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재성 May 30. 2021

세토나이카이에서의 충돌사고

울산파이오니어호와 M/V BYAKKO의 충돌사고

2021년 5월 27일 23시55분경, 일본 세토나이카이(瀬戸内海) 혼슈와 시코쿠 사이의 구루시마해협(來島海峽)에서 중국 난징항에서 일본의 오사카항으로 향하던 캐미컬탱커선 울산파이오니어호(총톤수 2,696톤)와 일본 고베항에서 후쿠오카 칸다항으로 향하던 자동차운반선 BYAKKO호(총톤수 11,454톤)가 충돌하여 BYAKKO가 충돌 직후 전복되며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충돌로 인해 Forecastle에 상당한 피해를 입은 ULSAN PIONEER호

탱커들은 상선 중 가장 견고한 선체를 가지고 있다. 일단 싣는 화물이 조금이라도 유출 즉시 바로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것들인 이유도 있고 사고선박과 같은 캐미컬 탱커의 경우, 화학물질을 싣는 특성상 선창의 구조나 재질 역시 일반적인 상선들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침몰한 M/V BYAKKO.

거기에 선체에서 가장 단단한 부분은 당연히 선수(船首). 

서로 선수끼리 들이받은 것이 아니라면 당연히 다른 부분에 충격을 받은 선박이 큰 데미지를 입게된다. 총톤수(Gross Ton)에서 네 배가 넘는 선박과의 충돌에서 오히려 큰 배가 침몰에 이른 것은 견고한 탱커와 복원성이 부실한 자동차운반선의 차이도 있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서로 충돌한 위치의 차이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BYAKKO호의 코스라인
ULSAN PIONEER호의 코스라인

일단 알려지고 있는 소식에 따르면 침몰한 자동차운반선의 좌현측을 충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일단 충돌위치가 중소형선박의 운항이 상당히 많은 시코쿠와 혼슈 사이의 쿠루시마해협인 것으로 보아 야간에 해협을 통항하며 서로의 커뮤니케이션이 미비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일본해상보안청에서 4월부터 7월까지는 세토나이카이(瀬戸内海)에서 안개로 인한 사고사례를 아예 일본어, 영어와 더불어 한글로도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올려놓을 정도로 요즈음 안개로 인한 항행경보도 잇다르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3항사와 2항사의 당직 교대시간에 벌어진 사고....당연히 선장이 선교에서 운항을 통제하고 있었겠지만....일단 일본의 내해에서 일본선박과 충돌을 일으켰고 좌현 측을 충돌한 것만을 봤을 때 한국선박에 더 많은 과실을 두고 조사가 시작될 것이란 걱정이 앞선다. 사고 위치에 정선한 울산 파이오니어호의 위치를 보면 구루시마 해협으로 접어들기 직전에 일어난 사고로 보이기는 하는데....

사고해역에 정선중인 ULSAN PIONEER호. 멀리 에히메현의 일본석유비축기지가 보인다

모쪼록 국가와의 관계를 떠나 귀중한 생명을 잃은 뱃사람들의 명복을 우선 빈다. 한 장 철판 아래에 죽음을 딛고 사는 것이 뱃사람들이고 한해에도 몇 번씩 해난사고에 대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지만 끝끝내 익숙해지지 않고 가슴 한 켠에 커다란 바위처럼 한 개씩 쌓여가는 것이 이런 소식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리를 잃은 갈매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