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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y Dec 31. 2020

힘들었던 2020년 안녕

은비야, 내년엔 건강하자

올해는 모든 것이 예측불가였다.
시작부터 코로나가 터져서 일 년 내내 우리 모두를 힘들게 했지만
그보다 개인적으로는 은비 때문에 너무 많은 눈물을 흘렸던 한 해였다.

나에게 이런 시련이  줄은 몰랐지.

17년에 갑자기  위에 뭐가 나서 간단한 수술로 제거했던 좁쌀만  종기가 
재발해서 이렇게 오랫동안 은비를 고생시킬 줄은 몰랐다.
안연고에 스테로이드 약도 듣지 않던 그쪽 눈에 
갑자기 올초엔 급성 수포성 각막 병증이 와서 실명 위기까지 갔고,
대학병원에서 응급 수술로 겨우 눈은 살렸는데
여름엔 신장 때문에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
기적처럼 수치가 돌아와서  유지 중이었는데
잊을 만했던  위에 재발한 종괴가 자꾸 가려움증을 유발해서 
아이가  달째 긁고 피나고 아물기를 반복.
결국 세침검사를 통해  염증이 비만세포종임을 확인했다.
고양이는 다행히 대부분 양성이고 수술로 제거하면 문제없다고 했지만 
부위가 눈이라서 초반에 넓게 절제할  없어 재발된  같다고 했다.
원래  세포가 그렇게 알레르기처럼 가려움을 동반한다고..
사실 피가  정도로 긁는다는  참기 힘들 정도로 가렵다는 건데 
올해 내내 넥카라를 달고 살다시피 했던 은비가 너무 안쓰럽고 불쌍해서 
도저히  되겠다 싶어 무섭지만 다시 제거술을 해주기로 했다.
어차피 수술적인 제거만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는데 
눈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안검을 살리려면  재발의 리스크는 있을  있다고 하셨지만,
은비가 저렇게 가려워하니 지켜보기가 너무 괴로워서 어쩔  없었다.
고양이에게서 아주 드문 질병도 아니지만 흔한 질병도 아닌데 
고작 4살짜리 아이한테 자꾸 이런 일이 생기니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대체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 싶어 스스로를 자꾸 책망하게 된다...
 고양이를 키우면  되는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만 났다.
올해  번이나 힘든 일을 겪게 하고 
마지막 날까지 수술을 하게 해서 은비에게 그저 미안한 마음뿐...

올해가 너무 힘들었고 하루 남은 지금  순간까지도 슬프고 괴롭다.
내년에  좋은 일이 많으려고 
마지막까지 이렇게 지겹게 액땜한다 생각하는 수밖에 없겠지.
올해는 일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은비 병수발로 몸과 맘이 벅찼다.
너무 맘고생을 해서  수명이 반쯤은 줄었을 거다.
게다가 올해는 버는 족족 동물병원에 갖다 주려고 일하는 기분이었으니까.
오늘도 엄청난 돈을 지출할 예정.
아무것도 모르고 잠들어 있는 녀석을 보니까 맘이 무너지는  같다.
신장 때문에 마취하는  겁나서 지금도 너무 무섭다.
그래도 평생 넥카라 끼고 살게   없으니 용기를 냈다.
오늘 하루도 나는 안절부절 일이 손에 잡히지 않겠지만 
아이가 수술 무사히  마치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20년은 지긋지긋하게 은비를 간지럽혔던 종괴 놈과 함께 말끔히 떼어 날려버리고
깨끗하게 2021년을 맞이하는  지금  가장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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