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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wanghee Gabriel Lee Oct 07. 2016

이러저러한 생각이 나는 하루

세컨드 비자를 결심하다!

숀 클리프에 다녀온지도 벌써 두 달이 다되어 간다. 오피스 청소를 처음 시작할 때 어리바리했던 나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숙련도가 증가해서 무리 없이 일을 해나가고 있다. 후후.. 물론 가끔씩 오피스에서 컴플레인이 있어서 사장님에게 단체로 꾸중을 들을 때도 있었지만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내 나름 우리 팀이 아주 잘 하고 있다는 사실. 설명하자면 우리 오피스 클리너 팀은 3인 1조로 이루어져 있고 각자마다 맡은 파트가 있어서 아무리 큰 오피스라도 빠르면 몇십 분 느리면 2시간 정도 걸리는 속도로 빠르게 청소하고 있다. 하루에 5~7개 정도 사이트를 도는데 사이즈는 각각 다르기 때문에 걸리는 시간도 천차만별이다. 청소라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익숙해지면 요령이 붙어서 치워야 할 곳과 치우지 않아야 할 곳을 빠르게 캐치해서 청소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깨끗해진다. 그리고 한 가지 기쁜 소식은 세컨드 잡을 구했다는 사실! 원래 저녁 일만으로는 생활비 빼면 돈을 세이브할 것이 충분하지 않아서 고민 중이었는데 다행히 살고 있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청소하는 일을 구했다. 시간당 15불로 하루에 2시간 하는 일이었는데 생활비에 크나큰 보탬이 될 듯. 그리고 드디어 좀 여유로워져서 주마다 식비를 늘리기로 결정!! 진짜 처음엔 돈 아낀다고 주에 3만 원도 안 써서 그냥 배만 채우는 느낌이었는데 드디어 사람답게 사는구나!! 감격!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한인 잡에서 제일 중요한 건 급여를 밀리지 않고 주느냐가 제일 첫 번째다. 아무리 급여가 좋다 하더라도 급여를 밀려준다는 건 둘 사이의 신뢰가 깨지는 행동이기 때문에 당장 그만두고 나오는 것이 현명하다. 우리 형을 예로 들자면 미리 앞서 말했었지만 밀린 돈을 몇 달에 걸쳐 겨우겨우 다 받고 내가 하는 오피스 청소 쪽으로 넘어왔다. 형도 오피스 일 하면서 나름 만족하고 있고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같았다. 호주에 오고 나서 이때까지 청소하면서 많다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는데 각자마다 다 사정이 있고 목표가 있고 꿈이 있었다. 그저 앞에 있는 것만 쫒아서 허겁지겁 살아왔던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도 되었다. 뭐 아직도 멀었지만 나는 정체되어있지 않고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내딛을 생각이다. 


(그렇게 한 달 후)


털썩.


형과 나는 오피스 청소가 끝나고 한 1시쯤 집으로 돌아왔다. 셰어 하우스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는 듯 매우 조용했다. 하지만 오늘은 너무 배고파서 형과 조용히 부엌으로 가서 라면 2개를 끓여서 후다닥 방 안으로 들어왔다. 혹여나 카펫에 흘리면 큰일이지만 이때까지 먹으면서 흘린 일은 없다. 호주에서 있으면서 형과 한 번도 다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거의 다 사소한 일이었다. 거의 먹을 거라 말하기도 창피하다. 후후.. 돈 없을 때 먹고 싶은 걸 못 먹는 서러움이란.. 식탐이 많은 나로선 큰일 중 하나. 여하튼 미드를 하나 틀어놓고 같이 라면을 먹으면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눴다. 형과 나는 서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는걸 좋아라 한다. 다른 형제들과는 다르게 우애도 좋아서 친구처럼 미래의 계획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가면서 계획을 다져갔다. 그러던 중 형이 말을 했다.


"내가 생각해 봤는데.. 우리 처음엔 워킹 1년 하고 캐나다 학비 모아서 가기로 했었잖아?"

"어, 그랬지."

"근데 그러다가 돈이 안 맞아서 워킹 1년 + 학생비자로 연장해서 돈 더 벌고 가기로 마음을 바꿨었잖아."

"응."

