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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y Jul 21. 2020

자전거를 타며 만나는 풍경

공원 속 냥이들

아직 장맛비다운 비가 내린 것 같진 않은데

그래도 비가 좀 내렸다고 바람이 시원한 날이었다.

비가 더는 내릴 것 같지 않아서 머리도 식힐 겸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한강을 따라 타는 날도 있고, 공원에서 타는 날도 있는데

사실 공원을 더 자주 가는 편이다.

이유는 얘네들 때문.

운동하면서 자주 보는 공원 냥이 중 하나인 코점이.

이 녀석, 완전 핵인싸 고양이다.

그렇다고 아무한테나 들이대는 건 아니고

누가 고양이 아니랄까 봐 용케도 자기한테 호의적인 사람을 판별해낼 줄 아는 것 같다.

아주 똑쟁이야!

특히 공원 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오빠랑 굉장한 친분을 자랑한다.

놀랍게도 배까지 만지게 해주는 사이.

한 번씩 보고 있으면 아주 둘이 어찌나 꿀이 떨어지는지... ㅎㅎ

코점이 말고 고등어와 삼색이도 있는데 이 둘은 자주 벤치에 죽치고 앉아 있다.

일명 벤치 냥이들.

이 아이들에게도 절친 아저씨가 있다.

볼 때마다 맨날 벤치에서 꽁냥꽁냥....

끼어들고 싶지만 도저히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

나도 좀 친한 척을 해봤지만 그 아저씨를 이길 순 없었다.

아무래도 그분은 간택당하신 것 같은데...


공원에 고양이들이 많아서 자전거를 타다 보면 종종 재밌고 흐뭇한 풍경을 보게 된다.

길에서 늘 도망다니고 피하기 바쁘던 고양이들만 보다가

이렇게 사람이 있어도 편안해 보이는 모습을 보니까 이게 왜 그렇게 보기 힘든 일이었을까 싶다.


날은 좀 찌뿌둥했지만 선선하니 좋더라.

앞으로 더 자주, 오래 보고 싶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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