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lie Mayfeng May 06. 2020

부 이나니아 마드라사에서

Two weeks in Morocco with Sigma fp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밖은 시장통.


여기는 또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안에는

일곱 명 남짓한 여행자와

빛과 고요.


나는

벙어리가 되었습니다.







Bou Inania Madrasa, Fez. Morocco. 2020. © Julie Mayfeng






Bou Inania Madrasa, Fez. Morocco. 2020. © Julie Mayfeng







Mashrabiya(Wooden screen), Bou Inania Madrasa, Fez. Morocco. 2020. © Julie Mayfeng







Bou Inania Madrasa, Fez. Morocco. 2020. © Julie Mayfeng














Bou Inania Madrasa, Fez. Morocco. 2020. © Julie Mayfeng





나는 저

회벽 위에 새겨진 아랍어 문자들을 보면서

저것은 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것은 분명,

석공들의 숨과 땀과 눈물.


그러니

시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것이 시라면,

시라고 한다면

글자가 되지 못한 여백은 시가 아닌 걸까

다소 엉뚱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나는 저 글자가 되지 못한 여백이,

여백이 품었던 무수의 돌가루들이

이름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석공들처럼 보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뒤의 존재들처럼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사라진 것들은

존재하는 것들보다도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The doorway to study room, Bou Inania Madrasa, Fez. Morocco. 2020. © Julie Mayfeng







The ablutions house (Dar al-Wudu), Bou Inania Madrasa, Fez. Morocco. 2020. © Julie Mayfeng






The water clock (Dar al-Magana), Bou Inania Madrasa, Fez. Morocco. 2020. © Julie Mayfeng







Bou Inania Madrasa, Fez. Morocco. 2020. © Julie Mayfeng







Bou Inania Madrasa, Fez. Morocco. 2020. © Julie Mayfeng



















Bou Inania Madrasa

Rue Talaa Sghira, Fes, Morocco

photographed by Julie Mayfeng



14세기,

마린 왕조의 술탄,

아부 이난 파리스(Abū ʿInān Fāris)가 만든

부 이나니아 마드라사에서.












- 마드라사는 아랍어로 학교를 말한다. '신학교'가 아닌, 현대 과목들을 가르치는 학교이다.


- 페즈에는 여러 마드라사들이 있는데, 모두 마린 왕조(Marīnids dynasty, 13세기~15세기) 때 지어졌다.


- 페즈에는 마드라사가 생기기 전에 이미 대학교가 있었다. 그곳은 세계 최초의 대학으로 기록된,  카라위인 대학교(University of al-Qarawiyyin). 859설립되었다.


- 많은 학생들이 수준 높은 교육의 기회를 얻기 위해 페즈로 왔다. 타지에서 온 유학생들은 머물 곳이 없었다. 그래서 학업과 기숙, 사교의 공간을 갖춘 마드라사가 생겼다.


- 술탄에게 마드라사는 그의 신심과 예술성, 곧 권력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모로코 메모리즈>는 2주 간의 모로코 여행에서의 감상과 일별(一瞥)의 이미지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모든 사진은 시그마 fp와 45mm F2.8 DG DN 컨템퍼러리 렌즈로 촬영하였으며, 카메라와 렌즈는 시그마 fp 앰배서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그마 본사와 세기 P&C 측에서 제공해 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