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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예진 May 22. 2020

식품계 BTS는 따로 있다

호주서 ‘버섯’, 중국서 ‘포도’, 미국서 ‘비건라면’ 터졌다

지난 3월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2020년 1월 농림수산식품 수출 동향 보고서’를 내놨다. 2020년 새해를 맞이하고 식품 수출 흐름을 보여준 첫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월 누계 농림수산식품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3% 감소한 69억2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부터 동기 수출액이 매해 성장세였던 실적과 비교하면 올해 성적은 저조하다. 업계는 수출액 감소 원인으로 비교적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과 베트남에서 지난해와 대비해 춘절과 설 연휴가 한달 가량 당겨진 것을 꼽았다. 또 코로나19 확산도 소비 시장을 크게 위축시켰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바이러스를 뚫고 승승장구하는 수출 효자상품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버섯’ ‘포도’ ‘비건라면’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버섯, 포도, 비건라면’을 글로벌 가수 BTS 이름을 따라, 음식을 뜻하는 ‘FOOD’를 붙여 ‘FTS’로 부르기도 한다. 


먼저 ‘2020년 1월 농림수산식품 수출 동향 보고서’에서 수출 성장세를 보인 ‘버섯’은 호주에서 인기다. 글로벌 무역통계업체인 글로벌 트레이드 아틀라스의 호주 버섯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호주로 수입되는 버섯의 78.48%가 한국 버섯인 걸로 나타났다. 그 뒤로 중국산이 20.33%, 스페인산이 1.23%, 대만산이 0.79%를 차지하고 있다. 호주에 수출하는 한국산 버섯은 2016년부터 꾸준히 늘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산 버섯은 2016년 2033톤, 2017년 2561톤, 2018년 2709톤이 호주로 수출됐다. 수출액으로 따지면 2016년 610만달러, 2017년 702만달러, 2018년 759만달러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3250톤 국내산 버섯이 호주로 수출됐다.    


버섯 수출 길은 국내 버섯 농가가 햇볕에 말린 건버섯 중심의 재배에서 말랑말랑한 촉감을 자랑하는 생버섯 중심의 재배로 선로를 바꾸면서 시작됐다. 2015년 전에는 국내 버섯 농가는 참나무 원목에서 재배한 표고버섯을 말려 수출하곤 했는데, 이는 중국 건버섯과 가격경쟁에서 밀려나곤 했다. 이후 시설재배로 진화한 국내 버섯 농가는 새송이버섯,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등 생버섯을 계절과 상관없이 공장형으로 대랑 생산하며 가격, 위생, 품질 등에서 중국산 버섯보다 우위를 차지하며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의외의 수출 효자 식품들 

호주로 버섯을 수출하는 자연영농조합법인의 김효정 실장은 “미국, 네덜란드, 캐나다에서도 수출 문의가 매년 올 정도로 국내 버섯 품질은 세계 최고를 향해가고 있다”며 “특히 호주는 최근 2~3년에 수출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호주에서 온 바이어들의 말에 따르면 지금 호주 현지에서는 한국산 버섯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고 말했다.  


호주 안에서 ‘건강식’이 인기를 끌면서, 버섯이 육류 대체식품으로 각광받는 것도 수출 증가에 한몫 했다. 강지선 호주 멜버른무역관은 “호주에서는 양송이 버섯이 대중화돼 있는데, 많은 국민들이 양송이 버섯이 아닌 새로운 식감과 맛, 효능이 있는 이국적인 버섯을 먹고자 한다”며 “한국 버섯은 중국산에 비해 비싸지만 품질관리가 우수하기 때문에 맛 좋은 프리미엄 식품으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포도’ 수출량이 급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포도 전체 수출액은 2017년 887만달러, 2018년 1431만달러, 2019년 2352만4000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도 현재까지는 447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중에서 1월 포도 중국수출액은 210만달러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1만1368% 증가했다. 


이 같은 폭발적인 증가는 포도 품종 중에서도 샤인머스켓 역할이 컸다. 중국 포도 수출량의 90%가 이 품종이었다. 샤인머스켓은 거봉, 캠벨얼리, M.B.A 등 주요 포도 품종 중에서 당도 18~20° Bx로, 가장 높고 씨가 없어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품종이다. 중국 현지에서는 1kg당 6~7만원에 판매하는 고급과일로, 선물용 식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김현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기획부 차장은 “샤인머스켓은 고가 식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베트남, 홍콩, 싱가포르에는 2016년부터 먼저 진출했고, 올해부터는 중국까지 확장한 셈이다. 샤인머스켓은 일본에서 처음 개발한 품종이기 때문에 이전에는 샤인머스켓 수출국 1위가 일본이었는데 이제는 이 자리를 한국이 대부분 뺏고 있다. 국내에서는 영동지역에서 샤인머스켓을 많이 재배하는데 일본산만큼 높은 당도를 자랑하고 가격은 이보다 저렴하게 판매해서 경쟁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샤인머스켓 수출량이 매해 늘자 이를 재배하는 농가도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자지난 2019년에 샤인머스켓을 재배하는 성목 면적이 2018년에 비해 131% 증가했다. 생산량이 확대되면서 수출액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에서는 라면 수출이 늘었다. 2020년 1월 농림수산식품 수출 동향 보고서를 보면 미국 라면 수출액이 42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1.8% 올라간 수치다. 미국 으로 수출하는 라면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8년 13916톤을, 2019년엔 14909톤 라면을 미국에 수출했다. 

한국에서는 라면을 ‘인스턴트 음식’, ‘건강하지 않은 식품’으로 대부분 인식하지만 미국에서는 다르게 인식되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가 라면을 채식으로 만들어, ‘웰빙식품’ ‘비건식품’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실제 농심은 육류와 생선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야채로만 만든 수출용 순라면을 출시했고, 오뚜기는 10가지 채소를 사용한 채소라면을 내놨다. 이 제품 역시 동물성 원료는 사용하지 않아 미국에서 비건 소비자에게 인기다. 삼양식품은 기존에 판매하던 김치라면을 비건제품으로 바꿔, 인증을 새롭게 받은 후 해외에 수출 중이다. 또 이중 농심의 순라면은 비건인증뿐 아니라 할랄인증까지 받아 할랄푸드로도 미국에서 소비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라면 소비가 매년 감소하는 것처럼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이 때문에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건강식품으로 순한 맛의 라면이 인기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먹자마자 머리가 띵할 만큼 아주 매운 한국산 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각국에 입맛에 맞춘 라면 개발이 식품업계에서 더욱 활발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지난 2018년부터 쫄면, 미역국면 등 각양각색의 라면 제품이 월마켓, 코스트코와 같은 미국 대형마트에 판매된 것도 수출량을 증가시켰다.  


rayejin@joongang.co.kr



코로나 19확산으로 농산물 수출, 수입이 저조한 요즘. 

어서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금 '건강한 국내 식품'이 세계 여러 무대에서 빛을 내길 바라봅니다. 

열심히 취재한 글을,, 계속 개인적으로 지니다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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