다.

나한테 실망하고 돌아설까 봐 두려운 마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부를 꺼내놓았던 순간들도 있다.

“나 어렸을 때 이런 아픔이 있어”

“나 살면서 이런 실수를 한 적이 있어”

“나 내가 생각해도 속이 너무 좁은 것 같아”


굳이 꺼낼 필요가 없는 말들인데

이상하게 누군가에게는 말하고 싶었다.

‘참 못났다’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나 이런 사람이야 라고 고백하고 싶었다.

못난 고백에 위로를 받을 때면 상처와 부끄러움은 잠시 그 모습을 감추기도 했다.


누군가에겐 절대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나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꺼내 보여주고 싶은

이 양가적 마음을 뭐라 정의할 수 있을까.


내 밑바닥의 마음까지 다 드러낼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이런 아이러니함도 누릴 수 있는 거겠지 싶다.

내 곁에 그런 소중한 존재들이 곁에 있어줘서 감사하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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