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말레이시아 여행!
" 오, 여기 공항 기차라 그런진 몰라도 시설 좋네. 쿠알라룸푸르도 정말 기대된다."
" 그렇긴 하네, 근데 아직도 귀가 멍한 느낌이야."
" 아직도? 빨리 검색해보자!"
형이 아직도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 것으로 보아 비행기의 영향이 아직 남아있는 듯하다. 아직 호주로 가려면 좀 더 남았는데 형이 걱정. 하지만 다행히도 인터넷 검색이 가능해서 간단한 처방법을 발견해 좀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끼이이익!
" 도착이다!!"
처음 쿠알라룸푸르에 온 첫 소감은 좋은 느낌. 기차를 타고 오면서 야자수와 흙탕물 강이 흐르는 것을 보고 상당히 낙후된 도시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아닌가 보다.
" 오, 여기 괜찮네. 시설도 좋고!"
" 그렇지, 형?"
하지만 그건 착각. 바깥으로 나와보니 상황은 달랐다. 마치 한국의 70-80년대 서울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런 인터넷 검색도 없었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왔었던 터라 멋진 관경을 볼 기회는 없었던 것이 아닐까.
" 오 뭔가 어렸을 때 추억이 나는 건물들이네."
이리 둘러보면서 도심 쪽으로 걸어갔다. 사실 버스를 타고 도심 중심지 쪽이나 랜드마크들을 보면 좋겠지만 이미 기차역에 도착했을 때에는 5시가 넘는 시간이기도 했고 호주에서 사용할 돈도 아끼자는 마음도 있었다. 거기다가 형도 나도 비행기에서부터 장시간 비행이라 힘들어서 피곤에 쩌든 상태이기도 했다.
" 저 멀리 도시가 보여 저리로 가보자!"
멀리서 보인 도시의 풍경은 꽤나 현대의 도시스러운 풍경이 보였다. 건물과 건물 사이가 넓어 걸어 다니긴 좀 힘들긴 했지만 말이다.
" 이슬람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뭔가 무서운 느낌인데.."
물론 영국에서도 아랍권 친구들이 많긴 했지만 한국에 들렀다 와서 그런 건지, 집단적으로 많은 인구가 보여서 그런 건지 심리적으로 압박이 느껴졌다. 물론 저들은 우리들을 신경 쓰지도 않았겠지만 말이다. 이리저리 시장을 둘러보다가 딱히 마음에 드는 음식이 보이질 않아 멀리 보이던 붉으스름한 빛에 이끌려 맥도널드로 이동했다. 그냥 안전한 음식을 먹기로 한 것.
(다 먹은 사진 ㅎㅎ)
" 오,, 우리나라가 좀 깔끔하게 주긴 주는 거구나."
처음 받았을 때 이리저리 야채가 삐져나온 게 정돈된 느낌은 아니었지만, 뭐 맛은 똑같은걸 보니 바빠서 그런가 보다 했다. 그리고 사실 지친 상태에서 이곳을 걸어와서 그런지 썩 좋지는 않았다. 더욱이 더운 날씨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퀴퀴한 매연냄새와 후덥지근한 바람은 더욱더 이 도시를 좋아하지 않은 이유가 되기도 했다. 분명 블로그를 봤을 땐 엄청 세련된 건물들이 넘쳐났었는데 말이다. 햄버거를 다 먹어갈 무렵 형의 눈치를 보니 그냥 돌아가자라는 것 같아서 그냥 다시 공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 형 말레이시아는 우리한텐 안 맞는 것 같다 그치?"
" 응 ㅎㅎ"
사실 돌아오면서 걸으면서 찍은 동영상도 있지만 올리지는 않을 예정. 대략 아~~ 말레이시아 안 좋아요~ 오지 마세요 이런 내용의 우스갯소리가 들어있는 동영상이니깐. 우리의 첫 만남이 좋진 않았지만 분명 시기가 잘 맞지 않아서겠지? 결국 다시 기차를 타고 공항에 돌아온 우리. 새벽 6시 항공편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노숙하기 적절한 장소를 찾다가 인터넷도 좀 쓸 겸 KFC에서 콜라 하나 시켜놓았다.
" 휴, 인터넷도 잘 안터지네. 이거 먹고 저기 벤치에 가서 잠깐 잠이나 자자."
" 응, 근데 지금까지 호주 간다는 거 실감 나지 않았는데 이제야 실감이 나네. 형"
" 몰라, 어떻게 되겠지. 졸리니까 잠이나 자자."
피곤에 쩌든 형제. jpg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와 처지가 비슷한 무리들이 눈에 띄었다. 대부분 좋은 자리를 차지. 결국 우리는 한 두 바퀴를 돌아서 보안도 좋아 보이는 장소고 자기도 불편하지 않은 자리를 찾고 형과 함께 옷을 배게 삼아 잠을 청했다. 물론 공항이다 보니 깊은 잠은 못 잤지만 말이다. 한참을 뒤척이다 보니 항공편 시간이 다가와서 형을 깨운 뒤 비행기를 서둘러 탔다.
또 장거리 비행시간! 형의 고난이 시작. 여차 저차 해서 겨우 도착한 브리즈번 공항. 호주의 도착했다는 안도감도 느낄 틈도 없이 미리 한인민박을 예약해놓은 상태라서 재빨리 공항 로비 쪽으로 나가서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마침 시간이 좀 지나자 순해 보이는 한인민박에서 나온 한 청년이 픽업을 위해 도착.
" 혹시 제임스 씨랑 겝 씨인가요??"
" 아, 네 맞아요 ㅎㅎ 짐이 많은데 괜찮으시겠어요?"
" 괜찮아요 자리는 많으니까요 타세요."
제임스는 형 영어 이름이고 내 이름은 갭이라고 짧게 정했다. 청년의 말에 의하면 브리즈번 공항은 시티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도 차가 있어서 픽업 알바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고, 호주가 그렇게 알바 구하기 만만치 않은 도시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어찌 보면 한국에서 알아서 되겠지 하고 대충 준비하고 온 게 약간 후회 중이다. 물론 세상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무섭게만 봐도 안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머리가 복잡했다. 노랗고 형 형색의 조명들이 머리를 흔들어 놓았다. 불안함 그리고 새로움에 대한 기대감.
하지만 브리즈번의 야경을 보자 한순간에 불안감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아름다운 관경에 형과 서로 웃으면서 멍하니 야경만 쳐다봤다.
"와.. 멋지다! "
내가 한동안 살아야 할 도시가 여기라고 생각하니깐 기분이 좋아졌다. 분명 어려운 일도 있고 즐거운 일도 있을 테지만 그 모든 걸 즐기면서 살아가자고 다짐 또 다짐! 자! 호주 생존기 지금부터 시작이다!!
(영국에서 생활기!-웹툰 형식-)
http://webtoon.daum.net/league/viewer/19019
(저자가 혼자 개발한 슈팅게임! 많이 지원해 주세요!)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Lee.GlassesFor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