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J Jun 13. 2019

오늘의 책, 나를 뺀 세상의 전부

어째서 다시 시집이 읽히고 시집을 선물하는 시대가 돌아오게 된 걸까



‘마음 사전’이 너무 좋아서 구매한 김소연 시인의 산문집. ‘마음 사전’을 읽을 때만큼의 전율은 없었지만 지난 1주일 덕분에 출퇴근길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역시나 나랑 마음이 잘 통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또 책을 내시면 사서 읽을 것 같다.

평소에 내가 생각하던 것들이 책에 적혀 있을 때 이상한 기분이 드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몇 번이나 그 짜릿한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다 읽고 나니까 아무리 미쳤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회의감이 들더라도, 지치더라도 세상을 향해 최소한의 애정은 손에서 절대 놓지 말고 꼭 쥐고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시대에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사랑한다는 말도, 희망이 있다는 말도, 인간을 믿어보자는 말도, 세상은 그래도 아름답다는 말도 뻔히 거짓말인 줄 다 아는 시대다.

​어쩌면 뻔한 거짓말이 거짓말이 아닐지도 모르고 다시 한번 고려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시가 다시 읽히는 것은 아닐까.

다시 한번 사람을 믿어보겠다며 다른 방식으로 고백해보고 싶어서 시집을 선물하게 되는 건 아닐까.

나를 뺀 세상의 전부, 173p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의 영화, 더 와이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