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질문들에 대해
처음 언급될 때만 해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비트코인? 이미 돈이 있는데 왜? 사기 치기엔 딱 좋은 이름이네. 대부분의 반응은 그랬다. 금방 지나가겠지. 그로부터 고작 2~3년 후, 모든 게 달라졌다.
2020년대 들어 암호화폐는 매일 증권가와 뉴스에 오르내린다. 종류는 또 얼마나 많은가. 비트코인, 비트코인 클래식, 이더리움, 베이직 어텐션 토큰... 이게 다가 아니다. NFT, DeFi, DAO까지.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과 단체들, 인물들, 발언들이 매일 쏟아진다.
공부해야지, 알긴 해야지... 하는 생각은 있었다. 그러나 엄두가 안 났다. 돈이 얽힌 문제니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너무 힘들었다. 잘못되거나 쓸모없어진 정보로 미디어가 범람했으니까. 그러다가 처음으로 크립토를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커뮤니티를 만났다. 이전부터 서비스, 마케팅, 프로덕트 등 범위를 넓혀온 힙니버스(Hipniverse)의 최신 버전, "힙한 크립토의 비밀"이다.
난 운 좋게 1기 멤버로 참여했다. 매주 한 번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NFT, DeFi, DAO까지. Web3 시대의 새로운 공용어가 될 기술들을 함께 공부하고 토론한다. 1주에 한 번씩 학습하고 배운 점, 질문들을 기록으로 남길 예정이다. 크립토라는 우주를 여행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블록체인은 "모두에게 신뢰를 주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은 "새로운 시대의 신뢰"를 정의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 시스템의 핵심은 크게 3가지다.
A. 모든 거래는 기록된다.
B. 모든 거래의 기록은 "블록"에 보관된다.
C. 모든 "블록"은 "체인"(사슬)으로 연결되어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기에, 외부의 제3자가 거래 내용을 조작하려 해도 체인에 속한 모든 블록을 조작해야만 한다. 즉, 거래 위조가 극도로 어려워진다.
블록체인 기술은 모두가 믿을 수 있는 거래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2008년 대침체(Great Depression)와 경제 위기를 겪으며 사람들은 국가, 은행, 증권사를 불신하게 되었다. 모두가 고통 받는 와중에도 은행과 증권사들은 성과금 잔치를 벌였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지만 제대로 처벌 받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신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이라는 개념을 논문으로 발표하며 모든 게 변했다. 블록체인이 기반이 되는 암호화폐는 국가 화폐와 다르게 무한정 찍어낼 수 없다. 은행 거래와 다르게 모든 거래 기록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저장된다. 그리고 그 거래는 외부에서 조작할 수 없다. 이처럼 블록체인은 중앙 집권화된 조직에 우리의 신뢰를 위탁하지 않는다. 서로를 믿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게 돕는다. "진정한 신뢰"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블록체인은 중요하다.
토큰 경제는 자산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작은 조각(Token)들로 쪼개서 구매할 수 있는 경제를 말한다. 최근 뱅크시가 자신의 작품을 1만 개의 조각으로 나눠 판매한다는 소식이 큰 화제가 되었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NFT다. 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뜻하는 NFT는 디지털 증명서다. 복사하거나 바꿀 수 없는 암호를 새겨 내가 그 자산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해주는 확인서다.
토큰 경제가 활성화된다면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수단이 보다 다양해질 것이다. 커뮤니티나 프로젝트에 기여한 만큼만 토큰으로 수익을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보증금이나 미션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것에 비해 참여하는 사람들이 더 의욕을 가지고 참여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더 다양하게, 더 높은 수준으로 기여하려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수익이 토큰으로 지급되기에 직장과 일의 의미도 달라진다. 하나의 기업에 소속되어 고정된 월급을 받고, 불규칙적인 보너스 등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기여하는 만큼 토큰으로 대가를 받고,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기에 형평성 문제도 개선될 수 있다. 여러 개의 커뮤니티나 프로젝트에 기여하며 수익을 쌓고, 자신이 잘하는 능력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토큰 경제에서는 운영 주체와 투자자, 참여자, 생산자, 소비자, 주주가 모두 동일해진다. 모든 거래와 기여 내역이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기록되고 공개되기 때문이다. 기존 경제 구조에서 빈번했던 편파적인 부의 분배에서 벗어나, 기여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부의 분배가 가능해질 것이다.
돈을 보관하거나 가지고 다니려면 지갑이 필요하다. 암호화폐도 똑같다. 암호화폐 지갑은 자산을 관리하고, 송금하고, 스왑(다른 종류의 암호화폐로 전환)하거나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에 연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 크게 2가지로 나뉜다.
A. 핫 월렛(Hot Wallet): 실시간으로 거래가 이뤄져서 핫한 지갑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크롬(Chrome) 브라우저나 PC, 모바일 앱 등으로 이용할 수 있는 지갑이다. 유명한 지갑으로 메타마스크(Metamask), 트러스트월렛(TrustWallet), 카카오가 운영하는 클립(Klip) 등이 있다.
B. 콜드 월렛(Cold Wallet): 거액의 암호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하드웨어 형태 지갑이다. 대표적으로 레저(Ledger), 트레조(Trezor), 킵키(KeepKey) 등이 있다.
나는 우선 두 가지 종류의 지갑을 만들었다. 2개 모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지갑이어서 선택했다. 눈에 들어오는 독특한 점과 의문점들을 정리해 보았다.
1. 찾아보니 핫 월렛은 현재 운영 중인 것만 120개가 넘어간다. 월렛 서비스들이 이렇게 우후죽순 만들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암호자산 거래가 아직 발전 초기 단계여서 이런 걸까?
2. 이더리움 계열 암호화폐에는 스테이킹(Stacking)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이게 정확히 뭘 하는 과정일까?
3. 암호화폐도 송금 수수료 개념이 있다. 가스(Gas)라고 부르는데, 이 가스는 어떻게 결정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