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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한남자 Mar 03. 2016

소심한 남자-2



편의점이든 커피숍이든 빵집이든, 특정 가게에 자주 방문하게 되면 나를 알아보는 직원이 생길 때가 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면, 내가 늘 주문하는 메뉴를 기억했다가 내가 주문하기도 전에 먼저 말을 꺼내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마일드 세븐 라이트 드리면 되죠?"


"크루아상 드리면 되죠?"


"카페라떼 드릴까요?"


물론 나를 기억하고 내가 주문할 메뉴를 미리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좋아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란놈이 이상한지 꼭 저런 말을 들을 때면 던힐 라이트를 피고 싶고, 단팥빵이 먹고 싶으며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 오른다는 것이다. 아니면 앞으로 이 가게에서는 꼭 마일드세븐을, 크루아상을, 카페라떼만을 먹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할까. 마치 내가 다른 메뉴를 시킨다는 것이 나에 대한 직원의 호의를무시하는 일인 것만 같기도 하고. 


소심하다 소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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