"그 후로도 내가 계속 생각해봤는데 말이지.. 우리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음.. 나도 사실 그런 생각이 있긴 했어. 호주에 기껏 와서 한인 잡만 하다가 간다는 것도 좀 그렇고. 생활이 안정이 되어서 그런지 좀 나태해 진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데 우리 한번 공장이나 농장으로 가보지 않을래?"

"공장? 알았어 한번 생각해 볼게. 일단 이 오피스일 한지도 3달이 넘어가고 곧 4달째인데 3주 전쯤 사장님께 노티스 하기로 하는 걸로 생각해 보자고 형."

"오케이."


사실 시간 날 때마다 형과 계속 이야기하면서 공장에 대한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었는데 뭔가 안 좋을 것 같은 불안감과 두려움 때문에 마음을 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결단을 할 때가 온 것 같아서 마음을 크게 먹고 공장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피스 청소하면서도 계속 공장을 타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생각도 해보고 집에서도 계속 생각했다. 그러다가 혹시 구글 지도로 검색해 보면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검색해보니 탬워스란 지역에서 필 벨리라는 양 공장이 있어서 저장 해 놓고 이곳으로 가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공장에 가려면 차가 필요했다. 뭔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형의 말을 듣고 조금은 고민이 해결되었다. 그건 바로 한인 교회의 같이 예베 드리는 형 중 한 명이 공장이나 농장을 가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거였다. 차도 가지고 있어서 우리 동행자로선 딱이었다. 그 형도 우리가 일이 끝날쯤 일을 그만두고 찾으러 간다고 하길래 알아놓은 공장이 있다고 같이 가자고 했는데 그러자고 했다. 이렇게 공장 파티가 결성이 되었다!! 그 후 같은 셰어하우스에서 친하게 지내던 형이 있었는데 그 형에게 이 사실을 말하자 가기 전에 바비큐 파티를 하는 게 어떻냐고 해서 기쁜 마음에 그렇자고 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고기라... 츄릅.. 다행히 그 주에 휴일이 있어서 그날 저녁에 바비큐 파티를 하기로 했다. 장소는 사우스 뱅크로 아름다운 공원이다. 형과 자주 산책하며 걸은 곳이었는데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바비큐를 하는 모습을 보기만 했지 공짜로 하는 건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바비큐 당일)

"형, 다 준비했지?"

"그래, 나가자. 훈 형은 슈퍼 앞에서 보기로 했어."

"알았어 나가자."


콜스 슈퍼마켓 앞으로 가자 훈령이 앞에 서있었다. 오늘 먹을 음식을 각각 15불씩 걷어서 사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호주는 고기가 저렴해서 총 45불로 다양하게 고기를 사고 야채, 바비큐 소스, 과일, 소시지, 음료, 꼬치구이 등 정말 많이 샀다. 음식을 들고 사우스 뱅크로 향했다.



형과 스트레스받거나 기분전환할 때면 걸었던 사우스 뱅크. 브리즈번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이 길을 걸으면서 다 날려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리즈번이 시드니만큼 큰 도시는 아니지만 여유롭고 사람 살기 좋은 도시라는 건 인정해줘야 한다. 야경도 좋고 말이다. 훈이 형과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다 보니 벌써 바비큐 시설에 도착했다. 바비큐 시설을 이용하는 건 정말 간단하다 철판 밑에 동그란 버튼이 있는데 그걸 누르면 철판이 뜨거워지는 구조이다. 형들과 가져온 고기들을 열심히 불판 위에 올렸다.



철판에 올리니 금방 익어서 재빠르게 고기를 자르기 시작했다.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나와서 먹으니 온갖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나중에 공장 가서 돈 많이 벌어서 맛있는 거 많이 먹어야지라고 생각했다. 크크 

 


마무리로 닭 꼬치!! 상당히 맛있다. 이미 너무 먹어서 배부른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었다. 다 먹고 생각이 드는 건 바로 이거 살찌는 거 아니야 ㅎㅎ 하지만 맛있으면 칼로리는 0이라고 누가 그러던가 하핫. 다 먹고 정리하고 도구들 챙겨서 집으로 들어가서 잠을 청했다. 아 그리고 이번 주에 교회에서 골드 코스트 쪽에 낚시하러 간다고 했는데 정말 기대된다. 호주에서 많은 경험을 해보고 돌아가고 싶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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