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 우리의 졸업식 |
건강 검진을 받으려 합니다. 어디가 특별히 아픈 게 아니라, 건강보험 국가암검진 대상자라서 올해가 넘어가기 전에 받으려 합니다. 시간이 없다, 아직 건강하다는 핑계를 대지만, 사실은 겁이 나서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살면서 위 내시경이나 장 내시경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수면 마취가 겁이 났기 때문이죠. 수면 마취에서 깨어날 때, 이상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는데, 저는 그게 너무 무섭습니다. 감정을 거의 억누르며 살기 때문에 억압된 무의식의 그림자가 마취의 빈 틈을 타고 어떻게 튀어나올지 상상할 수 없어서요.
다른 핑곗거리도 있습니다. 위 내시경이나 장 내시경을 받으려면 속을 깨끗이 비워내는 약을 먹어야 한다는데,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고생하는 장면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이 나오면 어떡하죠? 이건 차원이 다른 인생의 문제입니다. 여기서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살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불규칙한 식사, 불규칙한 수면 패턴, 운동 부족 등등 너무나 안일했음을 고백합니다.
100세 시대라면 건강이 재산입니다. 또한 버킷리스트로 그동안 안 해봤던 짓을 일부러 해보기로 했으니, 올해가 가기 전에 건강검진을 추가하기로 합니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체크해서 있다면 빨리 고치고, 없다면 건강 염려증을 빨리 버리고 싶습니다.
옅은 잠을 자며 수시로 깨고, 식사를 빠르게 때우고 가끔 산책하는 것 외엔 대부분의 시간을 노트북 앞에 앉아 있습니다. "챗GPT와 함께 자서전 쓰는 노하우"를 5월부터 집필해서 "하루 5분 자서전 쓰기"를 필두로 "AI 비서와 함께 쓴 산들바람의 자서전"을 쓰기까지 너무나 빡빡하게 달려왔네요.
그래서 "하루 5분 자서전 쓰기 60일 챌린지"를 중퇴하려고 합니다. 오늘로 30일은 채웠습니다. 중퇴라지만 포기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더 큰 도전을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원래 목적이 "챗GPT와 함께 자서전 쓰는 노하우"를 알리는 데 있었으니, 실제 자서전이 완성되는 과정을 매거진으로 연재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AI와 브레인스토밍한 결과 '소설적 자서전'을 쓰기로 했습니다. 자서전의 사실성과 소설의 재미를 결합해 더 많은 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30일간은 이 새로운 시도에 온전히 집중하려 합니다.
"하루 5분 자서전 쓰기 60일 챌린지"의 30일째, 저는 의미 있는 '중퇴'를 선택했습니다. 12월 27일까지는 '소설적 자서전'이라는 새로운 실험에 몰입하고, 그 후엔 미뤄왔던 건강검진도 받을 예정입니다.
누군가는 중간에 그만두는 것을 실패라고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압니다. 때로는 멈추는 것이 더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될 수 있다는 걸.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새로운 글쓰기에 도전하는 것, 그것이 제가 선택한 졸업식입니다. 이제 저는 '중퇴생'이 아닌 '조기 졸업생'으로서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려 합니다. 지금까지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 재밌는 '소설적 자서전'으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